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감정에 대한 이야기

기분이 울적할 땐 어떻게 해야할까?

디프_ 2022. 1. 2. 14:17

제목 그대로다. 오늘은 일상 글을 하나 쓰고 싶었고 뭘 쓸까 하다가 지금 친구들에게 카톡으로 물어볼 내용을 그냥 포스팅으로 대체하고자 한다. 어차피 친구들 내 물음을 귀찮아할 것이 뻔하고 쓸데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글로나 남겨봐야지. 뭐 어차피 이따 나가면서 전화하여 한번 더 물어보긴 할 테지만! 나도 뭐 딱히 답을 기대한 것은 아니다. 그냥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이지.

 

아무튼 지금 기분이 그냥 울적하다. 우울과는 거리가 꽤 먼, 그냥 약간 센치한 상태라고 보면 되겠다. 딱히 슬픈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분이 안 좋을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가끔 이런다. 이런 기분을 느낀 지가 꽤 됐다. 아마 올해부터였나? 분명히 예전엔 못 느껴봤던 그런 감정 상태다. 그래서 한동안은 어떻게 이걸 날려 보내나, 해결해야 하나 고민도 했었다.

예전엔 이런 감정을 못 느껴봤다고 확신하는 이유 중 하나가 그냥 내가 너무 많이 변해버렸다. 최근에 힘든 일이 있어서 친구에게 이것저것 말했는데 그 친구가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왜 이렇게 약해졌냐고' 말이다. 그 말을 듣고 뭔가 띵했다. 예전엔 그냥 혼자 쌓아두고 혼자 해결하고 나아질 때까지 기다렸다. 근데 언제부턴가 조금이라도 힘들면 고민 상담이라는 명목 하에 주변에 털어두기 시작했고 그게 나의 달라진 점이었다.

 

장단점이 있었다. 친구들은 그냥 조언만 해줄 뿐 결정은 내가 한다. 그냥 그 순간의 답답함만 해결된다. 근데 그것만으로도 그 상태에는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나의 선택에 큰 도움이 되더라. 그리고 이젠 애초에 예전처럼 입 꾹 닫고 나 혼자 고민하고 해결하던 때로 돌아갈 수가 없을 것 같다. 정말 너무 힘들게 느껴지고 버겁더라. 왜 변하게 됐는지 뭐 때문인진 나도 모른다.

약해진 것은 싫지만 그렇다고 하여 예전처럼 정말 바늘로 찔러도 피 하나 안 나올 때처럼 돌아갈 자신도 없다. 이제 정말 친구 말대로 어느정도 나약해지긴 한 것 같다. 여기서 나약이라 함은 내 의지나 그런 부분이 아니고 예전엔 이성이 전부였다면 지금은 감성이 어느 정도 올라온 것 같다. 굳이 수치로 나누자면 예전 이성 9, 감정 1이라면 지금은 감정 7, 이성 3 정도? 뭔가 이상하긴 한데 내가 느낀 바는 그렇다.

 

요즘 mbti가 유행인데 인터넷으로 한 것이 아니고 심리 상담을 하는 곳에서 2시간 정도에 걸쳐 정식으로 검사를 받아봤다. 앞에 e가 51, i가 49가 나왔다. 그 뒤에는 명확히 나왔다. 이것으로 본바 예전엔 분명히 e 기질이 강했는데 나이가 들어가고 바뀌어 가면서 i가 높아져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실제로 지금 내 상태도 그렇고! 이것 역시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하나만 말하자면 상대방이 어떻든 대화를 하는데에 어려움을 못 느끼는 편이다. 깊이로 들어가면 부족하겠지만 그런 전문적인 이야길 할 시간은 은근 없고 그냥 수다나 떠는 것이기 때문에 나름 그 상황을 잘 맞춰 넘어간다.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작성하다보니 자꾸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샌다. 그래서 이 울적한 기분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해결 방법은 모르겠다. 방법 중 하나가 이따 오후에 아는 형과 저녁을 먹는 약속이 있는데 그걸 나가는 순간부터 이 감정이 없어지겠다. 내가 생각하는 바로는 그렇다. 자꾸 이런 고민을 많이 하게 되어 생각해봤는데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시간적 여유가 많아져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질 때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피곤해서 그냥 누워있는 것과는 다르다. 몸과 정신이 모두 멀쩡한데 아무것도 하기 싫어 그냥 멍 때리는 그럴 때 말이다.

 

누군가는 그렇게라도 쉬어야 한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그렇게 있으면 괜히 답답해서 미칠 것 같다. 근데 그럴 때에 또 뭔가를 할 에너지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블로그를 한다던가 운동을 한다던가 아니면 잠이라도 잔다던가 그렇게 해야 하는데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핸드폰만 만지작 거렸다가 자려고 해 봤다가 다시 핸드폰 만지작 거렸다가 생각하다가 뭐 그런다. 그렇게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뇌에서 너 할 일 줘야겠다 이러는 것인지 우울한 감정을 가지고 오더라. 그냥 지금 적으면서 내가 혼자 한번 회상해봤다. 매번 이런 것은 아니겠지.

아무튼 저런 감정 상태가 올 때마다 힘듦을 느끼고 있다. 나름 해결법도 알긴 알겠는데 저렇게 한심한 상태에 빠지게 되면 정말 그 한심함을 유지하기 위해 나도 모르게 노력하게 된다. 그래서 아예 시작이 되기 전에 바쁘게 사는 방법을 터득해야 하고 움직여야겠다. 그래서 새해부터는 운동을 해야겠다. 정말 올해 운동 다녀야지하고 이것저것 많이 알아봤다. 그래서 그나마 배운 게 골프긴 한데 생각보다 흥미가 오래 유지되진 않더라. 주변에 배우는 사람도 아직 없고!

 

그리고 개인적으로 좀 정체된 운동보다 몸을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어렸을 때 했던 태권도나 집 앞으로 좀 다녀볼까 싶다. 예전에 여기 다니려고 전화로 물어봤었는데 정식적인 성인반은 아닌데 뭔가 있다고 하시긴 하셔서 한번 와보라고 하셨던 것이 기억난다. 차라리 막 정식적인 체육관보다 이렇게 소소하게 배우고 싶은 마음도 있다. 일단 가볍게 몸이라도 풀어야 할 것 같아서! 지금 몸이 너무 무겁고 유연성도 많이 떨어지고 그렇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몸은 가벼워져야 하는데 흘러가는 시간에 맞게 무거워지고만 있어서 일단 이 변화부터 꾀해보고자 한다. 정말 오랜만에 헛소리 잘 떠들었다. 1월의 일상은 더 행복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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