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구이 누룽지 통닭으로 이 지역을 꽉 잡고 있는 원조카우보이한방통닭
치킨 파티를 하기로 했던 날이었다. 원래는 집 근처에 있는 프랜차이즈 치킨만 먹으려고 했었는데 한 마리로는 부족할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그럼 가는 길에 한 마리 사갈까라고 말하였고 그렇게 오게 된 곳이 오늘 소개할 곳이 되겠다. 사실 여기 예전부터 오고 싶었다. 이 지역에 장작구이로 노릇노릇하게 구워서 기름기 쫙 빠진 누룽지 통닭 스타일로 유명한 가게가 두 군데 있다. 그중 한 곳이 여기인데 나머지 한 곳은 이미 가봤고 여긴 와보지 못했다. 이전에 가본 곳이 궁금하신 분의 경우 포스팅을 해두었으니 '신호등 장작구이'라고 검색해 보시면 나오겠다. 아무튼 거기가 아는 형 말로는 손님이 제일 많다고 했는데 실제로 가보니 진짜 많았다. 매장이 좁은 편도 아닌데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회전율도 빨라서 나름 음식을 빠르게 받고 후다닥 먹을 수 있는데도 사람이 계속해서 몰려오더라. 고양 사람들은 다 거기 몰려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그냥 거기만 유명한 줄 알았다. 근데 우연히 여기 원조카우보이한방통닭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형에게 여기 아냐고 물어보니 알긴 안다고 말해주었다. 근데 실제로 먹어보진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뭔가 이상하게 여길 가보고 싶어졌다. 그래도 투탑인데 나머지 다른 곳은 어떤지 알아둬야 나중에 한군데를 정해서 갈 수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언제 한번 가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이날 딱 여기가 생각나서 가야지 싶었다. 근데 이 형을 만나는 시간이 늦은 시각이어서 전날이었나 당일이었나 아마 전화를 드렸을 것이다. 영업을 몇 시까지 하시느냐고 말이다. 이때가 그냥 일상적인 날은 아니었어서 확인이 필요했다. 근데 충분히 어느 정도 시간을 맞춰 가면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아 그렇게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 그리고 생각해 둔 시간에 맞춰 이렇게 출발하여 목적지에 도착했다. 정말 경쟁 가게와 바로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었다. 왜 그땐 몰랐지 싶을 정도로 가까웠다.
내가 가게 앞에 도착해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고 있을 때 한 차가 들어섰다. 그리고 그 차가 나올 때쯤 난 신호를 받고 주차를 한 뒤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내가 사려고 한 닭은 총 두마리였다. 그렇게 사장님에게 별생각 없이 두 마리 달라고 했는데 지금 딱 한 마리만 남았다고 하셨다. 앞 손님이 세 마리였나 네 마리를 사가셨다고. 그나마 한 마리가 남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신호가 우연히 걸려서 야속하다 생각해야 할지 잘 판단이 가지 않았다. 그래도 뭐 아쉬워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겠다. 한 마리를 달라고 말씀드렸고 그냥 오기 전에 전화를 또 해볼걸 싶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좀 일찍 오는 것인데. 영업시간만 체크한 것이 내 불찰이었다. 미리 닭이 다 나갈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 하긴 첫 방문이었으니 잘 모를 수밖에. 이걸 이제 알아뒀으니 다음엔 미리 전화를 드리거나 더 일찍 오거나 그럴 수 있겠다.
그리고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원래 두 마리를 살 계획이었으나 한 마리밖에 사지 못했으니 집 근처에 있는 치킨마루에 들려 반반 한 마리를 더 포장해 왔다. 솔직히 혼자서 1인 1 닭을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이것도 헤비 한 것일 수도 있겠다. 근데 장작구이 누룽지 통닭 한 마리로는 둘이 성에 차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두 마리가 딱이었는데 확실히 아쉽긴 하다. 근데 여기 가게에 대한 기억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 일단 매장에 가보시면 먹는 곳과 이렇게 닭이 조리되는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데 은근 닭이 조리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사장님께서 총 두 분이 계신 것 같은데 연세가 지긋하시다. 근데 뭔가 모를 그 따뜻함이 좋고 친절함이 좋았다. 원래 성격대로라면 계획이 틀어지면 좀 당황하는데 여기선 그냥 아쉬운 소리 정도만 나오고 다음에 또 와야지라는 긍정적인 생각만 들었다. 나도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렇게 노포 원조카우보이한방통닭 한마리와 신세대 치킨마루 양반후반 치킨이 만났다. 솔직히 치킨마루도 나름 요즘 트렌디한 프랜차이라기보단 옛맛을 고수하는 곳이라 느낌이 비슷하긴 한데 이 두 마리를 한 곳에 놓고 지켜보면 확실히 느낌이 다르긴 하겠다. 일단 둘 다 배고픈 상태에서 갑자기 먹는 것이니 그나마 소화가 더 잘 될 것 같은 누룽지 한방통닭으로 손이 갔다. 근데 그냥 이게 더 먼저 먹어보고 싶었다. 뭔가 다른 치킨은 아는 맛이고 이건 덜 익숙하고 신선한 맛이니까. 그리고 왠지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더 빨리 먹어봐야 할 것 같았다. 나름 은박지이기도 하고 가게와 집이 가까워서 빨리 와서 식었다거나 그런 포인트는 없었을 텐데 마음이 급했다. 그냥 매장에서 나오자마자 먹는 것이 솔직히 최고긴 한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내가 마지막 한 마리를 사 오니 바로 가게 문을 닫으셨다.
겨자 소스라고 해야하나. 머스타드는 아닌데 아무튼 저 소스에 찍어서 먹었다. 그리고 닭 안에는 이렇게 찹쌀밥이 있었다. 그리고 확실히 기름에 튀긴 것이 아니라 장작에 구운 것이다 보니 껍질이 얇고 부드러웠다. 치킨 무도 중간중간 먹어주고 이렇게 노포 스타일의 가게에만 있는 샐러드도 먹어주었다. 솔직히 야식으로 튀겨진 통닭보다는 이 한방통닭이 더 어울리긴 하다. 먹고 자도 소화에 그나마 덜 불편하고 심리적으로도 편하니 말이다. 일단 기름기가 쏵 빠졌는데 또 안은 촉촉하다. 튀김 껍질부터 안에 있는 속살까지 촉촉하게 야들야들하게 유지된 것을 볼 수 있겠다. 실제로 질긴 부위 하나도 없었고 닭가슴살의 경우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퍽퍽하지 않았다. 아마 이렇게 오랜 시간 장작에 구워진 통닭만의 가지고 있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물론 요즘 메이저 프랜차이즈들은 염지를 잘해서 닭가슴살도 촉촉하고 부드럽게 잘 만들긴 하지만.
그래도 이날 솔직히 치킨마루도 무시할 수 없는 맛이었다. 개인적으로 요즘 여긴 잘 안 시켜 먹는 곳이다. 이 형 역시 그랬다. 만약 치킨 생각이 날 경우 여기보단 다른 메이저들을 시켜 먹게 되겠다. 근데 이날 감성에 여기 치킨마루가 딱이었다. 이런 군더더기 없이 고전적인 맛이 좋았다. 그리고 배달이 아니라 매장에 방문 포장을 해서 다녀올 수 있었는데 가게도 나름 오픈형 주방에다가 기름 역시 굉장히 깨끗해보였다. 깔끔하게 갓 튀겨져 먹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었다. 후라이드 껍질 부분을 보시면 황금빛인걸 아실 수 있겠다. 물론 내가 운이 좋아 기름을 딱 갈으셨을 때 이렇게 방문한 것일 수도 있겠는데 확실히 여기 맛있었다. 요즘은 다들 워낙 화려해서 한입 먹었을 때 맛이 다채롭게 느껴지는데 여긴 한 가지 맛만 딱 정확하고 깔끔하게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만약 다른 프랜차이즈 통닭이었으면 이 맛이 아니었을 텐데 이날 노포 원조카우보이한방통닭과 궁합이 꽤나 잘 맞았다.
진짜 두 치킨 모두 각자의 매력이 확실했고 맛도 확실했다. 가격도 아마 요즘 판매하는 다른 곳들에 비해 저렴할 것이다. 아닌가? 뭐 상대적으로 저렴하진 않더라도 비싼 것은 확실히 아니겠다. 그리고 여기 안에는 밥까지 들어있으니. 그리고 여기 가게에 가보면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친절하고 따뜻하신 사장님이 운영하시다 보니 뭔가 음식을 먹어도 믿음직스럽달까. 이게 당연히 집밥 메뉴는 아닌데 뭔가 그런 집에서 먹는 것과 같은 그런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래서 더 맛있게 느껴진 것 같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맞은 편의 그 가게보단 다음에 여길 오게 될 것 같다. 확실히 요즘 맛집들은 단순 맛으로만 승부를 보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 외 고려할 포인트들이 많긴 하겠지만 그래도 제일 중요한 것은 기본에 충실한 것 같다. 잘되던 가게들이 갑작스레 변화를 주어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을 많이 봐왔다. 뭐 물론 맞은 편의 가게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닭만 먹는 것이 아니라 안의 찹쌀밥까지 같이 먹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이게 나름 물릴 수 있는 포인트를 잘 해결해주었다. 서브까지 치킨마루 통닭이었으니 말이다. 확실히 이날 주인공은 여기 노포 원조카우보이한방통닭 장작구이 누룽지 통닭이 맞았다. 마지막으로 먹은 부위가 가슴살 부위인데 저 소스 듬뿍 찍어서 마무리로 맛있게 먹었다. 확실히 둘이서 두 마리는 양이 적지 않겠다. 처음엔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마지막에 치킨마루 치킨은 조금 남겼다. 그래도 너무 맛있게 포식을 했다. 이렇게 야식 챙겨 먹은 것도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요즘은 밤에 입과 위가 행복한 것보단 잠을 더 충실히 자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고 더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먹는 일이 거의 없다. 근데 이날은 애초에 늦게 자야 하는 날이어서 오랜만에 야식을 즐길 수 있었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고 다음엔 매장에 가서 먹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