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보는 마곡 로드락비어에서 먹어본 돼지 후라이드
여기 가게 앞을 많이 지나갔다. 일단 컨셉 자체가 그 외국에 있는 미국 프랜차이즈 하드락 카페가 연상된다. 하드락 카페의 경우 아마 유럽 여행을 했을 때 처음 본 것 같았는데, 노랫소리가 크게 들려오고 사람들도 많고 굉장히 이색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그냥 어차피 시간도 많았으니 한번 안으로 들어가 봤는데, 뭔가 락 컨셉이라고 해야 하나. 사실 그 문화를 잘 모르긴 하는데 바이크도 있고 그래서 아무튼 좀 신나는 느낌을 받았고, 정말 맥주 한잔하기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그때 치킨을 먹고 싶었는데 거기서 치킨을 팔아서 신나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술이야 뭐 맥주 마셨으려나. 어차피 잘 마시지도 못하니까. 근데 여기 컨셉이 거기서 따온 것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저 상표 컬러라든가 느낌은 그런 느낌을 받았다. 내부나 디자인은 아예 달랐지만.
그래서 한번 와보고 싶었고 이렇게 오게 됐다. 안에는 사람들로 꽉 찼고 야외에 놓여진 테이블도 꽉 찼다. 다만 우리가 갔을 때 다행히 나오는 손님이 있었고 웨이팅 손님이 많지 않아 한 5~10분 정도 기다리고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일단 여기 시그니처인 누룩솔트 오리지널 메뉴 하나를 주문했다. 이게 아마 기본인 돼지 후라이드 메뉴처럼 보였다. 그리고 맥주를 마실까 말까 고민했다. 나 혼자 마실까도 고민했는데 이 형의 경우 술을 좋아해서 뭔가 마시고 싶어 할 것 같았고, 그럼 대리를 불러야 하는데 어차피 가볍게 한잔하는데 굳이 대리까지 부르는 추가 비용을 감수해야 하나 싶어서 그냥 나도 마시지 않기로 하고 사이다를 주문했다. 어차피 나 역시 평일이기도 하고 굳이 맥주를 안 마셔도 되는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지나갈 때마다 와보고 싶었던 이 가게를 경험하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그리고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메뉴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던 것 같다. 계속해서 사람은 들어오고 주방도 실시간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아마 튀겨지자마자 바로 나왔을 것이다. 근데 생각보다 뭐라고 해야하지. 막 뜨겁고 바삭한 느낌은 아니었다. 그래서 처음엔 좀 의아했다. 왜 이런 맛이 나지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먹다 보니 좀 질긴 부분도 있고 이 식감이 납득이 가지 않았다. 평소에 먹었던 후라이드 치킨과는 너무 결이 달랐고, 도대체 여기가 왜 인기가 있는 것이지 신기하게 느껴졌다. 여기 별도 치킨 소스도 제공되지 않았고, 뭔가 그냥 전체적으로 익숙한 비쥬얼에 낯선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냥 우리가 방금 식사를 하고 와서 그런 것인가, 배불러서 그런가 싶어서 천천히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
그래도 치킨무도 있고 나중에 소스를 요청 드리니 가져다주시기도 했다. 그리고 감자튀김도 중간중간 열심히 먹어줬다. 근데 이 감자튀김마저도 바삭하지 않은 느낌은 기분 탓이었나. 아 그리고 누룩솔트라는 용어가 생소하실 수도 있는데, 메뉴판을 보니 다음과 같은 설명이 적혀있었다. '신진대사, 면역력을 높여주며, 펩타이드 성분도 들어있다. 발효 소금이기 때문에 풍부한 유산균과 감칠맛이 특징입니다!'라고 말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짭조름한 맛이 있었구나. 난 염지를 어떻게 해서 그런 줄 알았다. 뭐 근데 그게 같은 말이겠지. 아무튼 이렇게 한 종류씩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뭐 우리가 술을 마셔야 대화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시간을 보내니 맥주 한잔 안 하길 잘했다고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근데 이게 먹어도 먹어도 양이 줄질 않았다. 이 형은 이쯤에서 그만 먹는다고 하고 난 돈이 아깝기도 하고 너무 많은 양이 남은 것 같아 나름 몇번 더 먹었다. 근데 이게 뭐라고 해야 하지. 질긴 부위가 있어서 뱉어내기도 하고, 일반적으로 유명 프랜차이즈의 경우 닭 가슴살이 촉촉하고 부드러운데 여긴 그런 맛도 하나도 없고 이상했다. 그래서 나도 한두 개 정도만 더 먹고 손을 떼었다. 그리고 슬슬 일어날까 이야기를 했는데, 이 형이 갑자기 깜짝 놀라며 나에게 말을 했다. 그래서 뭐냐고 물었는데 우리가 여태까지 먹었던 것이 후라이드 치킨이 아니고 돼지 후라이드, 그러니까 돼지를 튀겨서 내준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여태까지 먹었던 식감이나 그 비계처럼 느껴지는 부분들이 다 이해가 가고 납득이 갔다. 후라이드라는 용어만 보고 당연히 치킨이라 생각했는데 애초에 메뉴 자체가 다른 것이었다. 근데 아마 이게 우리만 이런 것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익숙함의 무서움이랄까.
근데 여기 로드락비어 돼지 후라이드가 맛있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 맛있을 수가 없는 상황이 하나 또 있었다. 바로 여기 오기 직전에 일단 저녁 식사로 간 곳이 돈가스 가게였다. 어떻게 보면 이 메뉴도 돼지고기를 튀긴 것이니 또 다른 돈가스의 변형 느낌인데 우리가 이미 1차로 돈가스로 배를 채우고 2차로 또 돈가스를 먹는 격이 되었으니 이게 맛있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아마 오늘 포스팅한 여기가 애초에 메뉴가 뭔지도 모르고 먹고 있었고, 두 번째로는 같은 메뉴를 동시에 두 번이나 바로 먹은 것이니 물릴 수밖에 없겠다 싶다. 그래서 여기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겠다. 평소 많이 먹는 편도 아니고 어쨌든 기름으로 튀겨져 나온 음식을 중간에 쉬는 텀 없이 가게만 옮기고 연속적으로 먹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다음에 한번 다시 제대로 먹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 날이 올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