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란주 50년 경력의 비법 육수를 직접 전수받아 내어 주는 샤오바오우육면
개인적으로 요즘 제일 자주 가고 좋아하는 동네를 꼽으라면 마곡이라 말할 수 있겠다. 근데 여길 마곡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나. 발산역 바로 옆에 있어서 그냥 친구들 사이에선 발산이라고 부르고 있다. 아무튼 여길 자주 오는 이유가 다양한데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맛있는 가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근데 많다고만 따지면 그냥 홍대나 강남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차별화가 없을 텐데 여기서 다른 이유가 나온다. 맛있는 가게들은 많은데 대기가 상대적으로 없다는 것이다. 서울을 전체로 봤을 때 이쪽은 거의 끝에 위치해 있고 강남이나 홍대는 들어가는 방향이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더 많을 수밖에 없는데, 발산이나 마곡의 경우 정말 여기가 전부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한산한 것이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유명한 가게가 있으면 여기도 있나 검색해보고 찾아오는 것이다. 분명히 퀄리티는 비슷할 텐데 대기가 없으니 안 올 이유가 없다. 내 교통편도 편하고! 오늘도 그런 가게를 하나 소개해볼까 한다.
바로 샤오바오우육면이라는 곳이다. 여기 전혀 몰랐다. 근데 아는 형이 여길 추천해줬다. 가보라고 말이다. 최근 한국에서 마라탕 열풍이 분지가 1~2년 정도 흘렀다. 어느 유투버의 경우 마라탕만 먹고 채널명까지 마라 어쩌구인데 벌써 구독자가 10만이 다 되어가더라. 그만큼 젊은 층에서 마라 사랑은 대단한 것 같다. 근데 이 형의 경우 한국에서 퍼지기도 전인, 거의 한 6년 전부터 이 맛을 알고 혼자 즐기고 있었다. 그때는 아마 거의 차이나타운이나 이런 곳들 밖에 마라탕 가게들이 별로 없어서 찾아가기도 힘들었다. 갑자기 이 형이 어디 가서 뭐 먹자고 하고 따라갔는데 부천역 근처였고 주차도 힘들어서 살짝 걸어갔었다. 그리고 나름 셀프로 이것저것 집어서 가져와 먹는 것이었는데 나에겐 그 낯선 향이 너무 이질적으로 다가왔다. 매운맛도 그 혀가 알싸한 그런 매운맛이라 낯설기도 하고. 그렇게 한번 먹고 안 먹었는데 최근 그 형과 이야기하면서 돌이켜보니 그게 바로 마라탕이었다. 그때부터 아마 이 시대를 읽고 꾸준히 장사를 했으면 대박 났을 텐데! 이 형의 경우 싱가포르에서 유학생활을 했었기 때문에 그 맛을 알고 있다고 했다.
면지순례 필수 코스가 되어버린 오늘 포스팅하는 가게의 경우 원래는 종로가 원조였나 보다. 거기서부터 생겨서 인기에 힘입어 이렇게 각종 지역에 지점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은데.. 정확하진 않다. 아무튼 간단히 소개를 해보자면, 중국 란주 50년 경력의 비법 육수를 직접 전수받아서 운영하는 란주 정통방식 종각역 맛집 우육면이라고 한다. 모든 면은 수타로 직접 즉석으로 만들어서 제공하고 있으며, 중국 최고 4대 면 중의 하나인 란주라면을 란주에서 직접 전수받아 직접 육수를 끓이고 소고기를 삶아 담백한 맛과 얼큰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중국 사천지방의 마라양념으로 마라륭샤, 마라탕, 마라샹궈, 마라수육 등 마라 요리를 대표로 샤오바오우육면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중식 요리가 준비되어 있다고. 솔직히 여기 마곡 지점의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한산하긴 했지만 그만큼 매니아층이 있었다. 그걸 느낀 이유 중 하나가 혼밥 테이블이 꽤 많았다. 다들 퇴근 전에 혼밥하며 스트레스 풀고 가시는 것 같은데 확실히 매니아층이 있는 분야이긴 했다.
내가 이날 주문한 메뉴는 여기 시그니처인 우육면 하나와 여기 오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또 다른 시그니처인 마쟝면 하나와 그냥 실패가 없을 것 같은 가지만두 하나를 주문했다. 솔직히 꿔바로우에서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그건 어디서든 많이 먹어봤으니 좀 참고 그나마 생소한 가지만두를 픽했다. 가장 먼저 마쟝면이 나왔는데 솔직히 나처럼 이런 특유의 향이나 맛에 생소한 사람의 경우 정말 낯설 수 있다. 여태까지 내가 포스팅해왔던 곳들은 나처럼 무난 무난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곳들이었는데 여긴 어떻게 보면 좀 유니크하고 생소한 장소일 수 있겠다. 근데 그만큼 매니아층이 많아 중독성 또한 확실한 곳이니 내 입맛에 맞는지 안 맞는지 한 번쯤은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혹시 모르지. 본인의 입맛이 여기에 딱 맞아 엄청나게 빠질지 말이다. 이 특유의 매운맛 때문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먹는 사람도 많아 솔직히 막 술이나 담배 등 다른 것들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보다 이렇게 화끈한 맛 즐기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물론 이것 역시 과도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즐기는 사람들 보면 정말 행복하게들 다 잘 드시더라.
그렇게 사진을 찍고 가볍게 먹으려 하다 보니 모든 메뉴가 나와버렸다. 나름 동시에 숙숙 나와 놀랐다. 주문 후 시간이 좀 걸릴 줄 알았는데! 그래도 덕분에 이렇게 항공 샷을 찍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뭔가 부분적으로 찍을 때보다 이렇게 한 번에 찍으면 뿌듯한 그런 뭔가가 있단 말이지. 일단 이런 마라향이라고 해야 하나. 중국 음식에서 오는 그 특유의 향에 취약한 소비자 입장에서 작성하는 후기 글이라는 것 참고해주시면 좋겠다. 매니아분들은 이해 못 하실 부분들이 있으니! 우선 내 경험대로 이야기를 해보자면, 마쟝면의 경우 차가운 베이스였다. 먹기 전까지만 해도 뜨거울 줄 알았는데 차가웠다. 그래서 일단 거기에서 처음 놀랐던 것 같다. 그 외에 가지만두나 우육면의 경우 뜨거운 베이스가 맞아서 식기 전에 이것들부터 먼저 먹기로 했다. 일단 이 중에서 제일 무난했을 것 같은 맛은 가지만두였고 그다음 기대되는 맛이 우육면이었다. 마쟝면의 경우 차가워서 일단 좀 패스하는 기분이 들었달까. 그렇게 순서대로 나름의 기대감을 가지고 먹어봤다. 그래도 종각역 최고의 맛집이라고 하니까!
일단 우육면 국물! 왜 면지순례 필수 코스 중 하나인지 딱 한입 먹자마자 알 수 있었다. 솔직히 향이 아주 좀 있긴 한데 이건 한국인이어도 크게 호불호가 없을 것 같은 깊고 진한, 훌륭한 맛이었다. 그냥 소고기 국물에 좀 알싸한 맛이 첨가되었달까? 근데 그 깊게 우러나오는 맛은 가정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그런 맛이었다. 시원하고 담백하다. 간단히 이 메뉴의 유래를 말씀드리자면, 청나라 광서 황제 때 회족사람인 마보자 선생님이 이 메뉴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신장면의 특징에 깐수성 여러 지방에서 나는 식재료를 넣어 만든 특산음식이라고. 오랜 시간 우려낸 소뼈 육수에 고춧가루, 고추기름 등을 넣어 혀끝을 자극하고 잘게 다진 파, 향채, 무 등의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해 식감을 돋우는 맛있는 육수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내가 앞서 표현하고자 했던 것들이 딱 이런 맛이다. 그 혀끝의 알싸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음식이다. 대게 좀 어색한데 말이다. 특징으로는 탕이 맑고, 무가 하얗고, 고추기름이 불고, 마늘잎이 푸르고, 면이 황색으로 빛난다고 한다. 아무튼 이 프랜차이즈의 경우 이런 정통 방식을 고수하며 만들고 있다고 하니 매니아층은 꼭 한 번쯤은 가볼 필요성이 있겠다.
그리고 가지만두! 솔직히 이게 대박이었다. 아무래도 튀긴 것이기 때문에 크게 호불호 없이 무난할 것이라 예상하긴 했지만 또 이렇게 맛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일단 보시면 안에 내용물이 디테일하게 살아있다. 튀김 껍질만 두툼한 것이 아니라 실하게 내용물이 들어가 있다. 그리고 가지만 들어간 것이 아니라 다진 고기도 함께 들어가 있기 때문에 솔직히 탕수육보다 전혀 못하지가 않다. 오히려 괜찮다. 솔직히 가지튀김 같은 것은 종종 먹어봤어도 이렇게 만두 스타일은 처음이었는데 중국집에선 이 요리가 나오기 힘든가? 왠지 대박 날 것 같은 예감이다. 그만큼 퀄리티 있고 바삭바삭 맛있었다. 만약 고기가 없으면 심심하거나 아쉬웠을 텐데 고기도 들어가 있어 포만감도 있고! 그리고 소스가 굉장히 얕게 발라져 있다. 처음엔 잘못 나온 줄 알고 여쭤봤는데 이게 맞다고 했다. 그래서 간장 톡 찍어 먹으면 그 가지 특유의 향과 함께 식감을 즐기며 먹을 수 있겠다. 다음에도 왠지 꿔바로우 대신에 이 메뉴를 시켜 먹을 것 같을 정도로 훌륭했다.
우육면에 들어가 있는 소고기와 가지만두 안의 내용물을 함께 살펴보시면 되겠다. 하나의 크기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가위로 반을 잘라먹어도 되겠다. 그리고 안이 뜨거우니까 그렇게 먹는 것이 식혀먹기도 도움 되겠고. 그리고 마쟝면의 경우 이날 아쉽게도 제일 아쉬웠다. 아마 뜨거울 것이라 예상했는데 차갑게 와서 첫인상부터 좀 아쉬워서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긴 한데, 그냥 맛 자체도 나에겐 좀 안 맞았다. 뭔가 초장 베이스의 맛이라 설명드리면 괜찮으려나. 그 시큼 새콤한 맛이 나와 맞지 않았다. 배고픈 상태이기도 해서 담백한 맛을 원했는데 새콤하다 보니 좀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근데 면발의 탱탱함이나 재료와 같이 먹었을 때의 조합 등은 다 괜찮았는데 그냥 먹는 것이지 막 와닿진 않았다. 루러우판이라고 고기가 올려진 밥 같은 메뉴가 있는데 마쟝면이 아니라 그걸 시켜서 먹어봤으면 어떨까 싶다. 루러우판의 경우 개인적으로 크게 호불호 없는 메뉴 중 또 하나라 생각한다. 일단 내가 익숙하면 그나마 나은 것이다. 근데 여기 말고 다른 가게에서 루러우판을 먹어본 적이 있는데 제일 괜찮았었다.
체인점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샤오바오우육면 프랜차이즈의 경우 일단 가격이 저렴한 것은 아니다. 한 메뉴당 어느 정도 가격이 있다. 근데 매번 포스팅하면서 말하지만 가격이 어느 정도 있으면 양이 많고 맛있어야 한다. 맛있다고 하더라도 양이 심각하게 적다면 재방문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근데 여길 괜찮게 본 이유는 가격이 어느 정도 있지만 퀄리티가 좋고 양이 많았다는 것이다. 나름 실컷 먹는다고 먹었는데 마지막엔 조금 남았다. 물론 가지만두는 다 먹었던 것 같고 우육면도 국물까지 시원하게 마셨다. 다 먹진 못했지만. 아마 마쟝면이 좀 많이 남아 이런 기억이 남아있는 것 같긴 한데 이건 초보자 입장인 것이고 고수분들은 더 맛있게 잘 즐기시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매니아층의 경우 일반인이 접근하기 힘든 맛을 더 선호하는 것 같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맞으실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고수를 전혀 못 먹는데 여길 소개해준 형의 경우에는 고수를 없어서 못 먹으니까! 아무튼 여태까지 몰랐다가 소개를 받아 면지순례 필수 코스인 가게를 이렇게 다녀오게 됐는데 그 특유의 향과 알싸한 맛 때문에 재방문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근데 또 모르지. 내가 이 매력에 언제 빠져들어 매번 가게 될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