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태박물관, 제주도 비올때 가볼만한곳
(Bonte museum, JEJU ISLAND)
이틀 차. 변덕스러운 날씨에 어울리게 아침에 비가 쏟아졌다. 원래의 일정은 어젯밤에 정한 노선을 따라 동선 낭비 없이 이호테우해변을 구경하고 맛집을 가는 것이었는데 우산도 없는 상태라 해변가로 갈 수 없었다. 어차피 머무를 숙소가 바닷가 바로 옆이니 아쉬움을 뒤로 하고 먼저 다이소로 향했다. 우산을 구매하고 LPG를 충전한 뒤 제주도 비올때 가볼만한곳인 본태박물관으로 향했다.
주차공간이 상당히 협소했다. 그래도 구석에 꾸역꾸역 밀어 넣은 뒤 우산을 들고 bonte museum으로 향했다. 주차장에는 차들이 꽉 차 있었는데 실내에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요금은 성인 16,000원 청소년 11,000원 소인, 경로는 10,000원이다. 단체요금은 20인 이상부터 적용되는데 성인의 경우 차이가 많이 나니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주말 및 공휴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제1관 갤러리로 가는 길이다. 옆에는 얕은 물이 고여있었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괜시리 더 분위기 있어 보였다. 여기서 사진도 찍고 비가 물에 떨어지는 소리도 짧게나마 촬영해보았다. 워낙 조용조용해서 여기서 인증샷을 찍고 싶었지만 그냥 걸어지나왔다.
본태박물관, 제주도 비올때 가볼만한곳 제1관과 2관 갤러리에서는 아쉽게도 사진을 찍을 수 없다. 그래서 간단히 말로 설명하자면, 제1관에서는 전통공예품을 만나볼 수 있다. 소박하고 단정한 소반과 목가구, 화려하고 다채로운 보자기와 수공예품이 우리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다. 제2관 갤러리에서는 기획 전시로 현대미술품을 전시하였다. 현대작품과 모시 보자기를 모티브로 한 안도 타다오 명상의 방이 전통과 현대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제2관에 들어갈 땐 태어나서 처음으로 신발을 벗고 맨발로 구경을 해보았다. 몇몇 곳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참았다.
1관을 다 구경하고 나오면 이렇게 카페로 바로 연결이 된다. 그리고 야외테라스에는 이렇게 작은 연못과 테이블들이 놓여있다. 비가 왔기도 했고 시간이 많이 없어서 그냥 쑥 지나오긴 했는데, 조용할 때 앉아있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리고 거위인지 오리인지.. 앉아있는건지 누워있는 건진 모르겠지만 저렇게 가만히 비를 맞고 있는 모습이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보았다. 딱 두 마리만 있었는데 둘이 부부인가보다. 갑자기 도망가거나 달려올까봐 가까이 가보진 못했는데 좀 신기했다.
구경을 마치고 여기 오기로 결정한 이유인 3관 갤러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바로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이라는 작품이 있는 곳. 쿠사마 야요이는 호박의 불규칙하고 둥글납작한 형태에 특별히 애착을 가졌다고 한다. 호박에서 보이는 반복되는 검은 점들, '반복'과 '집적'이라는 독특한 표현 방식을 통해 그녀가 끊임없이 고민하였던 '영원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한다.
아 그리고 3관과 4관 갤러리는 앞선 곳들과 달리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근데 막상 구경해보면 왜 그렇게 해뒀는지 이해가 가기도 한다. 3관은 너무 좁고 4관은 딱히 구경할 것이 없었다. 평소 점박이를 싫어하긴 하는데 워낙 커서 그런지 보기에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근데 누구는 보자마자 징그럽다고 했다. 아마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처음 봤을 땐 호박인지 잘 몰랐다.
다음은 무한 거울방 영혼의 광채라는 곳으로 들어왔다. 다양한 색채로 변화를 거듭하는 100개의 LED 전구들과 사방이 거울로 이뤄진 물 위에 구축된 마술적 공간이다. 이미 수많은 세계 미술관에서 전시되었던 작품이며, 오직 빛과 그 환영만을 인식하게 함으로써 현실의 시간과 자신을 잃어버린 채 환각의 경험이라는 정신적인 자각을 이끌어낸다고 한다. 근데 여기서는 다른 곳들과 달리 1분 30초라는 제한시간이 있다. 그 시간이 상당히 빨라서 사진 좀 찍을라 하면 금방 나와야 한다. 환각을 경험할 시간도 없으며 상당히 아쉽다.
제4관은 대충 이런 느낌의 장소다. 우리나라 전통 상례를 접할 수 있으며 상여 관련 부속품인 꼭두와 거의 완벽한 모습으로 남아있는 상여를 관람할 수 있다. 어른들은 좋아할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좀 평범하다는 느낌이 들어 금방 나왔다.
밖으로 나와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주변에 위처럼 꾸며진 공간이 있어 살짝 둘러보았다. 비가 와서 앉을 곳이 없었으나 조용하고 약간 선선한 날씨엔 쉬기 좋아보였다. 수국은 이날 처음 봤었는데 유독 하나가 하트 모양으로 되어있어서 사진을 찍은 뒤 엄마에게 보냈던 기억이 난다. 주변에서 유일하게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Bonte museum jeju를 보고 나서 느낀 점은 '정말 날씨가 안 좋다거나 뭘 해야 할지 모를 때 오면 좋은 곳이겠구나' 이다. 조용한 곳에서 날씨 걱정 없이 구경도 하며 쉬고 오겠다는 마인드면 괜찮을 것 같은데 나처럼 무언가를 기대하고 오면 실망할 것 같다. 비용도 기타 전시관들에 비해 저렴한 편도 아닐뿐더러 볼거리가 많지도 않다. 그리고 어쩔 수 없겠지만 제일 궁금했던 장소에는 제한시간도 워낙 짧게 되어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