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도 맛있고 분위기도 너무 좋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던 을지로 탭하우스문
유퀴즈에도 나오고 정말 많은 인파가 몰려서 핫했던 신세계 백화점 본관의 외관! 이걸 뭐라고 해야 하지. 공연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조명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린다고 하여 가볼 생각을 하지도 않다가 이날 롯데백화점을 잠시 가기도 해야 했고 여기 명동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을지로에 가고 싶은 가게가 있어서 겸사겸사 온 김에 이렇게 둘러보게 됐다.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적당히 사진을 찍을 수 있을 정도만 있었다. 그래도 아예 못 보나 싶었는데 아직까지 이렇게 진행이 되고 있어서 사진을 찍고 돌아올 수 있었다. 아마 이렇게 올해 빵 터졌으니 이제 매년 이런 식으로 공연이 펼쳐질 것 같은데 내년엔 조금 일찍 와볼까? 근데 사진을 찍기가 좀 애매한 구조긴 해서 잘 찍으시는 분들이 대단한 것 같다. 그렇게 거의 관광지 찍고 오듯이 가볍게 둘러본 뒤에 다시 내 갈 길을 갔다.
오늘 소개할 곳은 을지로에 위치한 탭하우스문이라는 곳이다. 아는 동생들을 만나 우연히 가게 되었는데 진짜 분위기가 좋고 내 스타일이었다. 테이블도 많지 않아 복잡하지도 않고 적당한 소음에 그냥 메뉴도 퀄리티 있고 조명도 좋고 모든 것이 완벽하달까? 아마 이런 곳은 오랜만에 방문한 것 같다. 그런데 그런 것을 다 떠나서라도 인생 와인을 발견하게 해 준 곳이다. 솔직히 술은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뭐 실제로도 그렇지만, 아무튼 소주는 평생 내가 원해서 마실 일은 없을 것 같고 그나마 맥주는 생맥주나 스텔라 정도를 선호한다. 생맥주는 그래도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마시니까! 그리고 칵테일이나 이런 것은 애들이랑 놀 때나 마시긴 하는데 뭐 요즘은 나가기가 힘드니까 그렇게 논지도 2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이렇게 장황하게 말한 이유 중 하나는 나에게 와인도 그랬다. 와인의 경우 그 맛이 좋다는 포르투갈까지 가서 와인투어까지 하면서 정말 몇십 가지의 종류를 마셔보기도 했는데 다 나에겐 너무 쓰고 향이 강하고 부담스러웠다. 근데 이날 동생의 추천에 따라 하나를 마셔봤는데 달달하니 완전 내 스타일이었고 그렇게 바로 일주일도 안돼서 제대로 마셔보고자 재방문하게 되었다.
일단 여기 별도 예약 시스템이 있는진 모르겠다. 근데 딱 두번 와봤는데 단골 손님, 매니아층이 많이 오시는 것 같다. 아마 딱 분위기가 그렇다. 위치도 좁은 계단을 통해 올라와야 하는데 알지 않고서는 찾아오기 힘든 느낌이랄까. 그렇게 계단을 오르면 이렇게 약간은 넓은 실내 내부가 펼쳐지는데 그게 또 묘한 매력이 있다. 평소 루프탑도 하시는 것 같은데 난 추운 계절에 방문했기 때문에 여전히 하시는진 모르겠다. 두 번 다 이렇게 실내에서만 머물렀었다. 그리고 여기 이색적인 요소 하나가 또 있었는데 바로 멍멍이 시아가 홍보팀장으로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이 댕댕이 때문에 오시는 손님도 많으신 것 같다. 오면 인사하시고 얘도 자주 오는 사람은 아는 것인지 원래 사람들이 있는 테이블까지 안 오는데 거기까지 와서 냄새도 맡고 그러더라. 올라오는 길에 간략한 정보가 있다. 몇 살인지, 성별은 어떻게 되는지, 성격은 어떻게 되는지 등등 말이다. 한번 읽어보시고 가게 안으로 들어오시는 것도 좋겠다. 근데 사실 여기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다. 막 활개 치고 돌아다니는 아이도 아니고 상당히 순하고 그냥 착한 아이 같아서 굳이 강아지 무서워하신다고 안 오실 필요는 없어 보인다. 주인 분들이 알아서 잘 케어해주신다.
인테리어 분위기 괜찮지 않나? 정말 오래간만에 이런 곳을 찾았다. 요즘은 밝은 곳들이 워낙 많아서, 개인적으로 술을 마시면 얼굴부터 해서 몸까지 빨개지는 편이기 때문에 어두운 곳을 선호하는데 여긴 내 빨개진 얼굴이 드러나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고 좋았다. 솔직히 술집은 이런 조명도 한몫하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약간은 어두운 것이 잘 맞는 것 같다. 그렇게 메뉴판을 살펴보기 시작했고 한번 와봤다고 나름 고르는 시간이 빨라졌다. 일단 을지로 와인바 탭하우스문의 경우 잔은 판매하지 않고 다 병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래서 2인이 오면 한 병을 다 마셔야 하는데 그만큼 오래 머무르거나 다 마시기 약간은 힘들거나 그럴 수 있겠다. 솔직히 와인 가볍게 한입씩 먹어본 경험은 많은데 다 맛이 없어서 그러고 안 마시다가 여기선 너무 맛있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렇게 여러 잔을 마셔봤는데 은근 양이 되긴 되더라. 뭐 잘 마시는 분들에겐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그랬다. 내가 꽂힌 와인은 달달한 계열인 모스카토 화이트와인 계열이다. 동생이 이쪽이 원래 달달한 베이스라고 어딜 가서든 모스카토 쪽으로 주문하면 나에게 맞을 것이라 말해주었다. 도수도 상대적으로 낮고 괜찮더라.
홍보팀장 시아의 모습! 밥을 먹을 때 찍었는데 뭐 저쪽에 사람이 올 때는 또 어디로 들여놓으시는 것 같다. 다시 먹는 이야기로 돌아오면, 개인적으로 커피도 생전 못 마시다가 모카, 연유 베이스의 달달한 커피 맛에 빠졌었다. 근데 카페인이 또 맞지 않아 못 마시다가 디카페인 계열을 선택하게 되었고 여전히 잘 즐기도 있다. 맥주도 생맥주 위주로 가끔 마시고 있고 이젠 와인까지도 달달한 베이스로 하나 취향에 맞는 것을 찾게 되었다. 솔직히 음식은 그렇게 달게 안 마시는 편인데 탄산부터해서 마시는 것들은 단 것들이 좋은가보다. 왜 그렇지? 처음 동생들이랑 왔을 때 그 친구들은 술을 잘 마시다 보니 이렇게 달달한 계열보다 조금 쓴맛이 나는, 도수가 높은 레드 와인 계열을 원했고 그렇게 마셨는데 개인적으론 너무 세서 마시지 못했었다. 아마 그래서 이렇게 바로 온 것 같긴 한데 아무튼 인생 와인을 찾긴 찾았다. 나처럼 술이 약하신 분들인데 음료수처럼 가볍고 달달한 것을 원하시면 한번 도전해보시면 좋겠다. 그리고 안주도 주문해야 했는데 여긴 딱 2차 감성이다. 1차로 오기엔 배가 좀 부족할 수도 있겠다. 물론 미트볼 메뉴를 시키면 괜찮긴 한데 그런 것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2차가 더 어울리는 장소다.
그렇게 주문한 모스카토 화이트와인이 나왔고 별도 안주용으로 주문한 곶감말이가 나왔다. 반건시 곶감 안에 카라멜리제한 호두와 고소한 버터를 넣으셨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앞서 2차로 와야 좋다고 말한 이유는 내가 여기 식사도 같이 하려고 1차로 와서 이미 경험을 해봤기 때문이겠다. 솔직히 내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먹어보고 싶다는 여론에 의해 주문하게 됐는데 역시나 입맛엔 좀 맞지 않았다. 근데 아마 이런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딱인 안주이지 않을까 싶긴 했다. 개인적으로 뭐 이날 거의 인생 태어나서 와인을 처음 마셔본 것이긴 하니까 말이다. 잘 모른다. 그래도 견과류는 짭조름하니 맛있었고 저거 감 껍질 말린 것이라고 해야 하나? 저거 너무 맛있었다. 오히려 메인보다 저게 더 좋았던 것 같다. 팝콘의 경우 다 먹고 리필이 가능했다. 그래서 한번 더 먹었던 것 같다. 사실 어디 가서 저렇게 기본 뻥튀기 이런 것 손을 잘 안 대는 편인데 여기선 어쩔 수 없었다. 조합이 너무 좋더라.
내 입맛엔 맞지 않더라도 그래도 먹을 것은 잘 먹었다. 아마 곶감이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것은 이날 여기서 처음 먹어본 것 같다. 첫날 여기 을지로 와인바 탭하우스문을 왔었을 때 주문했던 메뉴가 미트볼 로제 스튜와 허니 치플레 치킨&구운 로메인 샐러드, 그리고 명란 크림 떡볶이였다. 이 중에서 제일 베스트는 미트볼 로제 스튜였다. 모짜렐라 치즈를 넣은 수제 미트볼과 약간 매콤한 토마토&크림소스에 콘낄리에(파스타면)을 넣어서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양도 제일 괜찮았고 미트볼 식감이 진짜 최고였다. 수제임이 느껴지는 부드러움이랄까. 그래서 이날도 그걸 시킬까 했는데 먹어본 것 말고 안 먹어본 것을 먹어보자고 하여 다 안 먹어본 것을 주문하였다. 그다음은 치킨도 괜찮았고 명란 크림 떡볶이도 괜찮았다. 두 개의 레벨은 비슷했던 것 같다. 아무튼 배를 채우고자 하면 저런 메뉴를 주문하면 되겠고 2차로 왔을 땐 내가 이날 주문한 베이스로 주문하면 되겠다. 감바스 알 아히요와 곶감말이 말이다. 뭔가 배를 채운다기보단 정말 한잔에 한입씩 먹기 좋은 구성이다. 그래서 원래 하나 더 시킬까 하다가 참긴 했는데 마시고 먹다 보니 배가 차긴 했다. 둘이서 한 병을 원래 먹나..? 잘 모르겠다. 잘 아시는 분들은 알려주시면 좋겠다.
그다음 감바스 알 아히요가 나왔다. 처음 나오기 전에 여기 어떻게 나오는지 여쭤봤었다. 어디서 먹었을 때 정말 양은 엄청 적은데 비싸기만 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실질적으로 스페인 가서는 별로 먹어보지도 않았으면서 한국에서 이렇게 종종 먹고 있다. 근데 매력 있다. 일단 내가 조금 좋아하는 짠맛 느낌이 나기도 하고 오일리 하기도 하고 아무튼 중독성 있는 그런 맛이다. 그리고 맛 자체가 내가 이날 주문한 달달한 모스카토 라인과도 좀 잘 어울려서 더 괜찮았던 것 같다. 근데 확실히 거의 대부분의 메뉴를 먹어본 결과 개인적으로 여기 원탑은 미트볼 로제 스튜인 것 같다. 뭔가 거기선 여기만의 개성과 색깔이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근데 이 감바스 알 아히요의 경우 솔직히 그런 부분은 잘 모르겠더라. 재료들이 실하긴 하는데 뭔가 맛은 너무 무난하거나 평범하거나 그랬다. 장점을 딱히 못 느꼈달까. 근데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러면 내가 여길 이렇게 또 오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다음에도 또 올 예정이다. 물론 가성비는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긴 하다.
솔직히 술을 전혀 모르는 입장에서 이게 가격이 도대체 어떤 식으로 책정이 되는지 모르겠다. 소주도 그렇고 맥주도 그렇고 보드카나 샴페인 같은 것들도 그렇고 와인까지도 그렇고! 이게 대형마트나 그런 곳에서 사면 상당히 저렴하다. 와인의 경우 대표적으로 괜찮고 유명한 것이더라도 1~2만 원 혹은 3만 원선 이내로 구매가 많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매장에 오면 기본적으로 4~5만 원은 하니까! 물론 같은 술이라고 하더라도 장소에 따라 몇십만 원에 판매되기도 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건 정말 모르겠다. 솔직히 내 입장에서 술 좋아하며 그런 장소에서 마시는 것이 아니라 집이나 어디 놀러 가서 제대로 마실 것 같은데 또 그게 그 감성이 아닌가? 만약 누군가 나에게 호캉스 가나 집에서 쉬나 똑같은데 호캉스 왜 가냐고 물어본다면, 그렇게 이해를 하면 내가 좀 와닿으려나? 정말 이렇게 모든 것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최대한 말을 조심하라고 하는 것이 서로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판단하는 기준도 달라 받아들이는 부분도 다르다는 것이다. 선의라고 하더라도 오해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갑자기 이상한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또 술 가격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해석을 해버렸다. 언제 한번 이런 말들 모아놓고 보고 싶단 말이지.
아 근데 이날 확실히 정신없긴 했다. 처음에 댕댕이가 나에게 애교 부리러 오는 것은 아니지만 멀리서 보기만 한다고 쳐다보다가 정신없고, 메뉴 고른다고 하고 정신없고 여기 분위기 즐긴다고 시간 없고, 또 메뉴가 나온 뒤엔 맛보고 와인의 경우 저번에 다 못 마신 것 실컷 마시자고 정신없어서 사진을 잘 못 찍었다. 많이 못 찍었다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안 하고 찍었다. 안주와 함께 와인잔 들고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썸네일 할만한 것이 없네. 갑자기 그게 너무 아쉬워진다. 그래도 이날 와인이 메인이니까 살려두고. 아무튼 메뉴와 함께 계속해서 와인을 홀짝였다. 이게 와인이 참 신기한 것이, 아무리 도수가 약하고 달달한 베이스라고 하더라도 음료수처럼 시원하게 벌컥벌컥 마시진 못하겠더라. 나름 술이긴 술인가 보다. 그래서 시간을 오래 보낼 수 있어 좋았다. 원래 생맥주 마시더라도 메인 메뉴 실컷 먹고 나름 벌컥벌컥 마셔서 거의 1시간 이내에 가게를 나오는 편인데 이날은 한 병이라 그런지 몰라도 거의 2시간 정도 머무르다 나왔다. 그래서 안주를 하나 더 시킬까 고민까지도 한 것인데 아무튼 천천히 즐길 수 있는 술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너무 맛있었던 달달한 감 껍질 맞나. 아무튼 저것도 먹고 곶감말이도 꾸준히 먹고 통통한 감바스 새우도 먹고 팝콘도 먹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솔직히 오늘 포스팅 주제가 나랑 정말 어색한 분야 중 하나이기 때문에 뭐라고 적었는지도 모르겠다. 비교 대상도 딱히 없고. 그냥 하고 싶은 말은 와인의 본고장 포르투갈까지 가서 와인투어를 하면서 거의 반나절 동안 수십 가지 맛을 즐겼음에도 입맛에 맞는 맛을 찾지 못했었는데 여기 서울에 와서 우연히 동생들이랑 갔던 가게에서 찾았다는 것, 그것이다. 사람들이 도대체 이 맛을 즐기면서 뭐가 sweet 하다는 것인지 몰랐는데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이게 달달한 술이 있구나. 물론 누군가에겐 이게 또 도수도 낮고 그래서 음료수일 순 있겠는데 적어도 내 입장에선 그랬다. 얼굴도 빨개지고 그런 것을 보면 술이 맞긴 하던데. 아무튼 2시간 정도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방문하게 될 것 같다. 자주 올 것 같은 그런 매력적인 장소다. 아마 여기 소개팅 장소로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