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성산 블랙업커피에서 경험한 이색적인 커피
오늘은 좀 차분한 포스팅을 해볼까 한다. 사실 의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최근 포스팅에서 뭔가 흥분(?)을 하면서 글을 썼던 것 같다. 좀 몰입을 했다고 해야 하나. 근데 오늘은 좀 무덤덤하게 글을 써볼 생각이다. 의도대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소개할 곳은 제주도에 위치한 한 카페이고 카페 내용이 전부라기보단 이것저것 다른 글들도 함께 작성해볼 예정이다. 아는 동생 중에 카페에서 사진을 정말 잘 찍는 친구가 한 명 있다. 원래 카페에서 사진을 찍어본 기억도 없는데 이 친구가 찍어줬는데 정말 잘 나온 적도 있고 기본적으로 커피나 이런 사진들을 정말 잘 담았다. 나야 사물보단 사람 사진에 더 자신이 있는 편이긴 한데 이런 음식이나 카페 사진을 막 정말 아트적으로 담는 능력은 더더욱 없다. 그나마 맛집 포스팅하면서 먹는 것들을 좀 담기 시작한 것인데 카페는 놀러 갈 때가 아니고서야 굳이 찍을 일이 없었다. 평소 커피를 잘 마시지 않아 자주 가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 동생이랑 생각해보니 이것저것 추억이 많구나. 조만간 또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봐야겠다.
제주도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렌트한 차를 받고 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숙소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식사를 디저트로 대체하고 분위기 좋은 곳에서 음료 한잔하면서 가볍게 시간을 보내고 잠에 들려고 했다. 그렇게 알아보고 온 곳이 딱 이렇게 영업 종료를 했다. 음료 판매가 안되고 뭐 애초에 진열되어 있는 빵이 전부 다 나갔다. 이미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인원이 좀 있긴 했는데 우리보다 먼저 와 쉬고 있으신 것이겠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주차한 차를 빼면서 위 사진을 찍어봤다. 제주도 여행에서 저 사진을 많이 봤었는데 다 여기서 찍은 것이구나. 친구도 여기서 사진을 찍었던데! 뭐 어쨌든 이날 저녁은 여길 못 왔으니 다른 곳에서 가볍게 한 끼 하고 숙소로 돌아가 다시 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어제 못 갔던 카페를 가보기로 했다. 여기가 아니라 다른 일정과 함께 가는 길에 갈만한 곳을 찾기 시작했고 사람도 없고 분위기도 괜찮고 나름 이색적인 곳을 발견했다. 딱히 막 유명한 곳은 아닌 것 같은데 평점도 좋고 그래서 전날 갔던 곳보다 더더욱 가고 싶어 졌다.
제주도 성산 쪽에 위치한 블랙업커피라는 곳이다. 내가 방문했을 당시에 리뷰 81개에 평점은 4.4점으로 꽤 높았다. 그리고 방문한 관광객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이건 좀 케바케가 있을 것 같고 주변에 거주하시는 분들도 여럿 만났었다. 사장님과도 나름 친해보이셨다. 영업시간은 매주 화요일 휴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고 한다. 생각보다 문을 일찍 닫는다. 디저트가 아니라 커피가 메인이라는 이야기가 되려나? 별도 먹을 것은 주문하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식사를 따로 하고 왔기 때문에 마실 것만 있으면 되었다. 앉아서 좀 조용하게 쉴 곳이랑! 그래서 더더욱 알맞게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기 메인인 것 같은 해, 수염 아이스 더치커피 하나와 카페라떼였나 아무튼 한 종류를 더 주문하여 총 2잔을 주문했다. 여긴 뭐 1인 1주문 그런 것도 없어 좋았다. 사실 1인 1주문은 디저트든 뭐든 기본적으로 다 하는 편인데 그게 의무인 곳을 가면 괜히 좀 그렇다. 근데 기본적으로 그 이상은 주문하는 내 입장인거고 사장님에게는 안 그런 상황이 더 많으니 그렇게 적어두신 것이겠지.
제주도 성산 블랙업커피 메인 해, 수염 메뉴의 경우 천연 바다 소금과 수제 생크림이 더해진 아이스 더치커피라고 소개되고 있었다. 품질 관리와 재료 수급의 한정으로 인해 수량이 제한될 수 있음을 양해 부탁드린다는 안내 문구와 함께! 자주 올 수 있는 카페도 아니고 어쩌면 인생에서 한번 이상 방문하기 힘든 곳에 왔는데 저런 매력적인 문구를 만나다 보니 주문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무튼 주문을 하고 메뉴가 나오는 동안 잠시 인테리어도 구경하고 멍도 때리고 그랬다. 요즘 생각하는 포인트 중 하나가 감성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감성 말고 상대방의 감성 말이다. 감정이라 표현하지도 않았고 생각이라고 표현하지도 않았다. 뭔가 감성이 더 어울릴 것 같다. 그 이유는 모르겠는데 '생각을 존중한다거나 다른 의견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이런 표현과는 거리가 좀 있는 문장이다. 그리고 요즘 더 절실히 느끼고 있다. 그 사람도 분명히 그 사람만의 감성이 있을 텐데 요즘은 그에 대한 배려가 많이 줄어가는 것 같다. 한 해 두 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비례하는 것도 있겠고 점점 자신의 정답이 맞다거나 자신만 생각하게 되다 보니 그런 경향이 좀 심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나부터 최소한 좀 배려할 수 있도록 가끔 반대의 상황이 올 때마다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물론 쉽지가 않은데 하나씩 나아가 보려 하고 있다. 근데 솔직히 이해가 맞는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지. 그리고 그러다 보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상대방도 나에 대해 이런 생각을 할까?
원래는 따로 일상 글을 작성하여 저런 이야기를 깊게 나눠볼까 했는데 밀린 포스팅들도 있고 그래서 그냥 이렇게 중간에 녹여봤다. 솔직히 저기까지 디테일하게 읽으시는 분들이 많지 않긴 하겠지만 그래도 뭐 이전에도 항상 말해왔듯이 내가 내 공간에 글을 적으면서 마음을 정리하는 것도 있으니까 편한 마음으로 작성해봤다. 아무튼 주문한 음료가 전부 다 나왔다. 뭔가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고 깔끔한 느낌이었다. 여기 인테리어도 그렇고 그렇게 큰 특색은 못 느껴지지만 나름대로 색깔이 명확하게 보이는 부분도 있었다. 아 그리고 해, 수염 아이스 더치커피의 경우 정말 그날 판매 수량 제한이 걸리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나는 좀 오전 시간에 방문했기 때문에 편하게 주문할 수 있었는데 마감 시간에 오면 그날에 따라 다르려나? 일단 카페 사진은 정말 잘 못 찍지만 대충 찍어보려 노력했다. 디저트라도 좀 같이 나오면 허전해 보이지 않을 텐데 달랑 음료 두 잔이 있으니까 배경이 괜찮아도 예쁘게 담기가 힘들었다. 혹시 이웃님들 중에 카페 사진을 건지는 팁이 있다면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다음부터 사진을 찍을 때 반영해봐야지!
평소 카페모카나 연유라떼 이런 것들을 먹는 편이다. 근데 여기 블랙업커피에는 두 가지 메뉴 모두 없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이렇게 카페라떼를 택한 것 같은데 평소 달달함을 추구하다 보니 좀 허전한 맛이 느껴지긴 했지만 뭐 그래도 괜찮았다. 솔직히 음식처럼 많이 마셔본 것도 아니고 내가 비교도 하고 평가하기에 애매한 분야긴 한데 솔직히 맛 괜찮았다. 그냥 호불호 없이 편하게 다가오는 그런 맛이랄까.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고 딱 적당한 그런 것 말이다. 여기 인테리어처럼! 그리고 메인인 해, 수염의 경우 역시 그 짭조름한 맛이 살아있었다. 아마 소금의 영향이지 않을까 싶은데 그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 칵테일 중에 입을 대는 부분에 설탕이었나 소금이었나가 두르고 있는데 뭔가 그런 느낌 비슷하게 났다. 맛은 확실히 다르겠지만 그 느낌이 비슷했다. 크림도 식감이라고 해야 하나 텍스쳐, 질감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부드럽고 좋았고 먹는 재미도 있고 그랬다. 아마 아인슈페너를 떠오르시면 제일 비슷하지 않으실까 싶다. 막 '이거 대박이다, 이색적이다.' 이정돈 아니었지만 잔잔하게 충분히 추천할 수 있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렇게 일정 하나를 끝내고 좀 쉴 겸 숙소로 다시 돌아왔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다닐 때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숙소를 아침에 나가 밤에 다 놀고 와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한번 들어와 좀 쉬다 나가는 편이다. 그래서 숙소 위치가 개인적으로 정말 중요하다. 너무 멀면 동선적으로 낭비가 심하니까 말이다. 이렇게 다시 들어왔을 때 하는 건 대부분 휴식이다. 옷을 편하게 입고 낮잠을 잔다거나 여름철엔 한번 더 씻는다거나 아무튼 뭐 그렇다. 이러면 하루를 좀 더 알차게 쓰는 느낌이 든다. 근데 이럴 경우 매우 늦은 밤에 들어오기 때문에 가족 여행에는 맞지 않는 움직임이겠다. 개인적으로 예전이나 지금이나 밤을 더 선호하긴 한다. 뭐 잘 놀 수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고 그냥 사람도 많이 없고 조용하고 뭔가 여행 시 더 이색적이고 놀러 왔다는 기분이 들고 그러더라. 요즘 분위기를 보면 언제쯤 다시 해외로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올해 초엔 연말이면 어디든 편하게 가겠지 싶었는데 지금 보면 또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고. 모든 사람이 관련자가 아니라 볼 수 없지만 정말 더 밀접하게 접근되어계신 분들은 너무 막막하시지 않을까 싶다. 뭔가 글이 우울하게 마무리되어버렸네. 그래도 처음 의도대로 최대한 잔잔하게 끝이 난 것 같아 목적 달성이 된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