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주문진 수산시장에 위치한 충남공주횟집에서 물회, 해물라면, 오징어순대 먹었어요
이번 강릉 여행에서 먹고 싶었던 메뉴가 하나 있었다. 바로 오징어순대! 이 메뉴의 경우 다들 이름은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 솔직히 파는 곳이 많지 않다. 내가 몰라서 못 찾았던 것인지 아니면 평소 먹고 싶지 않아서 그냥 봤어도 생각이 나지 않아 지나쳤던 것인지 모르겠으나 일단 내 기준 발견한 기억이 딱히 없다. 처음 먹어본 기억도 예전에 친구들과 여기 바다 보러 여행을 온 적이 있는데 그 다음 날 서울로 돌아오기 전에 어느 식당에 들러 먹은 기억이 있다. 근데 그땐 아침 첫 끼니기도 해서 많이 못 먹어서 몇 개 먹고 말았었는데 이상하게 이번 여행에 그 맛이 떠올랐고, 먹어보고 싶었다. 첫날에는 근데 가야 할 곳들이 꽉 차 있었고 다음날 서울로 돌아오기 전에 이렇게 먹기 위해 시장으로 와봤다.
근데 은근 이 메뉴를 파는 가게가 여기 유명하다는 강릉 주문진 수산시장 안에도 많이 없었다. 분명히 다 있을 것 같은데 없더라. 이게 튀겨야 해서 그런가? 아니면 오징어 안에 저렇게 순대를 넣는 조리 과정을 거처야해서 그런가? 몇 가게를 지나갔는데 없었고 그러다 여기 충남공주횟집이라는 곳을 발견하여 오게 된 것이었다. 근데 대기가 좀 있어서 그냥 기다리고 있었는데 사장님께서 옆 가게랑 우리랑 똑같다고 옆 가게로 가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근데 가지 않고 기다린다고 말씀드렸다. 그 이유는 예전에 인천 바다에 갔었을 때 회를 먹으려고 평점을 보고 그 가게를 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옆 가게가 같은 사장님이라고 해서 그냥 믿고 갔었는데 거기서 나름 최악이라면 최악의 경험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바보였는데 당시에 뭐 포장을 하기도 했고 뭐 어떻게 말할 기회가 없었다. 아무튼 그런 트라우마가 있어서 이번엔 그냥 기다린다고 말씀드렸다.
근데 솔직히 이 어수선한 시장 분위기는 어쩔 수 없겠다. 사람이 엄청 많았고 내부 공간은 좀 협소하고. 일하시는 분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막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느낌은 아니었다. 하긴 어쩔 수 없겠다. 밖에선 생선 손질이 들어가고 사람들은 계속해서 오고, 여기 대기 공간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 우리의 경우도 대게라든가 회는 별도 먹지 않고 나름 어떻게 보면 사이드만 주문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말씀드리니 사장님께서 옆 가게로 옮기시라고 한터라. 뭐 이래저래 서비스 부분이 아쉽긴 했는데 나름 이해는 간다. 또 그게 시장의 매력이기도 하고. 모두 다 바라는 것은 욕심이겠다. 서로 다른 매력이 있는 것이니. 아무튼 그렇게 물회 하나와 오징어순대 하나, 해물라면 하나를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기다렸다. 자리는 구석에 있는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안내받았다.
음식은 나름 금방 나왔던 것 같다. 다만 주문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일단 기본적으로 메뉴가 다 만원이 넘는다. 따로 뭐 점심 메뉴 스타일로 나오는 것은 없다고 보면 되겠다.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은 다른 데서 식사를 하시거나 자체적으로 해결하시는 것 같다. 따로 뭐 메뉴가 있는 것 같진 않고. 그래도 맛만 있으면 되고 무엇보다 오징어순대와 해물라면을 동시에 먹을 수 있는 가게를 발견했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 이 시장 전체를 나름 둘러봤는데 마지막 즈음에 도착해서야 이 가게를 찾은 것이니. 아무튼 메뉴가 나왔고, 솔직히 호텔 조식을 먹고 시간이 몇 시간 지나지 않은 터라 배가 막 고프진 않았지만 이 메뉴라면 또 들어갈 것 같았다. 라면 국물이 얼큰하고 시원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오순대 맛이 궁금하고 먹어보고 싶었으니!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회가 나왔다. 사실 물회를 막 제대로 먹어본 경험이 없다. 근데 아예 안 먹어본 것은 아니었다. 근 1년 안에 물회라는 음식을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뷔페 같은 곳에 가면 먹어보기도 하고 누군가 먹을 때 한입씩 먹어보기도 했는데 딱히 나에게 다가오는 어떤 매력은 느끼지 못했다. 그냥 시원한 얼음 베이스의 초장 맛이라고 해야 하나? 각종 야채와 함께 씹히는 해산물 식감도 좋고. 그래서 뭐 나쁘진 않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날 같이 온 형의 경우 물회를 좋아한다고 하여서 이렇게 주문해봤다. 일단 비주얼은 너무 좋았다. 전복도 있고 소면도 들어있고 해산물도 가득 들어있는 것 같고. 원래 이게 제대로 나오면 회를 국수처럼 먹는 것이라고 하는데 여긴 나름 그 기준을 부합하고 있었다. 다만 저 횟감이 어떤 횟감인지는 모르겠고.
이렇게 강릉 주문진 수산시장 안에 위치한 충남공주횟집에서 물회, 해물라면, 오징어순대 메뉴를 본격적으로 즐겼다. 근데 솔직히 우리도 좀 심하긴 했을 수도 있겠다. 아무리 손님이 먹고 싶은 것을 먹는다고 하지만, 나름 바쁜 일요일 주말에 방문해서 메인 없이 이렇게 기본 메뉴로만 세 개를 다양하게 주문해서 먹으니 말이다. 근데 앞서 말했던 것처럼 뭐 대게라든가 회라든가 좀 헤비 하게 먹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배가 부르기도 했고 그 정도 비용을 투자해서까지 뭔가 먹고 싶지도 않았다. 일단 전날 회나 게를 또 먹기도 했고. 그래서 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하나씩 먹었는데 역시나 개인적으로 먹고 싶었던 것을 먹으니 만족도가 제일 높았던 것 같다. 오순대 식감 부드럽고 먹물 향이 느껴지고 담백하니 맛있었다. 해물라면의 경우 좀 간이 심심하긴 했는데 그냥 시원한 맛으로 즐겼다. 물회는 여전히 좀 어려웠지만 매력은 조금씩 알아가고 있었다.
공깃밥도 하나씩 시켜서 이렇게 먹었다. 근데 나는 이렇게 다른 것들과 곁들여 먹었는데 이 형의 경우 물회에 넣어서 말아먹어야 마무리로 딱이라고 바로 안 먹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나만 이렇게 한입씩 먹었고, 물회는 개인적으로 회만 먹는 것보다 이렇게 소면을 야채와 함께 듬뿍 즐기는 것이 내 스타일이었다. 육수라고 해야 하나. 저 국물이 새콤달콤하니 너무 맛있었고 야채가 아삭아삭 씹혀서 부드러운 소면과 함께 조화가 어우러졌다. 그리고 마무리로 국물 홀짝 하면, 정말 잘 드시는 분들에게는 여름이 날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 것 같았다. 그 기분이 뭔지 살짝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형 말로는 여기가 물회 잘하는 편이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뭐 비교 대상이 없으니까 그냥 그 자체로 즐겼고. 근데 초심자 입장에서도 경험하기에 나쁘지 않고 괜찮은 것으로 보아 어느 정도는 맞는 말 같다.
형은 결국 물회에 밥을 말았다. 솔직히 안 먹으려고 했었는데 한 입만 먹어보라고 해서 먹어봤다. 나름 뜨끈뜨끈한 밥과 시원한 국물이 어우러지니 그 맛이 나쁘지 않았다. 다만 이날은 경험에서 끝이 났다. 배가 별로 안 고프기도 했고 남아있는 오징어순대에 눈이 더 밟혔다. 그래서 순대를 마무리로 이날 강릉 주문진 수산시장에서의 식사가 끝이 났다. 메인을 즐기지 않았기 때문에 성인 남성 2명이서 식사한 기준으로 금액 자체는 괜찮았고 만족도도 꽤나 높았다. 근데 저녁에 오면 아마 구성도 달라지고 그럴 테니 이 금액대는 나올 수 없겠다. 또 대부분 술도 드시겠고. 따로 찾아서 온 것도 아니고 가고 싶은 가게를 찾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어 온 충남공주횟집. 나름 가성비 좋게 즐긴 것 같아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