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 곧 시작될 것 같다. 이미 시작한 지역도 있겠고 서울도 예정인가 보다. 그래서 오늘은 의도하진 않았지만 당일치기 여행 중 내내 비가 왔었던 담양에서의 하루를 포스팅해볼까 한다. 이날 오랜만에 놀러 가서 사진도 찍을 생각으로 백화점에서 산 새 옷도 입고 나갔었는데 비가 와 홀딱 젖었다. 좀 입었던 옷이면 모르겠는데 새 옷을 입자마자 그렇게 망가진다는 기분이 드니 유쾌하진 않았다. 뭐 실제로 그렇게 크게 망가지진 않겠지만 어쨌든 기분이 안 좋았다. 굵은 비가 오는 것이 아니라 비바람처럼 불어서 젖지 않을 수도 없고. 서울에서 해당 지역까지 차를 타고 간 것은 아니고 광주에서 쏘카를 빌려서 여행을 다녔다. 그래서 오늘은 좀 비가 온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담양을 돌아다녀야 하는 분들에게 드라이브 코스 겸 가볼만한곳 서치 겸 해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일단 방문한 곳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처음은 꽃이 만개했을 때의 모습이 궁금한 담양 명옥헌원림, 두 번째로는 떡갈비를 찾다가 우연히 방문한 담양애꽃, 마지막으로 비가 와 제대로 즐기진 못했지만 조용히 시간 보내기 좋았던 명지원 한옥카페 이 세 곳이다. 이미 이곳들은 기존에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따로따로 해둬서 찾긴 힘드실 것이다. 지역별로 나누면 좋겠는데 언제부턴가 그냥 맛집 카테고리에 묶어서 포스팅하고 있다. 궁금하신 분들은 그래도 검색창에 해당 상호명을 검색하면 쉽게 찾으실 수 있을 테니 검색해보시면 되겠다. 휴 안 그래도 원래 정리병이 있는 편인데 요즘 일이 워낙 바빠 더더욱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라 그 병이 좀 도지는 것 같다. 몸이 힘들면 쉬어야 하는데 기어코 그걸 완성하고 정리해야 좀 제대로 쉴 수 있달까. 그전까진 찝찝하다. 갑자기 위에 카테고리 이야기하다가 또 요즘 고민이 튀어나와버렸다.
아무튼 비가 왔기 때문에 모두 차로 이동했고 중간중간 차에서 내려 우산을 쓰고 움직였다. 시간이 잘 나지 않는 분들은 어쩔 수 없이 장마철에도 여행을 다녀야 하기 때문에 그냥 참고 삼아 봐주셔도 좋겠다. 나 역시 날씨 운이 항상 좋지 않은 편이지만 계속해서 당해도 계속해서 힘들긴 하다. 화창한 날씨에 떠나는 것이 좋지 우중충한 날씨에 떠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테니까. 담양은 예전부터 가고 싶었는데 이렇게 처음 왔는데 딱 비가 오다니. 근데 처음 가본 지역에 비 온 것은 셀 수 없이 많다. 뭐 부산도 그랬고 유럽여행 갔을 때 스페인도 그랬고.. 익숙하지만 항상 불편함과 아픔은 새롭게 다가온다. 아 그리고 담양 가볼만한곳 코스 중에 꼭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죽녹원이다. 개인적으로 죽녹원을 정말 가고 싶었다. 그것도 한 여름이 아닌 겨울에 말이다. 우연히 사진을 봤는데 눈 덮인 죽녹원의 모습이 너무 예쁘게 보였다. 그래서 언젠간 꼭 가야지하고 메모를 해두었다.
근데 솔직히 광주광역시에선 차를 타고 2~30분 만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긴 쉬워도 서울에선 가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겨울은 아니지만 이렇게 온 김에 비가 와도 좀 가보고 싶었는데.. 딱 명지원 한옥카페에서 쉬는 시간을 보내고 이동 중에 너무 좀 힘들고 비가 와 산책도 제대로 못할 것 같아 '그냥 다음에 갈까?'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고 입 밖으로 나왔다. 그렇게 결국 다음에 가기로 합의를 하고 다시 광주로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덕분에 쏘카 렌트 비용을 좀 아끼긴 했다. 근데 쏘카 원래 이렇게 비쌌나? 예전에 이용할 땐 이렇게 비싼 거 크게 몰랐는데 오랜만에 이용하니 너무 비싼 것 같다. 내가 자차 운전을 해서 더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 근데 장거리 운전은 정말 하기 싫으니까.. 아마 내가 보험업이나 영업 관련 업종을 직무로 택했으면 본성과 어긋나는 일을 매일매일 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운전하는 것 정말 싫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지금 하는 일들이 나와 잘 맞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지.
오늘 소개하는 드라이브 코스 각각의 색깔을 좀 말씀드리고자 한다. 일단 명옥헌원림, 비가 왔기 때문에 사람이 많이 없었다. 그래서 더 좋았다. 정자(?)에 앉아서 빗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바람도 즐기고 쉬니까 그 자체가 힐링이었다. 여름이 아니었기 때문에 벌레도 크게 없어서 좀 잘 쉴 수 있었다. 그리고 나름 여기가 관리가 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먼지도 없었다. 연못도 예쁘고 그냥 숲 속에 들어온 기분이랄까. 그래도 여기 백일홍 풍경이 그렇게 예쁘다고 하는데 그 꽃이 만개했을 때 다시 와보고 싶긴 하다. 근데 그땐 사람이 엄청 많겠지?
그리고 담양애꽃의 경우 한정식처럼 다양한 가짓수가 나오고 떡갈비가 메인이다. 주문이야 개인 기호에 맞추면 되겠고 다 즐긴 후 든 생각은 부모님 모시고 오면 정말 좋아하시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소개해주고 싶은 사람들은 외국인 친구들! 외국인 친구들 한국에 오면 꼭 데려가고 싶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막 맛이 특별하여 엄청난 맛집이다 이런 것은 아닌데 그냥 딱 정갈한 스타일로 소개시켜주면 괜찮겠다 싶은 곳이었다. 충분히 매력 있었다.
그리고 명지원 한옥카페! 여기 은근히 숨은 주인공은 고양이들이다. 이 고양이들이 새끼도 낳고 자기들끼리 잘 놀고 정원에서 마음대로 돌아다니는데 전체적으로 개냥이다. 비가 와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실내로 들어가고 싶어서 조그만 틈으로 손도 내밀고 그런다. 비가 와 넓은 정원은 이용할 수 없고 내부에 사람은 꽉 차서 그냥 문 턱에 걸쳐 앉았었는데 그 고양이들 노는 모습에 힐링 좀 했다. 쌍화차를 먹었는데 개인적으로 잘 안 마시는 종류다 보니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근데 그런 거면 좀 진하다는 맛이겠고 잘 즐기시는 분들에겐 괜찮지 않을까 싶다. 인절미는 개인적으로 가성비는 없게 느껴졌다. 그래도 여기 역시 다음에 날 좋을 때 한 번 더 와보고 싶은 곳이다. 괜찮았다.
비 오는 날에 돌아다녀도 이렇게 나름 충분히 돌아다닐 수 있다. 물론 평소보다 불편함은 있겠지만! 옷이 좀 망가질 수도 있고! 그래도 우리에게 시간은 유한하고 담양 지역 자체가 우리의 동네는 아니니까 어쩔 수 없겠다. 날씨를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정답은 나왔다. 그냥 날씨가 어떻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데 인간인 이상에야 솔직히 쉽지가 않다. 매번 당해도 난 힘들더라. 특히나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야 하는 여행인데 태풍이 와서 못 들어갈 땐 더더욱! 그래서 같은 지역을 두세 번 간 적이 있다. 결국 마지막엔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가 트레킹까지 성공했고. 아무튼 요즘은 생각보다 여행 계획을 짜기가 쉽지 않은데 이렇게 여행 중 하루를 정리하고 보니 또 떠나고 싶어진다. 재밌게 살고 재밌게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