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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쯤이면 생각나는 팥칼국수 든든하게 먹고 왔어요

디프_ 2021. 11. 29. 19:30
겨울엔 먹어줘야 하는 팥칼국수

자주 가는 가게에 오랜만에 방문했다. 사실 여기에 오면 무조건 바지락 칼국수에다가 우렁무침보쌈을 먹어줘야 하는데 이날은 입맛이 그렇지 않기도 했고 헤비하게 먹을 생각이 없었다. 저렇게 먹으면 2인이면 무조건 배 터지게 먹어야 한다. 대부분 많이 먹는다고 해도 남은 것 같다. 그렇다고 하여 3인이 먹기엔 다소 양이 부족한데 뭐 칼국수 같은 것을 시키면 딱 맞긴 하다. 아무튼 오늘은 저 메인이 아닌 다른 것들을 가볍게 먹고 싶었고 딱히 먹을 것을 정하고 방문한 것은 아니지만 그냥 대충 메뉴판에 보이는 면 요리 하나를 주문하려고 했다. 그러다 딱 구미가 당기는 메뉴를 발견하게 됐고 이렇게 포스팅을 해볼까 한다.

 

먼저 요리가 나오기 전에 입맛을 돋궈줄 겉절이 김치! 점심 시간대에 온 것은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 역시나 사람이 많았다. 배민 주문도 몰려오고 오프라인 매장도 거의 꽉 차니 주방이 정말 바빠 보였다. 그래도 그 와중에 메뉴들이 빠릿빠릿하게 나오긴 했다. 역시 경험과 전문성이 중요한 것 같다. 겉절이를 하나둘씩 먹으면서 메인 메뉴가 나오길 기다렸다. 막 자극적인 맛은 아니더라도 심심하니 맛이 괜찮았다. 이런 요리들엔 오히려 간이 세면 본연의 맛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일부러 김치 맛 조절을 그렇게 하신 것 같았다. 그리고 주문한 바지락 칼국수가 나왔다. 여기는 확실히 비쥬얼이 압도적이다. 푸짐하게 들어간다. 그에 비하면 가격은 적정하게 느껴지고!

 

그리고 내가 이날 메뉴판을 보고 무조건 먹어야지 했던 팥칼국수 메뉴가 나왔다. 사실 겨울 시즌에만 판매하는데 이 메뉴가 왜 겨울에만 판매하는지, 그리고 이맘때쯤이면 생각이 나기도 하고 먹어줘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팥이 제철이 겨울인가? 너무 무식한 소리인가? 근데 잘 모르겠다. 아무튼 근데 이 메뉴 자체를 파는 곳이 내 주변에 많이 없어 이날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주문하게 됐다. 근데 다만 내가 생각한 비쥬얼과는 조금 달랐다. 국물이 이렇게 칼국수처럼 많은 것이 아니라 자작자작하게 있는 것인 줄 알았는데 진짜 재료만 달랐지 바지락칼국수와 다를 것이 없어 조금 놀라긴 했다. 그래도 양이 적은 것보단 많은 것이 나으니까, 그리고 맛만 있으면 되니까 일단 먹어봤다. 국물도 국자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묽은 느낌이다.

 

처음 기본 베이스의 맛을 느끼고 싶어서 한입 두입 그냥 먹었다. 그러다 처음에 같이 주셨던 소금과 설탕이 생각났고, 뿌려보았다. 솔직히 국물이 엄청 많아 조금 뿌려선 티도 안 날 것 같긴 했는데 겸사겸사 간을 약하게 먹으면 몸에도 좋을 것 같아 굳이 예전처럼 막 한번 먹어도 단맛 혹은 짠맛이 느껴질 정도로 뿌리진 않았다. 왜냐하면 어차피 김치가 있으니까! 팥이랑 김치도 은근 잘 어울린다. 뭐 찐빵 같은 것 먹을 때도 여러 번 먹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그렇게 먹기 시작했는데 예상했던 그 맛은 아니어도 조합이 괜찮았다. 그리고 아까 분명히 배가 고프지 않았는데 열심히 입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먹는 재미가 한정되어 있어도 비쥬얼 자체가 익숙하지 않다 보니 좀 신선하게 많이 느꼈던 것 같다. 애초에 이 메뉴 자체를 먹어본 경험이 많지 않으니.

 

그리고 바지락칼국수도 중간중간 먹어줬다. 국물 자체가 굉장히 깨끗하고 맑고 시원하기 때문에 입가심용으로도 좋았다. 원래 우렁무침보쌈을 주문하면 면 없이 그냥 국물만 나오는데 그것도 여길 재방문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그 조합이 좋다. 근데 이 팥칼국수랑 먹을 때도 팥칼국수에서 해결되지 않는 그 무언가가 이 육수와 면발로 해결돼서 좋았다. 솔직히 김치랑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저 바지락의 경우 워낙 많아 다 발라먹긴 힘든데 나름 발라먹는 재미도 있다. 해감이 매우 중요한데 해감 처리가 여기 와서 잘못됐던 적도 크게 없고. 한 장소에서 꾸준히 장사가 잘 되는 곳은 이유가 있는 것인데 여긴 와보면 알 수 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조금 더 가까이서 본 바지락 칼국수 비쥬얼. 팥칼국수 메뉴는 거의 먹을 만큼 먹은 것 같아 제쳐두었다. 설탕을 뿌린다고 뿌렸는데 맛 차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소금을 뿌렸어야 했나? 솔직히 자주 안 먹어봐서 뭐가 더 잘 맞는지도 모르겠어서 그냥 익숙한 설탕을 뿌렸었다. 만약 이맘때쯤에 자주 드시는 분이 계시면 꿀팁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그 와중에 김치를 다 먹어서 리필 좀 하였고 열심히 면발과 함께 먹어줬다. 확실히 여기 양이 많다. 그릇도 큰데 그 그릇이 꽉 차 있으니 말이다. 그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지 않더라도 딱 비용을 지불하고 먹었을 때 전혀 아깝지 않은 느낌이 들어 괜찮은 것 같다. 슬슬 추워지는 겨울이 다가오는데 이런 뜨끈한 음식으로 몸을 녹여주는 것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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