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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비행기 대한항공 기내식, 고추장의 마법이 펼쳐지는 곳

디프_ 2023. 2. 27. 20:15
짧은 여행이어도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한국인이라면 반하게 되는 고추장의 매력

 

어렸을 적 여행을 무슨 삶의 존재 이유인 것처럼 다녔을 때 그런 생각을 했었다. 여행지에 놀러 가서 한식을 찾는 사람은 여행을 제대로 못 즐기는 사람이라고 말이다. 현지에 왔으면 현지 음식을 즐겨야지 어떻게 한식을 먹지라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나의 경우에는 유럽여행을 한 달을 갔을 때에도 한식을 먹지 않았다. 근데 오히려 유학을 가 있는 친구가 한식이 먹고 싶다고 해서 그 친구를 만났을 때 한식을 먹으러 갔었다. 근데 그 친구는 자기가 먹고 싶은 것도 있지만 아마 내가 먹고 싶어 할 것 같으니 먹자고 한 것이겠다. 근데 아마 그 당시만 하더라도 난 별로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만큼 내가 한식을 그렇게 선호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근데 저런 생각이 얼마나 바보 같은 것이었는지 최근에 많이 깨닫고 있다. 평소에 가본 적 없는 나라에 놀러 가서 그 나라에서 맛있다고 소문난 레스토랑에 가서 매 끼니를 먹는다고 하더라도 한식이 생각날 수 있고, 또 실제로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이게 내 입맛이 바뀌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정말 제일 좋아하는 음식 분야갸 양식이었는데 지금은 한식이 많이 치고 올라왔다. 한식도 정말 맛있는 맛이 많더라. 그리고 중요한 것은 물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식은 질리지가 않더라. 근데 이게 내가 한국인이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양식을 메인으로 먹었던 사람들에겐 또 그게 질리지 않는 분야일 수 있으니. 내가 잘 모르는 것에는 함부로 확신을 가지면 안 되겠다. 먹는 이야기를 하면서 하는 말이지만 저 문장 역시 살아가면서 배워가고 있다. 아무튼 이제 여행지에 가서 한식을 먹는 사람을 존중한다는 것이 포인트다. 그리고 이제 나도 그런 사람이 되었다. 오히려 이삼일에 한번 정도는 먹어줘야 또 리프레시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한국만의 그 얼큰함과 매콤함은 다른 음식은 못 따라오는 것 같다. 물론 외국에서 한식집을 갈 때 가성비도 안 맞고 한국에서 먹던 그 맛이 아니긴 하다. 애초에 재료도 다르고 희소성도 고려해야 하니까. 근데 그래도 안 먹는 것보단 낫겠다.

 

이날은 해외여행지에서 한식 가게에 가서 느낀 것이 아니라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오사카 비행기 안 대한항공 기내식 식사를 통해 느꼈다. 솔직히 진짜 가까운 나라이고 음식도 아시아 나라 중에 가장 비슷한 나라를 다녀왔다. 근데 일주일 다녀왔다고, 일주일만에 고추장을 먹는다고 이렇게 반해버렸다. 포스팅을 보면 아시겠지만 오히려 처음에 일본 놀러 갈 때는 기내식 사진을 찍지도 않았다. 처음에 기내식이 나오는 줄 모르고 심지어 면세점에서 밥까지 먹었다. 그러다가 식사가 나오는 것을 보고 괜히 먹었다 싶었다. 그래서 많이 먹지 못하고 남기긴 했는데. 아무튼 그만큼 나에게 비중이 없는 타이밍이었다. 근데 이날 돌아오는 이 시간에 왜 그렇게 반가웠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돌아오는 날이라고 콜라도 요청하여 한잔 마셨다. 사실 콜라도 하루에 한 번도 빠짐없이 마시다가 카페인이 들어간 것을 알고 안 마신 지 2~3년이 다 되어가는 것 같다. 그래서 이렇게 가끔 마셔주면 나름 기분 전환이 된다.

짤 것을 고려하지 않고 알아서 정량을 주셨겠지 싶어서 안에 담긴 고추장을 쭉 다 짰다. 비행시간이 약 1시간이기 때문에 나름 충분하다면 충분한 시간이지만 기내에서 음식을 주고 받아야 하고 정리해야 하는 시간임에는 부족하겠다. 추가로 면세 쇼핑 타이밍도 있어야 하고. 그래도 적어도 탑승객은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겠다. 고추장의 마법이 펼쳐지기 전에 바로 매콤함이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아 계란을 먼저 먹었다. 솔직히 이 기내식이 평소에 먹으면 맛있을 수가 없다. 이게 조리가 언제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편의점 음식처럼 만들어진 것을 받아서 이렇게 손님에게 제공되기 전에 가열이 되어 뜨겁게 나오는 것일 텐데 그 한계성이 분명하겠다. 그리고 애초에 구성도 그렇고. 근데 이상하게 왜 이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다. 기내식은 항상 남김없이 먹었던 것 같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유럽을 가거나 그럴 때 10시간 이상씩 타야 할 때도 매번 남긴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과자도 꼬박꼬박 먹고.

 

술 잘 드시는 분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캔맥주를 요청하셔서 정말 쉴틈 없이 드시더라. 예전에 내 근처에 앉으셨던 분의 경우 다섯캔 이상 드신 것을 본 적이 있다. 아마 이거 다른 비행기는 모르겠지만 대한항공의 경우 무료 제공인 것으로 알고 있다. 캔의 개수 제한이 있으려나? 그건 모르겠다. 아무튼 오사카 비행기 대한항공 기내식 식사를 열심히 즐겼다. 위에 뿌려진 고추장을 쓱싹쓱싹 비벼서 김과 함께 먹었다. 그냥 맛있었다. 그리고 솔직히 고추장을 듬뿍 퍼먹듯이 먹다 보니까 짠맛이 느껴지긴 했는데 그 맛마저도 맛있게 다가왔다. 분명히 일본에서 스시도 먹고 덮밥도 먹고 느끼한 음식만 먹은 것이 아니고 잘 먹었는데 오랜만에 느낀 이 한식 맛은 강렬하게 다가왔다. 아마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만 이 기분을 느낀 것은 아니겠다. 짧은 여행이어도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한국인이라면 반하게 되는 고추장의 매력이었다. 그리고 은근 김도 신의 한수였다. 솔직히 별것 없는데 너무 극찬하는 것 같긴 한데 이 식사를 하는 순간의 실제 느낌은 진짜 그랬다.

 

뭔가 산 정상에서 먹는 컵라면이라든가, 운동 후에 갈증이 난 상태에서 마시는 시원한 물 같은 느낌처럼 이해하시면 편하겠다. 평소에는 그냥 그런데 필요할 때 먹으면 정말 맛있게 다가오는 순간들 말이다. 그렇게 식사를 후딱 해치우고 식후로 파인애플을 먹고 마무리로 스낵을 먹었다. 이 과자 역시 짭조름하니 맛 괜찮았다. 이렇게 앉은 자리에서 오랜만에 마시는 콜라와 함께 한 끼 식사를 끝냈다. 아마 이때가 오랜만의 해외여행이라 더 체감이 오게 느낀 것일 수도 있다. 근데 진심으로 너무 맛있었다. 무료라고 하기엔 티켓 값에 다 포함이 되어있다고 봐야 하지만 정말 그 가치가 있었다. 마무리를 잘한 기분이었고 이렇게 일주일간의 일본 먹방 여행 포스팅이 끝이 났다. 근데 오사카 지역이 끝난 것이고 아직 도쿄가 남아있다. 다음엔 태어나서 처음 가봤던 도쿄 먹방 이야기를 이어 나가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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