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짜장면이 간짜장 스타일에다 짬뽕에 해산물이 한가득!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사는 곳이 바뀌어 있었다. 원래 같은 동네에서 살았는데 결혼 전에 여자친구와 같이 살게 되면서 사는 곳을 옮겼다고 했다. 아마 이미 독립해있던 여자친구가 집을 옮기게 되면서 그냥 겸사겸사 합친 것 같았다. 근데 그 사실을 같이 살고도 몇 개월이 지나서야 알았다. 근데 이 친구의 경우 원래 그냥 그런 이야기를 물어보면 하는 편이지 먼저 자기가 하는 친구는 아니기 때문에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래서 언제 한번 너네 집 근처에서 그럼 밥을 먹자고 했다. 그랬더니 자기 집 근처에 맛집들이 많다고 막 중간중간 소개를 해주고 그랬다. 그래서 그 근처를 가자고 말한 것이었고 이 친구도 알았다 했다. 근데 막상 와보니 그 친구가 사는 곳과는 거리가 있었다. 가깝긴 했는데 안 막히는 기준으로 차를 타고 15분 정도 가야 하는 거리였다.
그래서 그냥 너네 집 근처로 가자니까 왜 멀리 왔느냐고 물으니 그냥 여기도 가까워서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하더라. 이 친구 화법이라면 충분히 이해가 갔다. 근데 난 집에 주차하고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를 이야기한 것이었는데. 뭐 아무튼 그래도 맛있는 가게에 왔으니 그걸로 다행이었다. 사실 이 친구 아니었으면 오늘 소개할 중국집 올 일도 없었겠고 알지도 못했겠다. 일단 이 가게의 경우 봉천역 주변에 위치한 이 동네 중국집 맛집이다. 오픈할 때부터 마지막까지 웨이팅이 있다고 한다. 내가 방문했던 기준으로 이날 날씨가 진짜 추웠음에도 불구하고 홀이 꽉 차 있었다. 여기 별도 배달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 시간대도 피크 타임도 아니고 어정쩡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근데도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하나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 우리가 식사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스님 한분 역시 식사를 하고 계셨다.
뭐 어떤식으로 음식이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그 모습이 좀 이색적이었다. 사실 일반적인 가게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긴 하니까. 아무튼 그렇게 메뉴판을 살펴보고 주문을 했다. 솔직히 각자 면 요리 하나 주문하고 탕수육처럼 메인 요리를 하나 주문하고 싶었다. 근데 친구가 정말 극구 말렸다. 양이 너무 많다고 말이다. 면 요리 하나만 먹어도 충분하다고. 그럴 거면 면 요리를 하나만 시키고 탕수육이나 이런 것을 시켜야 한다고 말이다. 근데 짜장면도 먹고 싶었고 짬뽕도 먹고 싶었다. 처음 와보는 가게인데 둘 다 맛보지 못하고 돌아갈 수 없었다. 그래서 웬만하면 탕수육이나 뭐 하나 시키려고 했는데 친구가 정말 안된다고 말했고 그렇게 군만두를 시키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친구 말을 듣길 잘했다. 만약 친구 말을 안 듣고 메인 요리 주문했으면 정말 많이 남겼겠다. 물론 싸 오면 되긴 하겠지만 그래도 나오자마자 바로 먹는 맛도 있으니까.
아 그리고 7천원 짜장면 중 제일 양 많고 맛있다 자부하는 중화요리 팔공 주차장의 경우 별도 제공되지 않는 것으로 안다. 그리고 가게 앞이 좀 한산한데 주차할 경우 벌금을 낼 수 있다는 안내가 붙어있었다. 나의 경우 오르막길 위로 올라가서 주택가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잠시 거기 주차를 한 뒤에 식사를 하고 다시 차를 찾아갔다. 근데 개인적으로 뭔가 주차장이 아니면 주차하기 불편해해서 뛰어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괜히 벌금 내면 아쉬우니까. 개인적으로 여태까지 벌금을 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근데 아는 형이랑 여행을 갔다가 그 형 차를 운전하다가 정말 생소한 법 위반으로 벌금을 냈다. 뭐 끼어들기였는데 뭐 차선 어쩌고 위반이었는데 태어나서 그런 항목이 있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다. 보험은 당연히 가입되어 있었는데 뭐 아무튼 여러모로 잊지 못할 여행이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군만두로 좀 입가심을 했다. 속 좀 달래주었다. 그리고 짜장면을 열심히 비비고 짬뽕 역시 적절히 섞어주었다. 아무래도 면이 뭉쳐있을테니 말이다. 근데 여기 기본 짜장면이 아예 간짜장 스타일로 나온다. 확실히 여기만의 색깔이 있겠다. 저렇게 나오는 일반 짜장을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짬뽕 역시 뭐 삼선이나 그런 것을 시킨 것도 아닌데 이렇게 해산물 한가득 나온다. 그릇 자체가 작은 것도 아니고 꽤 큰 사이즈인데 저기에 면이 꽉 차 있다. 참고로 곱빼기를 주문한 것도 아니다. 왜 친구가 요리 주문을 말렸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양이 정말 많다. 근데 단순 양만 많다고 해서 맛집이 된다면 정말 맛집이 되기 쉽겠다. 왜 여기 중화요리 팔공 가게가 봉천역에서 동네 맛집이 되었는지 맛을 봐야 했다. 그렇게 짬뽕 국물부터 먹어봤다.
일단 국물의 경우 동네 중국집과 백화점에 위치한 좀 고급스러운 중식집 그 중간선에 있었다. 이 맛 차이를 예전 중국집 포스팅을 하면서 한 적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동네 중국집의 경우 우리가 불맛이라고 말하는 그런 맛이 매우 강하다. 확 자극적임이 느껴지는데 좀 건강에 안 좋을 것 같은 맛이랄까. 근데 고급 중식집은 뭔가 사골 국물 베이스인 것처럼 깊고 진한 맛이 난다. 맛을 보면 시원한 느낌이 드는. 여기 짬뽕은 그 딱 중간선에 있었다. 군만두의 경우에는 이게 직접 빚은 것인지 아니면 사오신 것인지 가늠이 안 갈 정도로 또 맛이 그 중간선에 있었다. 짜장면 역시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 확실히 불맛도 있고 감칠맛도 살아있었는데 딱 그냥 저 중간선에 위치한 맛집 느낌이랄까? 진짜 여기서만 느낄 수 있는 맛이다 이런 느낌은 모든 메뉴가 갖고 있지 못했다.
그럼에도 여기 중화요리 팔공 중식집이 왜 오픈때부터 웨이팅이 발생하는 가게인지는 먹으면서도, 다 먹고 나서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일단 매장 내부가 그렇게 넓진 않지만 그렇다고 좁은 것도 아니다. 한 2~30명 정도 동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화장실은 안 가봐서 모르겠는데 그냥 딱 평범한 가게다. 근데 여기서 나오는 메뉴는 확실히 평범하지 않았다. 제목에서도 적었지만 여기 7천 원 짜장면 중 제일 양 많고 맛있다고 인정하게 된 가게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가격이다. 그리고 사진에서 보이는 퀄리티.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대충 나오는 그런 곳이 아니었다. 대충 나오는 것도 아닌데 심지어 양도 많다. 나의 경우 그렇게 잘 먹지 못하지만 요즘 잘 드시는 분들 정말 많다. 그런 분들이 와서도 메뉴 하나만 시켜도 충분히 먹고 갈 수 있는 양이었다. 그리고 짬뽕을 봐도 아시겠지만 요즘 해산물 저리 한가득 나오는 중식집 찾기가 힘들다.
면과 함께 해산물 한가득 먹는 식감과 재미도 있고 저렇게 간짜장 남은 소스에 밥이나 그런 것을 비벼 먹어도 충분히 괜찮겠다. 양파 좋아하는 분들의 경우 저렇게만 숟가락으로 드실 수도 있고. 확실히 먹어도 먹어도 양이 쉽게 줄지 않았다. 그래서 나의 경우 중간에 너무 배가 불렀는데 다행히 친구가 잘 먹어서 나름 거의 다 해치울 수 있었다. 정말 이 상태에서 요리까지 먹었으면 다 남기고 욕 먹을 뻔했다. 근데 모르지. 또 그 요리가 생각 외로 너무 맛있어서 다 먹었을 지도. 근데 맛있어도 먹는 양에 한계는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여기 기본 짜장면이 간짜장 스타일로 나오는데 양도 넉넉하고 감칠맛과 불맛도 살아있어서 너무 맛있게 잘 즐겼다. 친구 덕분에 또 이렇게 가성비 괜찮은 가게를 와본다. 내가 요즘 초밥이 먹고 싶다고 말해서 조만간 또 이색적인 곳을 가게 될 것 같은데 그때도 열심히 사진을 찍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