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먹었던 두부전골 그리고 굴비, 부모님 설날 음식으로도 괜찮겠다!
오늘 소개할 곳은 부모님 설날 음식으로 방문한 가게는 아니지만 너무 건강하고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어 장소나 시기가 맞으면 방문하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포스팅하는 곳이다. 가평에 위치한 옛골 75라는 곳으로 바로 옆에 카페도 있고 다른 식단도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었다. 나의 경우 1박 2일 머물렀던 숙소가 여기서 차를 타고 5분 거리에 있어서 다음날 집으로 가는 길에 이렇게 잠시 들려서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자극적인 비쥬얼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맛이 그렇게 자극적인 것도 아니고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려서 어르신들이 좋아하실 것 같은 맛이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반찬 가짓수가 많아서 먹는 재미도 있고!
가게 앞에 주차를 할 수 있고 메뉴는 위와 같이 대부분 정식을 판다. 나의 경우 이날 두부전골 메뉴가 나오는 정식을 주문했고 메밀전, 굴비 그리고 찬 7가지가 포함되어 있었다. 가격은 2인 기준 2만 6천원! 집에 포장해갈만한 것으로는 두부가 있었는데 1모씩 따로 포장을 해주신다고 하셨다. 가져갈까 하다가 막 뭔가 굉장히 특별한 맛은 나지 않아 포장하진 않았다. 굴비라도 사갈까 싶었는데 그냥 그것은 따로 여쭤보지 않았다. 내가 생선을 잘 안 먹으니까 어떤 메리트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서! 우리가 좀 어정쩡한 시간에 방문했었는데 나올 때는 12~1시인 피크 타임에 나오게 됐다. 근데 바로 앞 널널했던 주차장이 거의 꽉 차서 새삼 여기 인기를 알 수 있었다. 요즘은 사람 없을 때 어딜 들어갔다 나오면 괜히 속이 편하다.
이렇게 정갈하게 찬을 놓아주시니 사진을 예쁘께 찍을 수 있었다. 이 사진이 뭔가 나를 부모님 설날 음식 대접으로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다.솔직히 우리 집만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부모님의 경우 메인보단 이런 찬 종류의 퀄리티를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아무래도 가격 때문인 것 같기도 한데 메인은 계속 주문해서 먹긴 부담스러워도 반찬은 리필이 가능하니까.. 근데 가끔 보면 정말 반찬을 좋아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그래서 주로 내가 어딘가를 모시고 갈때는 이렇게 한끼 알차게 먹을 수 있는 곳을 같이 가는데 여기가 정말 그에 딱 적합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식처럼 속이 더부룩하게 불편하다거나 소화가 잘 안 되는 그런 것들이 아니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일단 나는 맛을 봐보자고 하나씩 다 먹어보긴 했는데 우측 상단에 있는 고추장아찌 같은 것도 너무 맛있었고 잡채도 맛있었고 그냥 다 좋았다. 적당히 자극적이고 적당히 건강하달까. 간이 딱 내 스타일이었다.
원산지 표시를 보자면 쌀은 국내산, 배추 국내산, 굴비 법성포 국내산, 콩 수입산, 두부전골 안에 들어가는 잣 가평 국내산, 돼지고기 독일산, 주꾸미 베트남, 곤드레나물 국내산, 고춧가루 국내산, 중국산 5:5 혼합이라고 적혀 있었다. 내가 먹은 메인 메뉴들은 다 국내산이었다. 이제 알았네. 사실 생선의 경우 가시를 발라먹는 것이 너무 귀찮아서 잘 안 먹는 편이다. 내가 본 사람들 중에 생선을 제일 깔끔하고 맛있고 편하게 먹는 사람은 가시까지 그냥 같이 먹는 사람들이었고 잘 발라 먹는 사람들은 확실히 내 기준 뭔가 느리게 먹긴 했다. 근데 이것도 닭을 많이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 것처럼 자주 생선을 공략해본 사람들은 어디에 가시가 있는지 알아서 편하게 먹긴 하더라. 난 그렇게까지 판단이 되지 않아 분명히 가시가 없는 줄 알고 밥과 함께 넣어서 먹다가 뭐가 씹혀서 보면 가시가 한 움큼씩 나왔다. 괜히 맛있게 먹던 밥도 뱉어야 하고 그런 상황들이 많이 생겼어서 잘 안 먹게 됐다.
옛골 75 반찬들 비쥬얼이다. 메인 메뉴가 다 끓기 전까지 가볍게 공략해봤는데 솔직히 밥 한 공기 마음만 먹었으면 다 먹을 뻔했다. 다행히 이때 숙소에서 조식을 먹은지 겨우 2시간도 지나지 않았을 때라 배가 고프지 않아 참을 수 있었다. 원래라면 안 먹고 그냥 서울로 올라왔어야 했는데 뭔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나름 멀리까지 왔는데 뭐라도 먹고 가야할 것 같았다. 평소에 쉽게 먹지 못하니까! 그래서 이 근처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가야할 분이 계시다면 명절 설날 기념으로 음식도 먹고 가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타이틀을 잡아봤다. 어르신들이 여기 가격도 그렇고 딱히 실망하실 것 같진 않단 말이지. 굴비의 경우 원래 이렇게 나오는 것인진 모르겠지만 내 생각만큼 촉촉하진 않았는데 역시 밥도둑 중 하나라고 공깃밥 위에 살 조금 떼어서 먹으니 짭조름하게 맛있긴 했다. 근데 역시나 너무 먹기가 불편해서 팍팍 먹어야 하는 나로서는 안 맞는 스타일이긴 했다. 잡채와 무김치 너무 다 좋았다. 아삭아삭!
그리고 메밀전도 나름 심심한 입맛을 달래주었다. 뭔가 강한 맛은 없어도 그냥 고소하고 먹는 재미가 있달까. 특별히 무슨 맛이 있다고 표현하진 못하겠는데 그냥 전체적으로 찬들 조화가 너무 좋았다. 그리고 이건 콩비지인가 뭔가 했는데 안 먹어보다가 그냥 다른 것들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이것을 안 먹어보면 아쉬울 것 같아 이렇게 먹어봤다. 그냥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두부 으깬 것 같은 식감과 맛이었고 그냥 삼삼하다는 표현이 적당하겠다. 밥과 어울리는 것은 모르겠고 그냥 반찬 중 하나로 맛 보기에 좋겠다 싶었다. 순두부인가? 그건 아닌 것 같고! 그냥 여기서 모든 것을 종합해 내 기준 탑은 메밀전이었다. 아침에 간단하게 뭔가 먹고 나가고 싶을 때 이런 것들이 있으면 좋을텐데. 괜히 토스트나 이런 것 먹지 않고 이런 한식 스타일로 하루를 시작하면 속도 편하고 깔끔하게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계속해서 말하지만 나머지 반찬들도 괜찮았다.
언제 끓나 기다렸던 두부전골 메뉴가 다 끓었고 이제 국자로 퍼서 먹었다. 안에 다양한 재료들이 들어가 있었다. 버섯 종류도 다양하게 들어가 있었고 만두도 있고 무엇보다 메인은 잣두부이기 때문에 두부가 많이 보였다. 그리고 고춧가루도 뿌려져 있고 비쥬얼이 빨간색이라 뭔가 매콤하고 자극적일 것 같은데 맛은 딱히 그렇지 않았다. 하얀 국물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들었고 두부는 담백했다. 두부 역시 포만감을 높혀주기 때문에 밥과 함께 먹기보단 따로 먹는게 어울렸고 국물이랑 저 팽이버섯 저런 것들이 밥과 좀 잘 어울렸다는 생각이 든다. 만두는 반반이었고! 2인 기준은 양이 적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고 딱 먹기 좋거나 반찬을 좀 남기거나 그럴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가성비까지는 아니더라도 절대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전체적인 구성이었다. 근데 생각해보니 여기 담겨있는 두부들 다 그냥 국물이랑 먹었었는데 간장에 찍어서 같이 먹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이 만두도 기성품이 아니라 직접 빚으시는건가? 그런 설명은 따로 없었다. 그리고 두부가 정말 먹어도 먹어도 안에 계속해서 남아있었다. 물론 아침을 먹은지 2시간도 지나지 않아 배가 부른 상태였긴 해도 어느정도 바닥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끝까지 따로 확인은 하지 못했다. 그냥 국물이 너무 시원하고 깔끔해서 계속해서 퍼먹었고 나중엔 국자로 따로 그릇에 담아서 호로록 마셨다. 그만큼 시원하고 맛있었다. 중간 중간 다양한 찬들로 먹는 재미도 주고 질리지 않게 계속해서 바쁘게 젓가락을 움직였다. 나야 부모님 모시고 오지 못했지만 기회가 되시는 분들은 굳이 설날 음식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다음에 가평에 오시는 일이 있으시면 이렇게 찾아와 경험해보셔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이미 인기가 많아 다녀오신 분들이 많을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나도 점점 예전에 비해 한식이 좋아지는 것 같은데 여기 부담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