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땀 뺀 후 먹는 식사, 소화 잘 되고 구성 좋게 잘 먹었다
여기 처음 왔던 때가 기억난다. 그때 집에 뭐 청소를 한다고 했나. 아무튼 가구를 다 빼고 하루종일 청소를 해야 해서 집 안에 있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뭐 어디 가있을 수도 없고. 그래서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하다가 찜질방이 괜찮겠다 싶었다. 그래서 갈만한 곳을 찾았고 그렇게 여기 고양스타필드 아쿠아필드라는 곳을 오게 되었다. 동네에 비해 가격은 좀 있었지만 그냥 사람도 없고 넓고 쾌적한 곳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렇게 처음 오게 되었는데 그 느낌이 좋았다. 그 당시에 여기 생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던 때라 더 좋았던 것 같다. 물론 지금도 관리가 잘 되어서 사실 처음 왔었을 때랑 그렇게 큰 차이는 못 느끼겠다. 아무튼 그렇게 좋은 기억을 갖게 되었고 그 뒤로 종종 여길 찾았다. 여길 집 근처라고 보기엔 뭐하지만 근처에 여기만한 곳이 없기도 하고.
탕의 경우 넓긴 넓은데 그렇게 막 종류가 다양하진 않다. 그냥 딱 필요한 것들만 잘 관리되어 있는 정도? 여기 메인은 찜질방이 되겠다. 수영장이 별도로 있긴 한데 가본 적은 없다. 그래서 어떻게 구성되어져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 수영장의 경우 여기 고양이 아니라 하남 쪽에 매우 잘 되어있다고 하는데 여기서도 안 가봤으니 거기서도 가보지 못했겠다. 굳이 잘 안 가는 하남까지 가서 여길 갈 필요도 없겠고. 아무튼 땀을 빼도 좋고 그냥 누워서 자도 좋고 이래저래 쉴 수 있는 공간이 잘 꾸며져 있는 곳이다. 솔직히 데이트로도 좋고 그냥 혼자 멍 때리러 와도 좋은 곳이다. 이번 방문의 경우 나에겐 그냥 휴식이었다. 요즘 잠을 잘 못 자기 때문에 낮잠을 자고 싶었다. 근데 굳이 왜 여기까지 와서 낮잠을 자느냐. 나 때문에 온 것이 아니었다. 어머니께서 최근에 갈만한 찜질방을 찾지 못하셨는데 갑자기 여기가 생각났고 근처에 사는 이모랑 이렇게 셋이서 오게 되었다.
두 분은 열심히 땀을 빼고 난 그냥 누워서 잠을 자고 책이나 읽어야겠다 싶어서 이렇게 시간을 내서 왔다. 사실 나도 집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 오히려 적당한 소음이 유지되고 있는 이런 공간에서 요즘은 더 잘 자기 때문에 나를 위해서 온 시간이 되겠다. 아무튼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식사를 하러 왔다. 고양스타필드 찜질방 내부에 식사를 이렇게 따로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메뉴는 다양하긴 한데 막 우리가 흔히 동네 사우나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메뉴들이 은근히 없다. 대표적으로 라면이나 미역국 같은 것들이 있겠다. 처음 왔을 때 그 부분이 아쉬웠는데 여기도 여기 나름대로 컨셉을 가지고 운영하는 것 같다. 처음 왔을 때보다 식사 퀄리티 역시 높아진 것 같은데 이번에 메뉴를 주문하고 받아본 뒤에 깜짝 놀랐다. 물론 가격 자체를 저렴하다거나 가성비가 좋다고 논할 수 없겠다. 애초에 여기 입지에 차이가 있으니까. 근데 구성이나 맛, 비주얼 등이 너무 좋아 깜짝 놀랐다.
사실 이게 찜질방에서 만나는 비주얼이라기보단 그냥 백반집 같은 곳에서 만날 수 있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가격이 조금 나가도 확실히 나오는 것을 좋아하는데 딱 여기가 그런 느낌이었다. 지금 메뉴판을 살펴보니 미역국도 있구나. 아무튼 막 양이 많다거나 맛집이라거나 이런 느낌은 아니지만 그냥 어딘가에 놀러 왔을 때 맛있게 잘먹었다는 느낌은 확실히 들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그리고 만약 동네에 입점한 가게가 이 가격에 한 끼를 애초에 판매할 수 없기도 했겠고. 아무튼 그렇게 열심히 먹었다. 사실 나는 이날 모든 것이 서브였다. 배가 고프지 않아 메뉴도 따로 주문하지 않았다. 그냥 한입씩만 먹어도 충분할 것 같았다. 뭔가 먹는 것에 비해 열심히 사진만 찍은 날이랄까. 근데 어머니와 이모도 입맛이 까다로우신 편인데 맛있게 잘 드셨다. 엄마가 생각보다 잘 먹어서 놀랐다. 원래 바깥 음식을 잘 안 드시는 편인데. 여기 확실히 괜찮은 것 같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여긴 밖에 위치한 식당 기준으로 보면 안 된다. 물론 가격이 저렴하다면 그런 곳들과 비교하여도 충분히 매력적이겠다. 근데 애초에 가격 자체가 좀 안 맞는 구조가 있다. 아무리 생선이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판매하는데 만원이 조금 넘은 것도 아니고 많이 넘으면 안 되는 것은 맞겠다. 근데 기대감 하나 없이 고양스타필드 찜질방 안에 위치한 식사에서 이런 퀄리티를 보여주니까 조금 놀랐다. 열심히 땀 뺀 후 이런 식사를 즐긴다면 뭔가 더 건강을 챙긴 것 같고 소화도 잘 되고 그런 느낌이랄까. 물론 다른 테이블 젊은 친구들의 경우 돈까스를 먹었는데 그 돈까스는 양까지 상당했다. 아마 나도 배가 고픈 상태였으면 그 돈까스를 먹지 않았을까 싶다. 예전에 와서 먹었던 것 같기도 하고. 이 공간도 나름 이제 몇 번 와봤다고 추억이 있다면 있는 곳이 되겠다. 사실 최근에 어딜 가든 안 가본 곳을 오히려 찾기가 힘들다. 지나가 보기라도 했더라.
개인적으로 생선을 좋아하지만 싫어한다. 만약 가시 없는 생선이 나오면 아마 고기보다 잘 먹었을 것 같다. 근데 어떻게 발라서 먹든 꼭 가시가 나오더라. 그래서 먹다가 뭔가 그 흐름이 깨지는 것도 싫고 걱정하는 것도 싫고 그래서 잘 안 먹게 된다. 특히 굽거나 튀긴 고기는 정말 사기인데. 음식이 맛 없다는 영국에 가서도 피쉬앤칩스 메뉴 하나 때문에 여기 음식 잘하는데 왜 못한다는 소문이 난거지라고 생각했던 나다. 그래도 이날 고양스타필드 찜질방 생선구이는 나름 열심히 먹었다. 뭔가 전체적으로 자극적이지도 않고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것이 입맛에 맞았다. 그리고 이 공간 자체에도 어울렸다. 뭔가 자극적이거나 맵다거나 그런 맛은 안 어울린달까. 땀 빼는 행위 자체가 뭔가 개운하고 몸을 정화시키는 느낌이 들어서 더 그런 것 같다. 확실히 여기 컨셉에는 이런 메뉴 구성이 맞았다. 아마 다음에도 여길 오게 된다면 식사는 이 안에서 해결하지 않을까 싶다. 식후 팥빙수 같은 것도 먹어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