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생고기 전문점 또장군에서 먹은 제주도 흑돼지
오늘 소개할 곳은 제주도에 거주하고 계신 현지인에게 추천을 받은 가게다. 내가 직접적으로 소개를 받은 것은 아니고 건너서 알게 됐다. 직접 가보니 너무 만족스러웠다는 말을 듣고 나도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충분히 다녀올 수 있었다. 별도 예약은 하지 않았고 그냥 저녁 시간쯤에 맞춰 안으로 들어갔던 것 같다. 근데 조금만 늦었으면 대기가 발생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처럼 놀러 온 사람들은 없었고 전부 여기 근처에 사시는 것 같은 분들만 오셔서 식사를 즐기고 계셨다. 그 모습을 보고 잘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놀러 와서 관광객들이 없으면 정말 찐 맛집을 잘 찾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까?
우선 자리에 앉자마자 별다른 고민 없이 메뉴를 주문했다. 오겹살 4인분으로 말이다. 이때만 해도 양이 어느정도 나올지 몰라 가성비 있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실제로 이따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1인분 15,000원 금액에 상당히 양이 많게 나왔다. 솔직히 제주도 흑돼지가 유명하다고 하나 현지에서 맛집을 찾아가면 꽤나 비싼 금액에 판매가 된다. 물론 맛이 있긴 한데 아무튼 삼겹살을 생각하면 비싸게 파는 것은 맞다. 근데 여긴 정말 주변 현지인 분들만 오는 가게라 그런지 그런 것들을 체감할 수 없었고 너무 맛있고 양 많게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맛과 양만 생각하면 다음에 충분히 또 올만한 가게라 판단되는데 하나 걸리는 것이 있다. 그것은 다음 사진에서 이야기하는 걸로!
일단 또장군 밑반찬은 심플하다. 근데 다들 너무 맛있다. 맛집들은 반찬 가짓수가 많지 않은데 그 많지 않은 수에 자꾸 손이 갈 정도로 맛있다는 특징이 있다. 여기가 그랬다. 솔직히 막 특별한 맛은 아니어도 가볍게 즐길 수 있어 좋았고 된장찌개는 필수적으로 추가 주문해야겠다. 조미료 베이스 맛이긴 한데 그냥 그런 것들이 고기랑 너무 어울렸고 얼큰해서 속도 정화되고 기분 좋았다. 그리고 주문한 4인분 양이다. 아마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것이다. 오겹살이기도 한데 흑돼지가 두툼하게 나온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웬만한 가게 가면 손님들이 잘 구워 먹지 못하기 때문에 직접 구워주기도 하는데 그것을 생각하면 양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에 톡톡 뿌려진 알갱이 큰 소금이 나의 입맛을 더 자극했다.
저걸 멸젓이라고 했나. 처음에 기본적으로 올라와 있었는데 우리 중에는 따로 먹는 사람들이 없어 굽기 편하도록 나중엔 치워뒀다. 불의 경우 가스레인지 같은 것이 아니라 직접 그 숯으로 달궈서 주신다. 또 그 묘미도 있단 말이지. 여기 주차도 힘들고 정말 관광객이 찾아오기 힘든 동네 가게이긴 한데 이런 것들 때문에 현지인들에게 유명해진 것 같다. 가성비 있고 퀄리티 괜찮고 맛있고! 안 올 이유가 없지. 근데 단점이 하나 있었다. 가게가 좀 오래 되었다는 것? 그 말은 화장실 청결도 그렇고 별도 환기 시스템 구비가 필요할 것 같았다. 문을 따로 열어두시긴 했는데 손님들이 꽉 찰 경우 고기 연기나 그런 것들이 잘 빠져나가지 않았다. 손님이야 잠깐 머무르다 나가지만 일하시는 분들은 오랜 시간 계실 텐데 어느 정도 대처가 필요하실 것 같았다. 장사는 계속해서 잘 되겠지만 말이다.
아 멸젓이 아니고 멜젓이구나. 갑자기 생각난다. 아마 저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고기와 함께 엄청 잘 드시는 것으로 안다. 근데 개인적으로 그 특유의 젓갈 향에 너무 취약해서 도전해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예전에 혼자 제주도 놀러왔었을 때 흑돼지 가게에서 호기롭게 찍어 먹은 경험이 있는데 정말 괜히 먹었다 싶었다. 이런 표현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입맛이 많이 안 좋아졌었다. 그래서 오늘 또장군에선 비슷한 경험을 하고 싶지 않았고 처음부터 내가 익숙한 것들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여기 가성비 흑돼지 역시 두께가 두껍기 때문에 한 번만 앞뒤로 굽는 것이 아니라 옆면도 세워서 따로 구워줘야 했다. 역시 두께가 있는 고기는 굽기가 힘들다. 여긴 따로 구워주시는 서비스는 없고 손님들이 알아서 직접 구워 먹어야 했다. 그게 아쉽긴 했는데 그래서 아마 양이 더 다른 곳들에 비해 있는 것이겠지?
쌈장도 찍어먹고 된장찌개도 추가로 시켜서 중간 중간 입 안을 깔끔하게 비워주고 마늘과 소금을 톡톡 찍어먹기도 하고 구운 양파와 함께 밥을 먹기도 했다. 정말 이 조합들 보면 또 먹고 싶어 진다. 맛있게 먹긴 했구나 싶다. 비주얼만 봐도 너무 좋지 않나? 지금 배가 고픈 시간인데 또 가서 먹고 싶어 진다. 또장군의 경우 가브리살, 갈매기살, 항정살, 흑오겹 등을 판매한다. 내가 먹은 것이 흑오겹이겠구나. 고기 1인분 200g 기준이며 돼지고기는 당연히 제주산이다. 그리고 김치, 야채, 쌀, 고춧가루는 국내산! 또 100% 제주에서 생산된 돼지고기만 판매하는 제주 돼지고기 판매 인증점이라고 한다. 이런 것들이 좋다. 아마 여기 좀 알려지면 사람들이 정말 몰릴 것 같은데 딱히 알려질 이유도 없어 보이고 내가 먼저 와봐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여기 현지에 이런 가게가 다녀본 경험상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된장찌개는 정말 너무 맛있었고 구운 버섯도 쌈장 톡 찍어서 먹으면 정말 고기 맛 안 아쉽다. 맛있다. 그래서 버섯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안다. 나도 그 중 한 명이고! 그리고 이렇게 겉에 피부라고 해야 하나, 껍데기라고 해야 하나. 흑돼지 특성인 검은 털들이 살짝살짝 박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원래 이런 손질을 고깃집에선 다 하는 것으로 아는데 100%는 없으니 군데군데 이렇게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어차피 구워지는 과정에서 다 사라지긴 할 텐데 아마 이런 것들 신경 쓰시는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안다. 나도 너무 과하면 신경 쓸 텐데 여태까지 갔을 때 한두 개만 보일 정도여서 먹느라 정신 팔렸지 딱히 신경 쓰였던 적은 없다. 이 가게의 경우 정말 환기만 더 잘 되면 베스트일 텐데 역시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가게는 별로 없나 보다. 물론 이 가게는 또 찾긴 하겠지만 말이다.
2차전을 시작했다. 근데 다들 이때부터 슬슬 배가 부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아예 따로 밥을 시켜서 된장찌개와 식사를 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말이다. 나의 경우 소금을 추가 요청하여 더 열심히 먹을 준비를 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양이 많기 때문에 계속해서 먹긴 힘들었다. 그래도 맛있으니까 쭉쭉 들어가서 다행이었다. 고기가 구워지는 동안 가게를 좀 살펴봤는데 고기 부위에 대한 설명이 있어서 같이 공유해보고자 한다.
가브리살의 경우 등심을 덮고 있는 덮개살이라고 한다. 근육과 지방층으로 되어있어 쫄깃한 부위이며 담백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매력적이라고. 항정살의 경우 목과 어깨를 연결하는 부위인데 한 마리에서 200g만 나오는 특수 메뉴라고 한다. 사이사이 지방이 박혀 있어 고소하다고.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부위다. 갈매기살은 횡경막과 간 사이에 붙어 있는 살인데 근육이 많아 쫄깃함이 매력인 부위. 다른 부위에 비해 살코기가 많다고 한다. 마지막 오겹살은 돼지의 뱃살로 삼겹살과 같은 부위라고 한다. 다만 삼겹살과 달리 껍데기 층이 있어 쫄깃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항정살과 오겹살이 베스트가 아닐까 싶다. 물론 갈매기살도 너무 맛있고 다 맛있긴 하지만!
슬슬 배가 불러가는 타이밍이 오기 때문에 파채도 먹고 조합을 더 다양하게 즐겨봤다. 여기 정말 제주도 현지에서 먹은 가게 중에 흑돼지 가성비 최고였다. 오겹살이라 맛있기도 했지만 또장군만의 매력이 느껴지기도 했다. 아무래도 고기 퀄리티가 좋으니까 말이다. 뭔가 나만 알고 싶은 맛집 리스트에 들어가야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마지막에 너무 배가 불러서 조금 남기고 온 것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뭔가 계속해서 말하지만 환기 때문에 나와야 할 것 같긴 했다. 술까지 즐기며 오랜 식사를 하긴 힘들고 다음에 가게 되면 피크타임 말고 조금 여유 있을 때 가고 싶다. 그리고 이 근처에 유명한 치킨 집이 있기도 하고! 아 정말 제주도 먹방 여행 다시 한번 가긴 해야겠다. 나름 먹는다고 먹었는데 못 먹고 온 것들이 많다. 다음에 또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