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삼겹살 이 알싸함이 너무 매력적이잖아?
요즘은 같은 고기라고 하더라도 정말 맛을 표현하는 방식이 가게마다 다르다. 일반적인 가게들마다 다르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 맛집마다 여기가 왜 맛집인지 그 포인트가 다르다. 뭐 서울에서 흑돼지를 팔기도 하고 목살을 정말 부드럽게 팔기도 하고 숙성 과정을 독특하게 가져가기도 하고. 그 방식이 정말 다양한 것 같다. 소비자 입장에서 정말 10년 전보다 또는 5년 전보다 정말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좋은 것 같다. 그만큼 자영업 경쟁은 심해져 가는 것이겠지만.. TV 솔루션 프로그램들도 이런 먹거리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기도 하다. 아무래도 요즘은 동영상으로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다 보니까! 뭐 쓸데없는 이야기를 조금 하게 됐는데 오늘 소개할 가게 역시 일반적인 메뉴를 팔지만 나름 하나의 컨셉을 가져갔고 그래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런 곳이다.
마포구에 위치한 육선생이라는 곳이다. 역 근처에 있고 그 먹자 골목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여기 근처에 은근 맛집들이 모여있는데 갈매기 파는 곳도 굉장히 맛있다. 친구랑 우연히 먹고 나서 2~3번 연속적으로 방문한 기억이 있다. 안 그래도 이날 여기 오고 나서 조만간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올해 안에 한번 가보긴 해야겠다. 아무튼 여기가 직장촌이긴 해도 직장촌이 무조건 평일에 장사가 잘 되리라는 법은 없다. 근데 여기 대기가 있었다. 솔직히 뭐 번화가도 아닌데. 그래서 짧은 시간 기다렸고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다. 근데 좀 앉기 전에 살짝 문제가 있었다. 요즘 같은 상황에 아무리 붐비고 정신없다고 하더라도 위생적인 부분이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는데 자리를 옮기시는 테이블이 있어 그 자리에 바로 앉게 됐다. 근데 음식에 아무리 손이 닿지 않았더라도 조금 걸리는 부분이 있어 새로 요청을 하였었는데 사장님께서 흔쾌히 해주셨다. 내가 좀 까다롭긴 한데 그래도 뭔가 찝찝한 것보단 장기적으로 낫다고 생각했다.
평일에도 자리 꽉 차버리게 만드는 여기의 포인트는 바로 미나리 삼겹살 메뉴다. 솔직히 삼겹살 그 자체는 흔할 수 있다. 당장 주변에만 바라봐도 고깃집이 엄청나게 많으니 말이다. 근데 여기 미나리라는 굉장히 독특한 재료가 들어간다. 솔직히 독특하지도 않다. 집에서 먹기만 힘들지 버섯칼국수라고 유명한 프랜차이즈에 대표적으로 나오기도 하고 요즘은 종종 고깃집에서 이렇게 제공하기도 한다. 다만 아직 막 활성화되진 않았고. 근데 여긴 이 재료로 손님들의 주목을 이끌고 있었다. 나 역시 이것 때문에 여기 이날 방문했던 것이다. 근데 이렇게 인기가 많은 것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일하시는 분들이 나름 효율적으로 바쁘게 움직이고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테이블이 나름 많은 편이다 보니 일부 놓치시는 것들이 있었다. 사실 통 삼겹을 시킨 것이 아니라 일반을 시켰었는데 이렇게 통으로 왔다. 근데 뭐 그냥 먹었다. 어차피 맛 차이는 크지 않을 테니!
그리고 냉면을 하나 시켰다. 임실치즈구이부터 뭐 이것저것 기타로 먹을만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긴 했는데 이 날따라 그냥 냉면이 당겼다. 뜨끈뜨끈한 고기 한점 먹고 시원하게 냉면 먹으면 그 조합이 괜찮을 것 같았다. 워낙 정신이 없다 보니 나오는 순서가 깔끔하진 않았지만 기본적인 밑반찬도 훌륭하고 정신없는 와중에 질서가 있어서 소비자 입장에서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파채부터 명이나물에다가 절임배추, 마늘, 와사비, 상추쌈, 두부와 김치, 소금, 쌈장까지 기본적으로 나오는 것들 조합이나 퀄리티가 상당했다. 그리고 이것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길 방문하게 만든, 오늘 포스팅을 하게 만든 채소도 있고. 고기는 생으로 나와 먹기 전까지 알아서 구워주시고 먹기 좋게 잘라주시니 편했다. 그래서 더욱 바쁘신 것 같다. 그렇다고 하여 피크 시간만 고려해 인력을 늘릴 수도 없으니 어쩔 수 없이 고생하시는 것 아닐까 싶다. 그래도 뭐 장사가 잘된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것이니!
근데 잘 되는 곳들은 가면 확실히 느낌이 오는데 여기 마포 육선생 미나리 삼겹살 가게는 딱 그런 느낌이 온다. 일단 밑반찬 구성도 좋고 퀄리티도 좋은데 단순 고기만 파는 것도 아니고 그 합도 신경 쓰고 멜젓이라고 하나. 저것도 있고. 솔직히 개인적으로 입맛에 맞지 않아 먹진 못하지만 그냥 이런 구성 자체를 좋아하는 손님들이 많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평일에 자리가 꽉 차서 대기가 발생하지. 아무래도 가게 특성상 회전율이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그래서 다 먹고 나올 때까지도 거의 모든 자리가 꽉 차 있었다. 대기가 발생한 것은 아닌데 나가는 족족 들어온달까. 그것은 좀 신기했다. 아무리 요즘 좀 활성화가 됐다고 하더라도 여기 입지가 그렇게 좋았나 싶은 생각도 들고! 뭐 식당에 맛있어서 오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고기를 구워주시던 사장님께서 이제 먹어도 된다고 그릇 위에 올려주셨고 본격적으로 먹방을 찍기 시작했다. 일단 기본적으로 삼겹살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 고기만 먹어봤다. 역시나 두께가 있다 보니 식감이 살아있었는데 그만큼의 육즙도 보관하고 있었다. 맛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기본으로 된장찌개가 나오는데 안 그래도 주문할까 싶어 여쭤봤다. 다른 테이블에 다 나오길래 기본으로 나오는 것이 있냐고 말이다. 그랬더니 있다고 하셔서 추가 주문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 뜨끈뜨끈한 국물도 떠먹고 시원한 냉면도 먹어주고 고기도 같이 나온 밑반찬인 명이나물과 함께 먹기도 하고 소금에 찍어먹기도 하고 그랬다. 마늘의 경우 그냥 불판 위에 올려서 쌈장에 찍어먹고! 다양하게 손이 이곳저곳 움직일 수 있어 좋았다. 사람이 많아 정신없기도 했지만 내가 배가 고파서 손이 바빠 정신없기도 했다.
갑자기 포스팅 작성하면서 군침이 도네. 그리고 여기 백김치도 나중에 함께 올려주시는데 이게 완전 별미였다. 솔직히 백김치가 이 조합에 어울릴 것이라 생각도 못했는데, 김치를 알맞게 잘 담가주신 것인지 고기랑 같이 먹자마자 그 느끼함을 싹 잡아줌과 동시에 그 특유의 산뜻한 맛으로 입 안을 리프레쉬 해줬다. 솔직히 표현이 좀 거창하긴 한데 딱 이 느낌이 들었다. 전혀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래서 알싸한 매력이 있는 미나리 야채와도 조합이 괜찮다 생각했다. 역시 맛있는덴 이유가 있다니까. 물론 고기 자체의 퀄리티도 단연 좋아 보였다. 솔직히 내가 이런 것을 잘 구분 못하는 편이긴 하지만 일단 두께가 두꺼운데 질기다거나 그런 부분 없이 부드럽게 잘 넘어가니 그것만으로도 합격이었다. 물론 사장님께서 먹기 좋게 잘 구워주신 것도 있겠다.
그리고 두부도 구워서 먹어봤다. 솔직히 이거 구운 두부 쌈장에 찍어먹으면 그게 또 꿀맛이다. 근데 고기 많이 먹을 땐 웬만하면 피해야 한다. 포만감이 장난 아니기 때문에! 고기는 계속해서 먹었다. 공깃밥을 하나 주문해서 같이 먹었었는데 그냥 고기 1인분을 더 먹어볼걸 그랬다. 항정살 먹어보고 싶었는데! 뭐 그래도 다음에 오면 되니까. 아 그리고 고기를 드시는 분들 중에 그 특유의 느끼함을 잘 못 참는 분들이 계시다. 난 아직 개인적으로 잘 못 느꼈는데 그런 사람들이 있더라. 그럴 경우 통이 아니라 기본을 시키면 그런 맛이 좀 덜하지 않을까 싶다. 애초에 통 자체가 그 기름 육즙을 즐기고 두께 있는 식감을 즐기는 것이다 보니 어쩔 수 없겠다. 근데 그런 맛이 요즘 맛집 트렌드가 되었고 유명한 곳들을 가면 대부분 이렇게 통으로 판매를 하고 있긴 하다. 이상한 것은 아니다.
추가로 1인분을 더 못 먹어서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맛있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된장찌개까지 나와서 더 베스트였던 것 같다. 고기는 처음 봤을 때 양이 적게 보이긴 하지만 역시나 두께가 있기 때문에 먹다 보면 배가 차긴 찬다. 물론 진짜 배고픈 상태에서 정식적으로 먹으면 2인 이서 기본 3인분은 먹어야 할 것 같긴 하다. 우린 냉면과 밥도 시켜서 2인분이면 괜찮았던 것이지만! 아무튼 여기 마포 육선생, 평일에도 자리가 꽉 차고 대기가 생길 정도로 맛집이지만 그게 정당하다 느껴진 그런 곳이었다. 아무리 미나리 삼겹살 조합이 요즘 인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가게가 그렇게 판다고 인기가 있진 않을 것이다. 근데 여기 가성빈 모르겠지만 밑반찬 퀄리티도 좋고 고기도 다 직접 구워주시고 그렇다고 하여 양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보니 이래저래 장점들이 많은 가게다. 맛있게 나름 가볍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