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보는 카츠바, 마음 편하게 먹기 좋았어요
이게 정해진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닌데 확실히 살이 좀 어느 정도 있는 친구들이 먹을 줄 안다. 근데 내 경험상으론 이게 살이 좀 있어서 먹을 줄 아는 것이 아니라 먹을 줄 알게 되어서 살이 찌는 것 같다. 나 역시도 그렇다. 예전엔 누가 봐도 마른 체격이었다. 그냥 마른 게 아니라 너무 말랐다 느낌? 물론 지금도 옷 사이즈를 크게 입기 때문에 블랙 계열을 입으면 아직까지 말랐다는 이야기를 듣긴 한다. 근데 그분들은 아마 옷 안에 감춰진 것들을 못 봐서 그럴 것이다. 아무튼 나 역시 그렇게 꽤나 오랜 기간 마른 체형을 유지했었는데 맛있는 것을 즐긴 뒤로, 그러니까 이런저런 조합을 구성해서 먹는 방법을 알게 된 뒤로 살이 찌기 시작했다. 또 그에 맞춰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려고 하고 안 남기려고 하고 배가 불러도 더 먹으려고 하고 그렇게 되더라.
나처럼 체형이 비슷한 사람이 주변에도 한명 있었는데 그 사람 역시 나처럼 살이 찌기 시작했다. 근데 그 사람과 나의 공통점은 어릴 때와 다르게 나이가 들었다는 점일 텐데, 그에 맞춰 둘 다 먹는 것을 좋아하게 되고 이것저것 다양하게 먹게 되고 이전보다 많이 먹는다는 점도 같겠다. 이날 나와 함께 돈까스와 냉모밀 조합을 즐긴 친구와 같은 사람은 아니지만, 그냥 하고 싶은 말은 좀 먹을 줄 아는 사람들이 덩치도 있다 이런 의미가 되겠다. 정답은 아니고 그냥 내 경험상 그렇더라. 아무튼 이날 이 친구와 돌아다니면서 뭘 먹을까 하다가 여기 카츠바 스타필드 고양점이 선택되었다. 이전에 다른 곳들을 좀 둘러보긴 했는데 딱히 구미가 당기는 곳이 없었다. 그러다 여기가 사람도 그냥 적당히 있고 메뉴도 나쁘지 않게 나올 것 같아 픽해봤다. 딱 뭔가 정식적인 식당을 가기엔 둘 다 그 정돈 아니었다. 그렇다고 대충 먹을 것도 아니었고. 아무튼 그렇게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았다.
이 당시만 하더라도 내가 입맛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한 한달 정도 고생할 시즌이었는데 그래서 많이 못 먹는 상태였다. 근데 슬슬 나아지고 있는 느낌? 일단 둘 다 돈까스 메인 메뉴 하나씩 주문하고 냉모밀 하나 시켜서 나눠 먹기로 했다. 근데 대식가인 이 친구는 여기에 공깃밥 하나를 더 추가했다. 이미 조금 더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마 혼자 먹었으면 더 먹었을 텐데 나 때문에 배려를 좀 하지 않았을까 싶다. 뭐 딱히 배려라고 할 것도 없긴 하지만. 그렇게 주문한 메뉴가 나왔고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여기 카츠바의 경우 막 고급 일식집 그런 느낌은 아니다. 그렇다고 하여 김밥천국 이런 느낌도 아니고 그 중간에 위치한 느낌이라고 보면 되겠다. 너무 특별한 것도, 너무 평범한 것도 아닌 그냥 누구나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는 퀄리티랄까. 가격이 그리 비싼 것도 아니고 양도 괜찮게 나오고. 그냥 마음 편하게 들릴 수 있는 가게라 생각하면 되겠다.
냉모밀도 무난 무난했다. 그냥 육수 시원하고 면발 찰지고 양배추와 같은 샐러들이 면발과 함께 톡톡 씹히고. 개인적으로 막 고급스러운 입맛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 전 포스팅했던 미슐랭 이런 식당 냉모밀보다 개인적으로 더 맛있었다. 역시나 입맛은 상대적이고 맛집 포스팅의 경우 정답은 없다. 다만 돈까스는 그런 맛있고 유명한 곳들이 더 푹신푹신하고 부드럽고 바삭하고 맛있긴 했다. 그렇다고 하여 여기 두께를 보면 아시겠지만 대충 나오는 가게는 아니다. 다만 소스부터 해서 좀 평범한 느낌이랄까? 그래도 개인적으로 이런 맛을 선호한다. 솔직히 맛있었다. 잠시 가게 소개를 해보자면 '카츠바는 자연에서 온 신선한 식재료와 독보적인 기술과 레시피를 도입해 만든, 일본의 정통 돈카츠와 우동, 소바, 덮밥, 그리고 트렌디한 메뉴까지 폭넓은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육즙이 살아있는 두툼한 숙성 돈육과 바삭한 생빵가루 튀김, 천연 재료만을 사용한 특제 소스가 어우러진 완벽한 맛의 조화를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역시나 아는 맛이 무섭다고 포스팅하면서 군침이 돈다. 근데 최근에 워낙 기름진 음식들을 많이 먹어서 당분간으 최대한 한식을 메인으로 가져가려고 한다. 그리고 요즘은 아예 세트로 나오는 곳이 많은 것처럼 돈까스와 냉모밀 조합도 꽤나 매력적이다. 뭔가 돈까스 바삭함을 즐기고 그 뒤에 따라오는 느끼함을 냉모밀의 찬 육수가 잡아주는 느낌? 그리고 호로록 호로록 먹는 면발의 재미도 무시 못하고. 개인적으로 이 둘의 조합을 처음 생각해낸 사람이 대단하다 생각한다. 둘의 궁합이 너무 좋다. 그리고 둘 다 와사비와 함께 하면 그 매력이 배가 되니 더 맛있게 즐길 수 있겠다.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돈까스 고급 집을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가 와사비다. 와사비가 나온다는 것은 소스 맛이 아닌 그 음식 본연의 맛과 함께 음미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건 별다른 방어막 없이 음식 본연의 그 자체에 자신 있다는 의미가 되겠다. 소금도 마찬가지고. 근데 요즘은 와사비가 대부분 다 나오는 것 같다.
대식가 친구와 마지막까지 식사를 맛있게 즐겼다. 역시 잘 먹는 친구와 먹으니 모두 남김 없이 먹을 수 있었다. 솔직히 여기서 각자 냉모밀을 하나씩 주문해서 가져갔더라도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뭔가 다 먹고 난 뒤에 배가 엄청 부르기보단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들더라. 딱 디저트 추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배부르게 먹는 것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좋은 것은 아닌데 그래도 그 만족도는 또 다른 의미가 되겠다. 솔직히 소화만 잘되는 체질이었다면 지금보다 더 맛있게 다양하게 이것저것 많이 즐겼겠다. 뭐 물론 요즘도 나쁘지 않게 이것저것 먹고 있긴 한데 가끔 과식을 한 날이면 속이 불편해 고생을 한다. 병원도 종종 다니고. 그래도 여기서 운동도 하면서 더 맛있는 것들을 오랜 기간 즐길 수 있게 잘 관리해야겠다. 소화제 먹는 것이 능사도 아니고. 아는 맛이 무서운 법이라고 뭔가 익숙한 맛을 맛있게 즐기고 싶다면 여기 카츠바 한번 가보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