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부터 디저트까지 컬러풀하게 완벽했던 일산 카페 비비하우스
블로그의 장점 중 하나가 시간을 다시 돌아볼 수 있다는 점 같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디 놀러 가거나 아니면 기억에 남을만한 곳을 가거나 그랬을 때 꼭 사진을 찍는다. 근데 그 사진을 다시 보기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 아예 안 보는 경우도 있겠다. 뭐 여행을 다녀오자마자 혹은 돌아오는 시간에 사진첩을 다시 쭉 훑어보는 사람도 많은 것 같긴 한데 개인적으로 정말 찍은 사진을 다시 잘 보지 않는다. 이유는 모르겠다. 물론 한번 보긴 하는데 뭔가 그때의 추억이 궁금해져서 다시 보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그냥 우연히 훑다가 보거나 아니면 뭘 찾기 위해 보거나 그렇지. 그래서 이런 나에게 블로그 포스팅은 과거 흘러간 시간을 다시 상기시켜주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그래서 포스팅을 하면서 '나 이랬었구나. 이런 사람 만났었구나. 이거 먹었구나' 하면서 깨닫곤 한다.
앞서 저 말을 하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친한 형이 딱 한명있다. 원래 형만 한 명이 있는 수준이었는데 요즘 나의 라이프 사이클을 보면 이제 형이 친구가 되었고 그 친구마저 딱 한 명인 느낌이다. 누군가를 잘 안 만나게 되고 만나게 되더라도 예전 같지 않고 좀 불편하고 그렇더라. 한 2~3년 전에 이제는 정말 남은 친구들이 전부다라고 생각했었는데 거기서 시간이 흐르니 더 줄어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친구가 정말 많았던 나이기에 어른들의 말이 하나도 틀린 것 같진 않다. 나이 들어서까지 친구일 것 같냐고 흘려들었던 그 말들 말이다. 그래도 뭐 이 상황이 마냥 나쁘진 않다. 앞서 그 친구들을 다 붙들고 있었다면 정신적으로 더 힘들었을 것 같으니까. 물론 붙들지 않고 그냥 두기만 했어도 더 인연이 될 수 있었는데 그걸 끊은 것은 내 탓이 맞다. 그중엔 정말 힘이 돼주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내가 몰랐던 것이니까. 그래서 종종 아쉽긴 하다.
이렇게 비주얼 완벽한 맛있는 디저트 포스팅을 하면서 살짝 우울한 이야기를 해버렸다. 오늘 소개할 곳은 한번 방문하면 쉽게 잊을 수 없는 컬러풀한 카페 비비하우스라는 곳이다. 여기의 경우 아는 형네 부부와 저녁을 먹고 근처 카페가서 이야기나 하자고 해서 급으로 오게 된 곳이었다. 그 형네한테 집 가는 길에 그냥 괜찮은 곳을 가자고 해서 가다가 부랴부랴 찾은 것 같았다. 나의 경우 그냥 차 뒤를 따라가다가 여기까지 도착했다. 처음엔 그냥 카페겠거니 했는데 들어와서 1차로 깜짝 놀랐다. 일단 내부가 꽤 넓어서 놀랐고 인테리어 색깔이 너무 화려해서 또 놀랐다. 솔직히 뭔가 어떤 놀이공원 같은 곳에 가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근데 디저트 메뉴들을 보고 또 놀랐다. 애니메이션에 나올 것 같은 비주얼을 하고 있었다.
솔직히 이렇게 겉모습이 화려할 경우 맛을 기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쁘게 꾸미기만 하느라 맛을 놓친 곳들이 많으니까. 경험적으로도 그렇고. 근데 이상하게 여긴 왠지 진짜일 것 같았다. 아무런 근거도 없었고 어떤 리뷰를 본 것도 아닌데 여긴 그냥 생긴 것도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두셨는데 맛까지 있을 것 같았다. 근데 여기서 하나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영업 종료 시간이 10시였다고 하면 9시쯤 도착한 것이었는데 음료 주문이 불가하다고 했다. 아마 그 기기를 청소하셨거나 끄신 것 같았는데 그게 제일 아쉬웠다. 커피는 아니더라도 다른 음료와 마시면 디저트가 딱일 것 같았는데!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빵 2개 정도만 골라서 2층으로 올라와 디저트만 즐겼다. 아쉬운 대로 물이랑 마셨는데 확실히 그 감성은 아니었다.
2층도 1층과 마찬가지로 인테리어부터 디저트까지 컬러풀하게 완벽했다. 여기 이렇게 매장 내부가 넓어서 주말이나 점심, 저녁 피크 시간대에는 사람이 꽉 찰까 궁금할 정도였다. 근데 이렇게 예쁘게 해두셨으면 사람이 많아야 정상일 것 같긴 한데 너무 넓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디저트 사진을 찍은 후 본격적으로 먹을 준비를 했다. 앞서 말했듯이 저녁을 먹고 왔기 때문에 빵 크기가 워낙 커서 다 못 먹을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남은 것을 좀 포장해갈까 했는데 이게 먹다 보니 또 많이 먹게 되고, 또 지저분하게 먹게 되고 그러면서 포장을 해갈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이게 원래 하나 정도에 음료만 시켜서 먹으면 딱이었는데 음료도 주문이 안되고 아마 비주얼에 다들 홀딱 넘어가서 좀 과도하게 산 것 같기도 하다.
역시 예상했던대로 밖에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안에도 나름 이렇게 맛을 위해 이것저것 담아내고 계셨다. 솔직히 최근에 이런저런 유명한 카페, 예쁜 카페 다 가봤지만 여기처럼 기대 이상으로 이색적인 곳은 없었다. 물론 다른 느낌으로 이색적인 곳들은 있긴 했지만 정말 이런 느낌을 주는 곳은 여기 일산 카페 비비하우스가 처음이었다. 확실히 개성이 있고 한 번쯤은 이 느낌 때문만이라도 와볼 만한 곳이라 생각한다. 물론 디저트 눈으로 즐겁고 입으로도 즐겁고! 커피는 못 마셔봐서 잘 모르겠다. 그래서 다음에 한번 더 오고 싶은데 이 형네나 나나 거주하는 곳에서 워낙 애매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이 뒤로 잘 시간이 나지 않고 있다. 뭔가 그래도 워낙 내부가 넓고 테이블마다 간격이 있어서 수다 떨러 한 번쯤 더 가볼 만하긴 한데 올해 안에 한번 더 가보려나 싶다.
이 모양들을 망가트리지 않고 먹기가 더 힘들겠다. 아무튼 그렇게 달달한 것과 함께 슬픈 주제였지만 신나게 수다를 떨고 밖으로 나왔다. 주차 공간 역시 사람이 많을 때는 좀 복잡하고 좁을 것 같았지만 마감 시간에 와 사람이 없으니 널널하고 괜찮았다. 또 이 시간대에는 따로 주차비도 받는 것 같지 않았고. 일산에 거주하시거나 근처에 갈 일이 있으실 경우 여기 카페 한번 가보면 좋으실 것 같다. 재방문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솔직히 한 번쯤은 정말 가볼 만하다 싶다. 한번 방문하면 쉽게 잊을 수 없는 느낌을 준다. 일단 이 컬러감들도 미쳤고. 우연히 급하게 간 곳이었는데 뜻밖의 즐거움을 주어서 고마웠던 그런 카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