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받을 수 없어 아쉬웠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던 롯데월드 도미노피자
정말 오랜만에 롯데월드를 다녀왔다. 솔직히 여기를 언제 왔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기억나는 것은 20대 초반이었나. 갑자기 그때 성인들이 교복을 입고 롯데월드를 가곤 했다. 지금처럼 일상이 되지 않았고 나름 떠오르고 있는 그런 느낌이었다. 아닌가. 그냥 나만 늦게 안 건가. 아무튼 그랬었는데, 내가 어디선가 그것을 보고 친구들에게 우리도 교복 입고 다녀오자고 굉장히 설득을 했다. 근데 친구들의 경우 뭐 여자친구랑 가는 것도 아니고 일단 남자끼리 거기 가는 것도 귀찮은데 뭔 교복이냐고 내 말을 거의 듣지 않았다. 그래도 당시엔 내가 설득하는 에너지가 넘쳤기 때문에 결국 멤버를 모을 수 있었고 친구 두 명과 함께 다녀올 수 있었다. 근데 가기 전 서로 교복을 입어보니 다 살이 쪄서 교복이 하나도 맞지 않았다. 그나마 거의 변화가 없는 나조차도 말이다. 아마 우리가 학생 때 교복을 다 작게 입어서 그런 것 같다. 지금은 무조건 크게 입을 테지만 그때는 또 그게 멋있는 줄 알았다.
결국 교복은 포기하고 그냥 알아서 옷을 입고 다녀왔었는데, 그게 나의 마지막 롯데월드에 대한 기억이다. 애초에 놀이기구 같은 것을 잘 못 타기도 하고 그거 한 2~3분 타려고 막 몇시간씩 기다리는 것이 솔직히 나에겐 엄청난 매력인지 잘 모르겠어서 안 가게 되더라. 요즘에야 뭐 슈퍼패스였나. 아무튼 그런 게 생겨서 덜 기다리고 탄다고 하는데 그래도 인기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몇 시간 기다리게 되겠다. 기다림에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그게 너무 버거웠고 잘 안 가게 됐다. 그러다 이렇게 오랜만에 나도 한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 다녀와봤다. 일단 나름 평일이라 기다림이 많지 않아 재밌게 놀긴 했는데 땡볕이라 더워서 죽는 줄 알았다. 그리고 그 땡볕에서 한 2시간 정도 기다린 적이 있는데 예민 수치가 급격하게 올라가더라. 역시나 내 스타일 아니었다. 유니버셜처럼 놀러 가는 기분이 들면 모르겠는데 롯데월드나 에버랜드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게 실컷 놀다가 이렇게 저녁을 먹기 위해 도미노피자에 들렸다.
솔직히 이런 놀이공원의 경우 예전 그대로라는 느낌이 들었다. 변하지 않는 느낌이랄까. 솔직히 전국에 몇개 없다 보니 소비자로서는 선택지가 없다. 그냥 있으니까 가는 느낌이다. 근데 이런 놀이공원을 운영하는 기업 역시도 같은 생각인 것 같다. 어차피 큰 변화를 주지 않아도 사람들이 계속해서 오니 큰 변화를 못 느끼는 느낌이랄까? 그 예가 바로 식당이다. 물론 이런 곳에 오면 핫도그나 아이스크림 등 그냥 주전부리로 대부분 끼니를 때우곤 한다. 근데 그것과 다르게 오래 있을 경우 식사를 해야 하는데 솔직히 식사를 할만한 공간을 따로 찾지 못했다. 물론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은 있었지만, 그게 나름 이색적으로 잘 되어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냥 식당 느낌? 근데 난 이게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백화점 같은 곳들도 언제부턴가 맛집을 입점하기 위해 지방 맛집을 설득하고 나름 트렌디하고, 이 백화점에서만 즐길 수 있는 맛집을 구성했던 것처럼 놀이공원에도 비슷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식사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뭔가가 없더라.
만약 뭔가가 있었으면 이렇게 도미노피자 포스팅을 하고 있지 않았겠지. 근데 시원한 곳에서 나름 맛있는 것을 즐길만한 가게를 여기밖에 찾지 못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여길 억지로 왔고 별로였단 의미는 아니다. 맛이 없을 수가 없는 맛이고 유명한 곳이니만큼 맛있고 괜찮았다. 다만 아쉬운 것들이 있었다. 일단 입점의 특이성을 고려해 별도 할인을 받을 수 없었다. 뭐 할인 불가 제외 지점이 있으니까 이건 괜찮았는데, 피자 도우가 씬 밖에 안된다고 했다. 이건 아마 내가 방문했을 때 그런 것 같은데 뭐 영업 마감 시간에 간 것도 아니고 한 6시쯤 갔는데 그런 선택지 밖에 없다는 것은 꽤나 아쉬웠다. 물론 이때조차도 그냥 가볍게 먹을 수 있으니까 괜찮겠다 싶어서 상관없긴 했지만 소비자로서 선택지가 줄어든다는 것은 아쉽긴 아쉬운 부분이다. 아무튼 그렇게 슈퍼 디럭스 씬크러스트M 하나와 웨스턴 버팔로 핫윙 하나, 콜라와 환타를 주문해 총 32,800원을 지불하였다.
처음 피클과 핫소스는 기본으로 제공되고 추가로 원할 경우 계산대에 와서 요청을 주면 추가로 받을 수 있다고 하셨다. 갈릭디핑소스나 그런 것도 있나 확인하고 싶었지만 뭔가 그냥 후딱 먹고 나가고 싶은 생각 밖에 없어서 따로 여쭤보진 않았다. 아까 햇살에서 두세 시간 동안 기다리디 이게 햇빛에 의한 고통인지, 아니면 기다림에 대한 스트레스인지 모르겠으나 두통이 오더라. 그래서 타이레놀을 빨리 먹고 싶었는데 식사를 하고 나면 괜찮아지기도 할 것 같아 일단 후다닥 배를 채워야 했다. 솔직히 이날 롯데월드 도미노피자 식사에서 임팩트가 있었던 것은 피자보다는 핫윙이었다. 굉장히 매콤하면서 짭조름한 것이 발라먹는 재미도 있고 맛있었다. 내가 치킨을 좋아해서 그런 것도 있겠는데 그냥 배고픈 상태에서 더 감칠맛 있고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씬피자는 평소 잘 안 즐기긴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바삭한 매력은 느꼈지만 다른 부분은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토핑 괜찮고 나름 실하게 맛있었다. 2인이서 와서 이렇게 주문해서 먹으면 나름 알차겠다. 솔직히 피자헛이나 도미노 이런 브랜드는 거의 잘 안 시켜먹었다. 나에겐 너무 비싼 느낌이 있었다. 솔직히 그 맛이 다 그 맛인 것 같은데 굳이 왜 비싸게 먹나 싶어 그냥 집에서 가까운, 저렴한 곳에서만 먹었었다. 근데 언제부턴가 친구들 덕분에 이것저것 할인을 받아서 먹으면 그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았고 몇 번 시켜서 먹어봤는데 이 프랜차이즈들이 잘 나가는 이유가 있었다. 솔직히 요즘 가성비 좋은 피자 가게들도 가격이 많이 올라 큰 차이가 없는데, 토핑이나 기본적인 퀄리티는 이런 유명한 곳들이 확실히 더 뛰어나니 굳이 피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몇 번 시켜서 먹어봤는데 괜찮았는데 역시나 할인율이 적용되지 않고 정가로 먹어야 했던 이날은 다소 아쉽긴 했다.
그래도 핫소스도 뿌리고 피클도 집어 먹으면서 열심히 다 먹었다. 이게 도우가 일반 도우였으면 이렇게 다 못 먹었을텐데 씬이라 안 남기고 다 먹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피자 한판이나 치킨 한 마리 모두 다 못 먹는 편이다. 근데 뭐 순살이라든가 이렇게 얇은 도우의 경우 어찌어찌 먹긴 하더라. 어차피 이 날은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한 날이기도 했고. 아무튼 이렇게 시원한 음료와 함께 하루의 마무리를 하였다. 이날 나름 이색적인 하루여서 모두 다 즐거웠고 솔직히 도미노피자 맛있기도 했고 음료도 시원했고 다 괜찮았는데, 그냥 이런 놀이공원들도 이제 백화점이 변한 것처럼 뭔가 그런 맛적인 측면에서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뭐 물론 이런 공간에 놀기 위해 오는 것인지 먹기 위해 오는 것은 아닌데 그래도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긴 하니까. 내 욕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