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께서 주문 후 바로 툭툭 음식 내어주시는 군산 무녀도 갈매기 다녀왔어요~
오늘은 이번 군산 여행에서 제일 좋았던 장소를 하나 소개해보고자 한다. 사실 여긴 무조건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할 만한 장소가 그렇게 많지 않았었는데 여기는 정말 다음에도 다시 와보고 싶었고 그러기로 다짐했다. 그런 이유 중 하나가 음식도 음식인데 그냥 이 바다뷰 때문이었다. 물론 피크 때에는 주차도 힘들고 그럴 텐데 내가 갔을 때에는 시간도 이르고 계절도 계절인지라 한산했다. 내가 딱 처음 주차를 하고 자리를 잡았었는데 그 뒤에 한 네 그룹 정도 순서대로 왔었나? 테이블마다 간격도 넓고 어쨌든 야외라 복잡한 기분도 들지 않고 여러모로 좋았다. 물론 저 실내에서 먹어보진 않았다. 한 겨울밤에는 저기 안에 사람들도 차겠지? 어쨌든 바다 앞은 아무것도 안 보이니까 말이다. 그런 것을 고려하면 여긴 해가 떠있는 낮에 오긴 해야겠다. 그래야 여기 메인을 즐길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럼 오늘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 무녀도리에 위치한 가게를 소개해보겠다.
솔직히 외관만 보곤 지금 장사를 하고 계신 것 맞나 싶다. 근데 앞에서 어느 분이 굴이었나 조개를 까고 계셨고 안에선 나름 요리를 하는 소리들이 들려왔다. 그릇 소리라든가 준비하는 그런 것들 말이다. 그래서 안으로 들어왔는데 사장님이 계셨고 주문을 받아주셨다. 메뉴판을 본 뒤에 뭘 먹을까 주문하다가 해물라면 하나와 해물파전 그리고 해물꼬치 중 문어를 택하여 주문했다. 솔직히 여기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근데 그렇게 비싼 것도 잘 모르겠다. 서울 기준으로 판단해서 그런가. 바다 앞이라 원래 조금 저렴한 것이 맞긴 할텐데 그래도 나에겐 여긴 관광지니까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금액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일단 재료가 부실하면 돈이 비싸게 느껴졌을 텐데 이따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재료 내용물도 큼직큼직 훌륭하다. 괜찮았다. 그렇게 실내를 좀 둘러본 뒤 나가서 먹기로 하고 밖으로 나왔다. 나가기 전에 이것저것 챙겨가라고 말씀해주시는데 그렇게 받아가는 물건들의 경우 다 먹고 난 뒤에 다시 반납을 해야 하니 까먹지 않도록 하자. 다 먹고 그릇 가져다 드릴 때 같이 가져오면 되겠다.
바다를 품고 있는 포장마차 군산 무녀도 갈매기 사장님께선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조리를 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재료들은 다 셋팅을 해두시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혼자 하시니 이래저래 사람들이 몰려오면 정신이 없으니 대비를 해두신 것 같다. 그렇게 주문을 하고 밖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기만 뭐해서 사진도 찍고 음식이 나왔나 해서 다시 안으로 들어와 봤다. 아까 주문한 문어꼬치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구워지고 있었다. 솔직히 이 비쥬얼 살리려면 이것저것 막 주문해서 한 번에 구워져야 하는데 손님도 이때는 우리 한 그룹뿐이었고 꼬치도 하나만 주문해서 좀 초라해 보이긴 한다. 근데 꼬치 구이 같은 게 정말 잘 구워야 하는 음식 중 하나기 때문에 사장님께서 나름 손이 많이 나게 잘 구워주셨다. 저게 화력이 세서 겉에만 익고 안에는 안 익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잘 뒤집어가며 구워줘야 한다. 그리고 여기 터줏대감이라고 해야 하나. 댕댕이 한 마리가 저렇게 주변을 어슬렁거렸는데 사람에게 애교 부릴 정도는 아니고 그냥 피하지는 않았다. 검은 개라 무섭긴 한데 나름 순해 보였다.
주문 후 시간이 좀 걸리긴 했는데 나름 요리가 뚝딱해서 나왔다. 사장님께서 손이 빠르신지 나름 다양한 메뉴 주문을 후딱 해주셨다. 따로 벨소리가 울렸는지 기억이 안 나긴 했는데 그냥 겸사겸사 미리 가서 받아온 것 같다. 사람이 많이 몰릴 때에는 좀 정신없을 것 같긴 했다. 아무튼 아까 맡아둔 자리에 앉아 음식을 셋팅하기 시작했다. 와 이때부터 기분이 좀 좋아진 것 같다. 정면을 바라보면 벽이나 뭐 다른 것들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자갈밭과 끝없는 바다가 쭉 펼쳐져 있으니 너무 기분 좋았다. 뭔가 호캉스 온 기분? 사실 호캉스보다 더 좋은 것이긴 한데 막상 떠오르는 장면들이 없네. 아무튼 이렇게 식사를 할 수 있는 포차는 또 처음이었던 것 같아 여기가 더 이색적으로 기억 남는 것 같다. 일단 사진 하나 찍어두고 면이 불기 전에 라면부터 먹어주기로 했다. 바다 앞답게 역시나 해산물로 가득가득한 한상 차림이었다. 아 근데 팁을 하나 드리자면 아무래도 야외 테이블이기 때문에 물티슈나 그런 것으로 한번 닦아주고 앉으시는 것이 좋겠다. 나도 그랬는데 다들 그러시더라.
일단 각각의 비쥬얼은 위와 같다. 지금 다시 봐도 또 먹고 싶어진다. 이게 음식 사진도 은근 배경이 중요한 것이, 이렇게 자연을 담고 있으니 음식이 더 맛있어 보인다.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으면 구도만 이상하게 찍어도 엄청 이상하게 나오는데 말이다. 그래서 내가 풍경이 펼쳐져 있을 때만 사진을 찍는 것이기도 하다. 풍경이 메인이고 내가 그 중간 즈음에 위치했을 때 느낌이 괜찮더라. 물론 여기 티스토리에는 개인 사진을 잘 안 올리긴 하지만! 아무튼 이날 먹었던 위 세가지 요리 중 굳이 순위를 따지자면 문어꼬치가 1위, 해물파전이 2위, 해물라면이 3위겠다. 이것 맛 기준이 아니라 뭔가 감성 영향이 컸던 것 같다. 일단 세가지 다 해산물 팍팍 맛있다는 것은 기본 베이스인데 문어꼬치의 경우 평소 잘 못 먹으다보니까 더 소중하게 느꼈던 것 같고 해물파전 역시 같은 이유에서겠다. 뭔가 파전이 은근 먹기 쉽지 않다. 집에서 그냥 한 끼 식사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라면이야 뭐 하루가 멀다 하고 먹다 보니 재료만 바뀐 것이지 메인은 비슷하니까. 근데 다음에 와도 이 조합으로 시켜서 먹을 것 같긴 하다. 뭔가 필수적인 것들만 시켰달까.
앞서 내가 말한 여기 무녀도 갈매기 가성비는 없을지언정 그 금액들이 아깝지 않았다고 한 이유는 이런 디테일샷에서 나오는 것이겠다. 일단 라면 안에 쭈꾸미부터 게, 새우, 미더덕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각종 해산물이 다 들어가 있다. 사장님께선 다양한 해물이 6~7가지가 들어가 있어 숙취해소에 좋다고 소개를 해주셨는데 정말 그런 해산물에서 나오는 깊은, 시원한 맛이 나긴 한다. 그리고 문어꼬치의 경우 정말 문어 말고 다른 것은 없다. 뭐 튀겨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그 퉁퉁한 식감과 맛을 오로지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소스의 경우 직접 만드신 것은 아닌 것 같긴 한데 저 조합도 괜찮고! 평소 주변에 있으면 계속해서 심심할 때마다 사고 싶은 그런 맛이었다. 김치의 경우는 그냥 무난 무난했다. 조금 더 익었으면 괜찮았을 것 같은? 그리고 파전! 여기 안에도 이렇게 각종 해산물이 다 들어가 있다. 그래서 먹으면서 그냥 바삭바삭한 식감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름 촉촉한 느낌도 받을 수 있다. 겉바속촉까진 아닌데 뭔가 비슷하달까. 간장에 톡 찍어 먹으면 진짜 저게 행복인데. 또 먹고 싶어진다.
라면에 전복도 들어있었구나. 이걸 솔직히 5천 원 받기도 애매하고. 요즘 김밥땡땡만 가도 몇천원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진짜 가성비는 없다고 하더라도 이걸 너무 비싸다 이 느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 근데 금액이나 만족도 이런 것들은 개인 차이가 있으니까! 먹는 중간중간 잊지 않고 눈앞에 펼쳐진 뷰도 즐겨주었다. 정말 이렇게 바다뷰 포장마차는 처음인 것 같은데 너무 좋았다. 그것도 기대도 안 했던 군산에서 말이다. 솔직히 군산 놀러 왔을 때 바다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나름 바다가 매력적인 도시였다. 군산 여행객 중에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다음에 꼭 추천드리고 싶은 코스랄까. 여길 자주 놀러 오는 친구가 있는데 다음에 만나게 되면 알려줘야겠다. 여기 무녀도 갈매기 자리에 앉아 가만히 바다를 보고 있으면 뭐 물에 돌을 튕기고 있는 커플, 사진을 찍는 커플 등등 적당한 소음과 함께 행복한 모습들이 보인다. 그런 것도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는데 한몫하는 것 같다.
아 그리고 해물파전의 경우 두께가 좀 있다. 이게 그래서 이렇게 시키면 2인 이서 부족하거나 살짝 남을 수도 있다. 아마 내 체감으론 이렇게 주문하고 꼬치 하나만 더 시키면 딱 맞을 것 같긴 하다. 파전을 조금 남기더라도 말이다. 은근 두께도 있고 내용물도 실해서 배가 안 차진 않는다. 그리고 간의 경우 나에겐 간장을 찍어 먹을 때가 더 나았다. 워낙 소스를 좋아하기도 하니까. 겉에 적당히 노릇노릇하게 잘 익혀 주셔서 완전 바삭하게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아마 저 겉에 질감부터 그런 바삭함이 느껴지시지 않을까 싶다. 근데 사진을 찍느라 시간을 보냈나, 아니면 음식을 늦게 먹었나 라면 면발이 살짝 불기 시작했다. 처음 나오자마자 더 호로록 먹었어야 했는데 뭐 이래저래 시간을 흘려보냈다. 나름 먼저 먹는다고 먹었는데! 그리고 내 기억 속에 아마 너구리가 들어갔던 것 같긴 한데 매콤하게 신라면 베이스로 들어갔으면 어떨까 싶다. 매운맛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각종 해산물이 들어가니 뭔가 좀 매콤한 스타일의 라면이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귀여운 쭈꾸미. 이런 해산물들을 골라먹는 재미도 있다. 저거 칵테일 새우라고 했었나. 저것도 은근 식감 살아있고. 사실 뭐 통새우면 좋긴 하겠는데 그러면 이 가격이 안 나오거나 더 재료 손질이 힘드시거나 그러겠다. 근데 코스트코 가면 그런 것들 냉동도 있긴 하던데. 뭔가 갑자기 앞서 라면 이야기하다가 다른 이야기로 새버렸다. 나의 경우 그냥 단순 소비자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소리니까 그냥 읽고 넘어가 주시면 되겠다. 그냥 리뷰 느낌으로! 아무튼 이렇게 기대하지 않았던 군산 여행에서 바다를 품고 있는 포장마차 무녀도 갈매기를 만나 정말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다. 원래 식당에서 아무리 길게 있어도 1시간을 안 넘기는 편인데 여기선 자연도 함께 즐긴다고 나름 시간을 많이 흘려보냈다. 바람이 불러 살짝 춥기도 했었는데 다행히 시간을 잘 맞춰와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만약 여기 안 가보신 분들이 있으면 근처 이색적인 마을버스 카페도 있으니 한번 일정 고려해보시면 좋겠다.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