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화학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깔끔하게 매운 등갈비찜

디프_ 2022. 6. 10. 23:04
이런 기분 좋은 매운맛이면 언제든지 맵찔이도 환영이다

 

이 동네는 거의 먹으러만 오게 되는 것 같다. 오늘 소개할 이 가게를 오기도 하고 근처에 오마카세 가게를 가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일 년에 한 번 정도 오나? 별로 지나가지도 않는 것 같다. 근처까지 오긴 하는데 여기 길이 워낙 복잡하고 골목마다 운전하기 힘들어서 네비게이션도 잘 안내를 안 하는 것 같다. 워낙 길을 몰라 네비게이션만 따라다녀서 가끔 이상한 길로 향하기도 하는데 말이다. 아 오랜만에 연락을 하게 된 친구가 이 근처에 살아서 한번 온 적 있구나. 그 친구가 소개해주는 술집들이 모여있는 곳을 갔었는데 나름 분위기도 좋고 안주도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근데 아마 거기는 역 근처였던 것 같다. 나름 영등포 같은 느낌이 났다. 그보다 덜 복잡하긴 했지만!

아무튼 이 성일식당의 경우 역보다는 좀 먼 곳에 위치하고 있다. 매번 차를 타고 와서 걸어서 얼마나 걸리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기 주차 공간도 별로 없어서 매장 앞에 주차해야 하는데 정말 올 때마다 운 좋게도 자리가 있어서 식사를 할 수 있더라. 만약 차를 타고 여기까지 오는 사람이 없다면 정말 여긴 동네 맛집인 것이다. 왜냐하면 매번 테이블마다 사람이 꽉 차고 브레이크 타임까지 있을 정도로 바쁘고 준비가 필요한 곳인데 차를 타고 오는 사람 없이 다 걸어서 오는 손님들 뿐이니까 말이다. 정말 여기서 소개한 대로 연신내의 명물이 되었나 보다. 뭐 나조차도 이날이 세 번째 방문이었으니까 나름 이제 단골이 되어가는 과정인 건가?

확실히 내가 요즘 맛있다고 느끼는 가게들은 기본에 충실한 것 같다. 이 가게 역시 기본에 충실하다. 일단 동치미. 살얼음은 보이지 않지만 그에 준할 정도로 시원하고 달콤하니 맛있었다. 요즘 동치미를 내어주는 가게가 별로 없는데 이것만으로도 플러스다. 그리고 여기 주문을 해야 했는지 테이블마다 기본으로 하나를 제공해주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메인 메뉴인 매운 등갈비찜이 나오기 전까지 이렇게 메밀전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면 된다. 이것도 역시 기본에 충실하다. 별도로 나온 소스가 매콤한데 거기에 찍어서 같이 먹으면 정말 한판 금방 먹는다. 두께는 얇아도 크기는 큰데 나름 찢어서 먹는 재미가 있다. 이렇게 뭔가 간이 세지 않게 소소하게 속을 달래줄 수 있는 밑반찬들이 꽤나 매력적이었다. 밑반찬은 아닌가?

 

그렇게 먹다 보면 이렇게 여기 시그니처인 메뉴가 나온다. 주문 방식은 뭐 다양한데 곤드레밥이 포함된 세트 메뉴를 대부분 많이 주문하시는 것 같다. 사리도 나오고! 나도 매번 올 때마다 그렇게 주문하고 있다. 솔직히 가성비는 잘 모르겠는데 매운 등갈비찜 메뉴를 파는 가게조차도 별로 없고 여긴 나름 다른 곳과 차별화된 부분이 있어서 여러 번 방문하고 있다. 일단 그중 하나가 맛있는 매운맛이라는 것! 그리고 친절하시다는 것! 여기 꽤나 서비스 응대가 좋다. 막 시끄럽거나 그러면 조용히 음식에 집중하고 싶고 그런데 쾌활하신데 그 에너지가 기분 나쁘지 않고 즐겁다. 이래저래 장사 체질이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에겐 없는 그런 에너지 말이다. 아무튼 음식 외 다른 것들 역시 괜찮은 곳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먹으면 되겠다. 처음에 어느 정도 끓여져 나오기 때문에 아마 바로 먹어도 될 텐데 나처럼 국물을 좀 졸여가며 먹으면 간을 더 세게, 와닿게 먹을 수 있겠다. 먹기 전에 여기 가게 설명을 해야겠다. 다음과 같이 안내되어있다. '매운등갈비찜과 곤드레밥의 맛있는 조화로 연신내의 명물이 된 성일식당. 언제나 바른 마음가짐으로 정직한 식재료를 사용하여 요리하는 청년들의 열정이 느껴지는 대표 맛집입니다. 매운맛은 화학조미료를 절대 사용하지 않으며 오직 고추가루로만 내고 있어 깔끔하고 기분 좋은 매운맛입니다.'라고 말이다. 마지막 줄이 이 가게의 인기 비결이자 핵심 포인트이지 않을까 싶다. 내가 좋아하는 그 매운맛! 개인적으로 캡사이신 매운맛은 정말 먹기도 힘들고 맛있는지도 모르겠더라.

아 그리고 여기 맵기 조절이 가능하다. 매운맛 3단계는 엽기떡볶이 수준으로 여기 성일식당이 제일 자부하는 최고의 맛이라고 한다. 그다음은 2단계 덜 매운맛인데 불닭볶음면 수준이라고 한다. 매운맛이 겁나지만 맛있게 드시고 싶은 분께 추천드린다고. 마지막은 1단계인데 안 매운맛으로 달달한 신라면 수준이라고 한다. 근데 여기 비법 소스 중 중요한 재료가 빠져서 비추라고. 나의 경우 꽤나 맵찔이이기 때문에 올 때마다 안 매운맛으로 먹었던 것 같다. 근데 다음엔 덜 매운맛으로 먹어봐야겠다. 왜냐하면 확실히 달달한 신라면이라고 하니까 마지막에 좀 물리는 그런 맛이 있더라. 아닌가 2단계 먹었었나? 근데 불닭 수준이면 분명히 맵게 느꼈어야 할 텐데 한 번도 느낀 적이 없다. 1단계가 맞겠다.

 

근데 여기가 단순 맛만 있어서 연신내 맛집이 된 것은 아니겠다. 바로 등갈비 양도 꽤나 실하다. 이런 음식을 먹을 때마다 과거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한때 치즈 등갈비가 유행했을 때 치즈는 많아도 고기 먹을 것이 없다는 말이 많았다. 가격은 엄청 비싼데 말이다. 그래서 직접 해 먹는 것이 훨씬 더 가성비가 좋다 뭐다 말이 많았다. 물론 난 해 먹진 않고 유투브만 즐겨봤다. 근데 여기 성일식당의 경우 고기 양도 꽤나 많고 뼈 하나 들고 뜯어먹는 매력이 있다. 살코기가 실하게 잘 붙어있다는 의미겠다. 나름 안정적으로 고기를 가져오시는 업체가 있으시지 않을까 싶다. 매번 올 때마다 퀄리티 부분이 아쉽진 않았다. 물론 위치가 좀 멀어서 자주 못 오긴 하지만. 이 곤드레밥도 나름 별미인데 솔직히 메인 메뉴가 워낙 자극적이고 맛있어서 크게 메리트는 잘 못 느끼겠다.

국물도 너무 맛있고 마지막에 이렇게 라면사리 넣어서 먹으면 또 꽤나 맛있다. 이날은 서비스로 떡을 많이 넣어주셨다. 아마 첫 손님이었나 그래서 이벤트 당첨이 되었나 보다. 근데 생각보다 떡 양이 엄청나게 많아서 결국엔 남겼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도 국물을 졸여가며 끓이는 라면은 신의 한수다. 너무 짭조름하니 맛있었다. 깔끔하게 매운 등갈비찜은 진작에 다 먹었고! 여기 내가 맵기 단계를 낮게 하여 마지막에 좀 달달한 베이스만 남아 살짝 물리긴 했는데 그건 맛이 이상하다기보단 내가 배가 불러와서 그런 것이다. 왜냐하면 그전까진 맛있게 잘 먹었기 때문에! 무엇보다 화학 조미료를 사용한 인위적인 맛이 아니라 좋았다. 미각이 구분은 잘 못하지만 그래도 그런 것은 안다. 깔끔해서 좋았고 장사가 꽤나 잘 되어 오랜 기간 이 자리에 남아있을 것 같다. 조만간 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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