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사람이 없어 좋았던 익선동 한옥마을 분위기 좋은 카페

디프_ 2023. 1. 15. 20:10

나는 정말 주어진 자유에서만 행복감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일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두 판단 모두 경험에 근거한 답인데 몇 년 전에는 구속 없는 자유가 좋았다. 편하고 행복했고 내가 알아서 뭐든 잘할 수 있었다. 근데 이번에 정말 구속 없는 자유가 주어졌는데 잘 누리지 못했다. 물론 누리지 못한 것엔 다른 명확한 이유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했다. 뭐 누군가는 너 잘 보낸 거라 말할 수 있겠지만 겉으로 보이는 행동보다는 안에서 받아들이는 마음 같은 것들이 더 중요하겠다. 겉으로만 봐서 잘 지내 보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지내고 있는 것처럼 보일 테니.

 

솔직히 이번에 누렸던 자유는 다른 외부 영향이 커서 '내가 예전과 다르게 변했다'라고 판단하기엔 조금 섣부르긴 한데 아무튼 확실히 예전과 기조가 달라진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겠다. 근데 이번 시간을 통해 나름 많이 배웠다. 앞으로의 삶의 방향성이라든가 내실의 단단함 등 기존에 느끼지 못한 것들을 많이 알고 경험하게 됐다. 공감 같은 것도 그렇고. 머리로 아는 것과 실제 경험을 통해 가슴으로 아는 것은 다르니까. 이 시간들을 통해 분명히 앞으로 뭔가를 만났을 때 더 나은 대처를 할 수 있게 되긴 했다. 다만 그게 꼭 필요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때로는 세상을 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도 하니까. 아무튼 이날은 오랜만에 낮의 행복을 느꼈던 하루였다. 뭐 할까 하다가 친구가 일하는 곳을 가서 같이 점심을 먹기로 했다. 한번 가야지 가야지 했는데 이번 기회에 이렇게 올 수 있었다.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다. 솔직히 이 친구도 뭘 찾아가는 편이 아니다 보니 어딜 갈지 망설였고 좀 걷다가 눈에 보이는 곳을 가게 되었다. 근데 여기 친구랑 술 마시러 저녁에는 와봤는데 낮에는 처음 온다고, 근데 맛있긴 했다고 하면서 말을 해주었다. 나의 경우 이미 익선동 한옥마을 한 바퀴를 돌기도 했고 더 돌아봤자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것 같기에 그 식당에서 식사를 하자고 했다. 그렇게 점심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맛있고 괜찮았다. 안 왔으면 살짝 후회했을 정도? 그 맛집의 경우 추후에 다시 포스팅하기로 하고 오늘은 익선동 한옥마을에서 찾기 쉽지 않은 조용하고 사람 없는 한적한 카페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근데 이날이 평일 낮이기도 해서 아마 사람이 이렇게 없었을 것이다. 주말이나 밤에는 또 다르겠다. 그래도 이 공간 자체가 꽤나 매력 있어서 이렇게 남겨본다.

 

이름은 클레시옹이라는 곳이다. 매장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편인데 그렇게 테이블이 많은 편은 아니다. 넓은 공간이 어느정도 있다. 개인적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보다 이런 느낌이 좋다. 우리가 처음 들어갔을 때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한 20분쯤 지나니까 한 일행이 들어왔다. 그래도 서로 끝에 앉아있어서 조용히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인테리어가 독특하다며 독특하다고 말할 수 있는데 요즘 워낙 예쁘게 꾸며둔 곳이 많아 경쟁력이 있다고 말할 순 없겠다. 더군다나 여긴 핫플레이스니까. 근데 전체적으로 뭔가 따뜻하고 차분한 느낌은 좋았다. 메뉴를 주문했다. 나의 경우 커피를 마시면 잠을 잘 못 자기 때문에 음료수를 주문했는데 친구의 경우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뛴다고 했나. 아무튼 잘 안 마신다고 했다. 그래서 남자 둘이 이렇게 음료수를 주문했다. 친구는 디저트를 안 먹는다고 했는데 내가 뭔가 구색이라도 맞추고자 이렇게 치즈케이크를 하나 골라봤다.

 

솔직히 크게 수다를 떨 것도 없었다. 이미 밥 먹으면서 이야기를 실컷 했으니. 오히려 여기선 둘 다 조용히 그냥 딴짓하면서 시간을 흘려보냈던 것 같다. 익선동 한옥마을에서 그런 시간을 보내기가 쉽지 않다. 워낙 좁은 공간에 인파가 몰리는 곳이다 보니. 근데 여기 카페 클레시옹에선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위치도 나름 구석에 있어서 더 가능했던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이런 분위기나 공간이 주는 매력 등이 좋아서 더 기억에 남는 것이지 음료 맛이라든가 디저트가 뭔가 특별하다거나 다르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근데 뭐 커피를 안 마셔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이렇게 한 30분에서 1시간 가량 조용히 시간을 보내다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친구는 일하러 다시 가고 나는 집으로 오면서 이날 낮의 자유가 그렇게 끝이 났다. 오는 길에 바로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좀 걸었는데 그 짧은 순간에 참 이것저것 많은 생각을 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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