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중국집 짜장면과 탕수육
친구 중에 배달을 하는 친구가 한 명 있다. 근데 이 친구의 경우 본업으로 배달 일을 하는 것은 아니고 퇴근을 하고 저녁을 먹고 자기 전까지 배달 일을 하고 있다. 와이프는 위험하니까 하지 말라고 하는데, 이 친구도 돈이 목적이라기보단 라이딩을 좋아하니까 그냥 바람도 쐴 겸 나가서 퀘스트처럼 물건을 옮기면 돈을 받는 느낌이 좋아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엔 전기 자전거로 하더니 그러면 배달 콜이 잘 안 온다고 이제는 오토바이까지 구매해서 하고 있더라. 나 역시 사고가 제일 걱정이니까 그 부분만 조심해서 잘하라고 말해주었다. 뭐 이제 친구끼리 서로 하지 말라고 들을 때도 아니고 뭐 본인이 알아서 잘해야겠지. 아무튼 그래서 이쪽 일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는데 이렇게 추운 날에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없을 경우 할증이 붙어 더 많은 배달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
정말 세상의 많은 것들을 수요와 공급의 논리 하나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누가 그 말을 만들었는지 모르겠고, 학창시절 배울 때만 하더라도 그냥 하나의 이론에 불과할 줄 알았는데 많은 것들의 개념을 저것 하나로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겠더라. 그냥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한 말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처음 저런 단어가 형성되었을 때는 대부분 머리로는 이해가 가는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튼 요즘 날씨가 정말 추워졌다. 과거는 미화되기 때문에 작년에 어땠는지 잘 모르겠지만 올해가 유독 더 추운 것 같다. 그래서 집에서 나가기가 싫어진다. 솔직히 그렇게 게을러지면 안 되는데 또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을 때가 있겠다. 그래서 오랜만에 이렇게 배달 음식을 시켜 먹었다. 이날의 주인공은 짜장면과 탕수육!
언제부턴가 중식도 주기적으로 먹어줘야 하는 메뉴가 되었다. 막 하루에 한번씩은 아니지만 그래도 평일 5일 중 하루는 먹어줘야 한달까. 만약 먹지 않을 경우 생각이 나더라. 나만 그런가? 그래서 언젠가 회사를 잠시 쉴 때였나 아니면 재택근무를 할 때였나. 이상하게 자꾸 중식이 생각났다. 원래 중식이 평소에 생각이 안 나던터라 입맛이 변했나 그런 정도의 생각만 했다. 근데 어느 날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평소 점심으로 중식을 꼭 먹었었는데 오랜 기간 안 먹으니 그냥 생각이 나는 것이었다. 그냥 내가 평소에 중식을 즐기고 있는 것을 체감하지 못했을 뿐이었다. 그래서 그 뒤로는 그냥 어느 정도 안 먹었다는 느낌이 들면 찾아서 먹고 있다. 이날처럼 말이다. 식사 2인에 탕수육을 추가하여 총 27,900원이 나왔다. 금액 자체가 저렴하진 않겠는데 양이 꽤나 상당했다.
열심히 짜장면을 비빈 뒤에 단무지로 입가심을 하고 탕수육을 먼저 먹었다. 탕수육의 경우 부먹이냐 찍먹이냐 항상 말이 많은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그냥 둘다 상관없다. 원래 예전엔 무조건 찍먹이었는데 요즘은 치킨 중에 후라이드도 괜찮지만 양념도 좋아진 것처럼 부먹도 좋더라. 그 소스가 진하게 배인 느낌이 은근 괜찮다. 확실히 찍어서 먹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랄까. 근데 이날의 경우 애초에 뭔가 용기에 소스를 부을 수 없는 상황이라 찍어 먹었다. 뭐 이것도 나쁘지 않으니까. 다만 간장이 같이 오지 않아 아쉬웠다. 원래 소스도 찍고 간장까지 찍어서 먹어야 괜찮은데. 그래도 나가기 싫은 연말 한파에 이렇게 탕수육, 짜장면을 퀄리티 좋게 먹을 수 있음에 만족했고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원래 짜장면의 경우 배달을 시켜서 먹으면 면이 좀 불어서 붙은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짬뽕 국물을 조금 부어주면 비비기도 싶고 그 고춧가루를 뿌린 느낌처럼 좀 매콤해지는 그런 부분이 있는데 여긴 짬뽕 국물을 같이 가져다주지 않으셨다. 근데 요즘 어플들을 보면 300원이나 500원의 추가 비용을 붙여서 짬뽕 국물을 주고 그러시더라. 단순 서비스 개념이 아니었다. 그것을 보고 아이디어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그게 좀 만연해진 느낌이다. 대부분 짬뽕 국물을 원하실 테니 말이다. 이날 뭔가 매콤한 국물이 없어 아쉽긴 했지만 뭐 나름대로 촉촉한 짜장면과 바삭한 탕수육을 즐길 수 있었다. 별도 트러플 오일이 있어서 짜장면에 좀 부어서 먹었는데 개인적으로 짜장면 소스 자체에서 느껴지는 향도 있기 때문에 필수적이다라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비주얼을 보면 아시겠지만 탕수육 퀄리티도 괜찮았다. 짜장면은 양도 많았고. 그리고 탕수육 소스의 경우 비주얼처럼 맛도 평범하긴 했는데 그 평범함 덕분에 입 안이 좀 즐거웠다. 그리고 이상하게 소스에 들어있는 저 당근이라든가 양파가 왜 그렇게 아삭아삭 맛있는지 모르겠다. 조금만 들어있어서 그런가? 대부분 안 드시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탕수육 소스 안에 들어있는 야채들은 꼭 먹고 있다. 뭔가 소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소스가 가득 묻어있어서 더 맛있게 먹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열심히 친구랑 나눠서 먹었는데 탕수육이 조금 남았다. 중식 2인 기준 가격이 좀 나가긴 했지만 양이나 퀄리티는 괜찮았던 곳이다. 다들 나가기 싫은 연말 한파에 집에서 게을러지고 싶은 요즘, 탕수육과 짜장면 배달 음식 한번 시켜서 드셔 보시는 것은 어떨까 싶다. 맛있게 한 끼 잘 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