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두달이 지났다. 정확히 따지자면 두 달하고 약 일주일 정도가 지났다. 지난 두 달을 돌이켜보자면, 정말 실컷 놀기만 했다. 나흘 내내 집에 박혀서 먹고 자고 먹고 자고도 해보고 일 다닐 때 시간이 없어서 못 가봤던 전시회도 실컷 다니고 있다. 또 평일이 있는 삶을 살고 있다. 메모해뒀던 맛집도 하나하나씩 가고 엄마랑 장도 보고 또, 예전에 즐겼었던 사우나도 한 달에 한 번 정도 간다. 아이러니하게 친구들은 전보다 더 자주 못 만나고 있다. 일을 관두고 만나야지 했던 친구들에겐 이것저것 한다는 핑계로 막상 연락도 못 했고, 또 자주 보는 동네 친구들은 거의 동시에 다 취직을 해버려서 요즘은 서로 먹고살기 바쁘다. 정작 나는 한가해졌는데 말이다. 누가 그랬다. 좋은 습관은 길들기 어렵지만, 악한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