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처갓집 맛 느끼고 싶어서 슈프림 반 후라이드 반 주문했어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작년에 세웠던 계획 중 하나가 배달 음식 시키는 것 줄이기였다. 줄인다기보단 아예 끊자 싶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뭐 음식 값 자체 때문이라기보단 배달비를 고려하게 되니까 오히려 선택지가 너무 복잡해서 시켜 먹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배달비를 고려하지 않고 시켜 먹기엔 괜히 손해 보는 것 같고. 이게 같은 프랜차이즈라고 하더라도 지점마다 거리에 상관없이 가격이 다르니까 또 다 비교하기도 해야 하니까. 아무튼 근데 이게 중요한 이유는 아니었고, 집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었을 경우 먹고 난 뒤에 소화가 잘 안 되더라. 먹고 나서 걷거나 뭐 밖에 있을 경우 할 일을 하거나 그러면 상관없는데 집에서 먹고 난 뒤에는 침대에 눕게 되니까 가뜩이나 더부룩한데 더 소화를 못 시키는 행동을 하게 되니까 정말 먹는 순간만 즐거운 조삼모사와 같은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언젠가는 진짜 먹고 그럼 안 누우면 되겠다. 그럼 적어도 소화는 되겠지 싶었는데 진짜 안 눕기가 힘들더라. 이게 배달 음식에는 신기하게도 뭔가 간이 세서 그런지 몰라도 식곤증을 평소보다 더 일으키는 것 같다. 밖에서 먹으면 이정도는 아닌데. 그 뭐였지, 어디서 봤었는데 당이 갑자기 확 올라오면 졸음을 유발한다고 했나. 당이 아니었나. 아무튼 뭔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그 말을 보고 그래서 내가 배달 음식 먹고 자꾸 졸린가 싶었다. 이게 참 신기한 게 잠을 실컷 자고 난 뒤에도 먹고 나면 졸리더라. 최근에는 또 식곤증이 심해지면 당뇨를 의심해야 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야외에서는 별로 못 느끼고 집에서만 그러니까. 그리고 또 요즘 만성 피로에 시달리고 있기도 하니까 뭐 정상적인 판단이 힘들긴 하겠다. 아무튼 진짜 말이 길어졌는데, 작년에 어느 정도 배달 음식 줄이기 프로젝트는 성과를 거둔 것 같다. 그래서 올해에는 해당 목표를 제외하였다.
제외하였다는 의미가 그럼 저렇게 안 좋게 말해놓고 올해는 계속해서 시켜 먹는다는 의미냐 생각하실 수 있겠는데 그게 아니다. 이제 배달 음식을 안 시켜먹는 것이 어느 정도 습관이 된 것 같다. 일단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우선이고, 그다음이 그냥 밖에서 먹는 것이 좋더라. 그래서 차라리 한번 더 참게 되는 그런 습관도 생겼다. 오늘 갑자기 뭔가 먹고 싶을 때 그냥 다음에 나갈 일 있으면 그때 먹자 이런 느낌이랄까. 그래서 올해에는 따로 계획을 세워야 할 정도로 비중이 높지 않을 것 같아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하기로 했다. 그래서 드디어 본론을 말하자면 오늘 소개할 음식은 아는 맛이 더 무섭다는 말을 증명하는 처갓집양념치킨 프랜차이즈 치킨 배달 후기이다. 이날 주문은 슈프림양념 반과 후라이드 반을 주문했다. 슈프림의 경우 정말 처음 2~3점까지는 어느 치킨과도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맛있다. 근데 그 뒤에는 좀 물린다.
그래서 한마리는 조금 부담스럽다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꼭 반반을 시켜서 먹는 편이다. 그리고 이날은 또 뭔가 옛날스러운 바삭한 정통 후라이드를 먹고 싶기도 했다. 대부분 나처럼 이 프랜차이즈를 주문할 때 공통적으로 원하는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요즘은 이름은 같은 양념치킨, 후라이드치킨이라고 하더라도 프랜차이즈마다 자기 고유의 맛이 따로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뭔가 우리가 어렸을 때 먹던 통상적인 그 치킨 맛이 아니다. 근데 그런 고유의 맛을 지키고 있는 몇몇 프랜차이즈가 있는데 여기 처갓집양념치킨이 그중 하나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여길 찾고 있는데 아마 비슷한 이유로 고객들이 종종 찾는 것 아닐까 싶다. 치즈볼의 경우 리뷰 이벤트 참여로 이렇게 받을 수 있었다. bhc에서 처음 치즈볼이 나왔을 때 대박이 난 뒤로 이젠 웬만한 곳에서 다 치즈볼을 내놓고 있는 것 같다. 근데 자기들이 개발했다기보단 냉동으로 된 것을 조리해서만 주는 곳도 많은 것 같다.
그래도 대부분 이렇게 쫀득쫀득하니 맛있었다. 내 입맛이 뭐 냉동과 그런 것을 잘 구분하는 편도 아니고. 생선이면 몰라도. 아무튼 그렇게 열심히 닭다리부터 시작해서 해체쇼를 진행하였다. 개인적으로 1인 1닭을 못하는 편이기 때문에 내가 주문한 것 외에 이렇게 떡 사리라든가 다른 것들이 있는 것을 즐기는 편은 아니다. 애초에 메인도 잘 못 먹는데 서브만 늘어나면 크게 의미가 없으니까. 근데 꼭 있으면 또 손이 저절로 가긴 가더라. 이렇게 떡 사리가 있는 경우 한 마리를 둘이서 먹어도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것 같다. 포만감이 장난이 아니더라. 양념을 듬뿍 찍기도 하고 소금도 콕콕 찍어가면서 여러 가지 맛을 함께 즐겨나갔다. 기대했던 맛 그대로여서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그래도 확실히 뭔가 닭이든 뭐든 혼자 먹는 것보다 여럿이서 먹을 때 평소보다 더 잘 먹을 수 있는 것 같다. 이유는 모르겠다. 나도 모르는 경쟁의식이 생기나?
기름기를 잡아주고 감칠맛을 돋궈주는 치킨무도 놓치지 않고 중간중간 먹어주었다. 피자 먹을 때 피클을 안 먹는 사람은 봤어도 치킨 먹을 때 치킨무 안 먹는 사람은 아직 못 본 것 같다. 물론 치킨무국물을 안 마시는 사람은 마시는 사람보다 훨씬 많지만. 나의 경우 치킨무국물을 딱 처음 포장 뜯을 때 한 입만 마셔본다. 그걸 다 마시는 사람은 나조차도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다. 아무튼 이렇게 아는 맛이 더 무섭다는 말을 증명하는 처갓집양념치킨 맛을 계속해서 즐겼다. 이상하게 목 부위도 뜯는 맛이 있어서 꼭 맛있게 먹는 편이다. 평소보다 튀김옷이 더 두껍게 입혀져 있으면 더 괜찮게 느끼는 부위 중 하나랄까. 오늘의 경우 뭐 맛 설명은 거의 없는 편인데 치킨의 민족답게 굳이 맛 설명이 필요한 포스팅일까 싶다. 아직 여유 있는 주말 닭다리 뜯어보시길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