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지 않아서 더욱 맛있었던 신세계백화점 호경전 불맛 짜장면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진심이 담긴 포스팅을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여태까지 전부 다 내돈내산으로 후기 글을 작성하였지만 여긴 본의 아니게 좀 신선한 경험을 하게 해준 곳이라 그렇다. 평소 먹던 음식인데 이렇게 다른 맛을 줄 수 있다는 것에 감탄했다. 물론 배가 고프기도 하고 비슷한 맛의 음식을 먹어본 경험이 있긴 한데 여긴 워낙 기대치가 전혀 업었다.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서 다른데 갈까하다가 들어간 곳이라 그런지 더 그랬다. 고속터미널 신세계백화점 그 맨 윗층 식당층에 위치하고 있었고 피크 시간엔 사람들이 정말 몰린다. 솔직히 이렇게 사람이 많은 줄 알았다면 처음부터 다른 곳을 찾았을텐데 기다린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마땅히 다른 곳을 가더라도 웨이팅이 없다고 자신할 수 없어서 기다린만큼 기다렸다. 한 20~30분 정도 기다린 뒤에 입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일단 여기 호경전 메뉴들 대체적으로 비싼 편이다. 아무래도 백화점에 위치해 있어서 더 그런 것 같다. 동네 중국집 가격보다 한 2배 정도 비싸다고 보면 되려나? 일단 메뉴판을 보긴 했지만 먹을 것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짬뽕, 짜장면 그리고 탕수육 하나를 주문했다. 이렇게 주문하니 57,000원이 나왔으니 정말 동네 중국집과 비교하면 2배 정도가 더 비싸게 나오는 것 같다. 물론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퀄리티가 아예 넘사벽으로 다르고 다른 메뉴들은 몰라도 오늘 메인 키워드로 잡은 불맛의 경우 정말 이런 맛은 처음으로 느꼈던 것 같다. 그 잔잔한 불향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너무 맛있게 먹었다. 비슷한 맛으로 소개하고 싶은 곳이 군산 고추짜장인데 솔직히 거긴 너무 매운데 여긴 하나도 안 맵고 오히려 남녀노소 호불호 없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곳이나 그렇듯 기본 찬으론 짜사이, 단무지, 간장이 나왔다. 간장의 경우 테이블에 놓여져 있어서 직접 따랐는데 별도로 고춧가루는 없었다. 간장은 대게 군만두에만 드시는데 나의 경우 탕수육 소스를 찍고 추가로 간장까지 찍어먹는 것을 선호한다. 근데 여기 나중에 알고 보니 군만두가 나름 시그니처 메뉴인듯 하다. 모든 테이블에서 다 군만두를 시켰다. 나 역시 이날 먹어보고 너무 맛있어서 언제 한번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때는 군만두를 시켜볼 생각이다. 물론 사람이 없을 때 와야지. 평일에 오면 좀 덜할 것 같다. 이 근처에 먹을만한 곳이 딱히 없어서 그런지 사람이 정말 너무 많았다. 12~1시가 아닌 두시쯤 갔는데도 기다린 것 같다. 근데 내가 거의 막바지 타임이었고 내가 먹고 나왔을 때는 웨이팅이 하나도 없었다. 원래 식사 시간대를 지키는 편이 아니라서 이 부분이 자유로운 편인데 이날은 어떡하다보니 피크 시간에 딱 걸려버렸다.
일단 신세계백화점 호경전 탕수육 비쥬얼은 너무 좋다. 이게 빛깔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지만 저렇게 밝은 빛깔이 나타나는 것은 얼마 안된 기름을 쓴 것이라고 하는데 그냥 보는 비쥬얼부터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양도 가격에 비교하면 많다고 볼 순 없지만 2인 기준으로 이렇게 주문하면 확실히 배가 부를 수 있는 양이었다. 우리는 좀 남겼다. 아무튼 가성비가 없다고 볼 순 없겠고 개인적으로 그 값을 한다고 느꼈다. 그래서 뭔가 추천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물론 평범한 식사 기준으로 비싼데 맛집 기준으론 비싸다고 볼 수 없으니까! 솔직히 가까운 동네거나 그러면 남은 것을 포장하고 싶었는데 멀기도 하고 이후로 계속 일정도 있어서 따로 그러진 않았다. 탕수육의 경우 막 특별하진 않았고 그냥 생각하던 그대로였다. 무엇보다 소스가 좀 특이했는데 안에 이것저것 다양하게 실하게 많이 들어가 있었다. 소스가 좀 새콤까진 아닌데 막 달달하진 않고 새콤달콤 베이스였다.
한 5분 정도 지났나. 면 종류 요리가 함께 나왔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불맛 짜장면 비쥬얼이다. 솔직히 크게 다를 것은 없다. 그냥 깔끔하게 나왔다는 정도? 간짜장처럼 기본적으로 소스가 따로 나왔는데 음식을 내어주실 때 바로 넣어서 비벼 드시라고 말씀 주셨다. 솔직히 이때까지만해도 큰 기대는 없었다. 비쥬얼도 평범했고 짜장 소스의 경우 뭐 시커매서 내용물들이 따로 보이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첫입을 먹었을 때도 솔직히 잘 느끼지 못하다가 아래 쌓인 소스와 함께 다시 한번 먹고 나서 그 은은하게 올라오는 불향에 반했다. 너무 맛있었고 그런 신선한 기분은 오랜만이었다. 그리고 이게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면 왜 다른 중국집들에선 이 맛이 안 났는지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는 내 기준 맛집이 맞았고 분명히 또 찾아올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다음에 평일 저녁에 방문해서 혼밥을 해볼까 싶다. 이제 앞으로 평일엔 혼자인 시간이 많을 것 같아서..
갑자기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샜다. 다시 돌아와, 짬뽕의 경우 내 기준 평범했다. 일단 설명을 하자면 동네 중국집과 다르게 좀 비싼 고급진 곳들의 짬뽕의 경우 대게 국물이 탁하지 않고 맑고 깔끔한 편이다. 나도 그 기준 차이는 모르겠고 이 말이 팩트인지도 모르겠는데 내 경험상에 의하면 그렇다. 근데 내 입맛엔 솔직히 동네 스타일이 더 얼큰하게 느껴지고 뭔가 먹은 것 같기도 하고 그렇더라. 그래도 전체적으로 모든 메뉴가 다 평타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표현이 갑자기 맛이 별로라는 것처럼 들릴까봐 찔렸다. 원래 요즘 가게들이 주변에 워낙 많아 맛있던 곳이라도 한번 이상 방문하기가 힘든 편인데 여긴 무조건 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거면 개인적으로 말 다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기대치가 너무 커져서 막상 방문했을 때 실망할 가능성이 높지만 말이다. 아무튼 첫 느낌은 그랬다.
오늘 주인공인 호경전 불맛 짜장면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볼까 한다. 면발이 탱탱하다거나 찰지다거나 그런 것들은 솔직히 이 가격대에서 자랑할만하다고 보지 않는다.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근데 막상 이렇게 따지면 면 종류 요리는 강남 백화점 최고층에서 판매하는 기준으로 잡으면 그렇게 안 비싼 것 같기도 하고.. 뭐 가격은 개인 차가 워낙 커서 잘 모르겠고 아무튼 확실히 특별한 맛이긴 하다. 정말 많은 중식을 먹어왔는데 이런 흔한 메뉴로 신선함을 준 가게는 여기가 처음이다. 군산 고추짜장도 워낙 맛있고 한번 먹고 반하긴 했는데 거긴 워낙 유명해서 찾아간거라 어느정도 이해를 할 수 있지만 여긴 아니었으니까. 탕수육이랑 섞어서 먹기도 하고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배가 불러서 더 못 먹을 것 같아도 언제 또 올까하고 계속해서 먹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마무리는 짬뽕으로 느끼함을 좀 달래줬는데 원하는만큼 해결되진 않았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