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할범탕수육 시장표 떡볶이와 돈까스
할범탕수육 아마 아실만한 분들은 아실 것이다. 집 근처라고 하긴 뭐하고 아무튼 조금 걸어서 갈 수 있는, 학창시절에 자주 갔던 시장에서 판매하는 곳인데 천원 탕수육으로 꽤 유명해진 것으로 안다. Tv에서도 나오고 많은 분들이 포스팅도 하시고 그랬다. 나 역시 많이 갔었다. 근데 최근 몇년간은 방문하지 않은 것 같다. 딱히 거기까지 갈 일이 없었다. 어렸을 땐 정말 자주 갔는데. 잔치국수도 먹고 이 돈까스도 먹고 탕수육도 먹고 그랬다. 떡볶이는 원래 처음에 없었던 것 같은데 아닌가? 잘 모르겠다. 아무튼 모든 메뉴가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었는데 그만큼 양이 적기도 했다. 한 사람이서 여러갠 시켜야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하나만 먹기엔 부족하단 말이지. 요즘은 예전보다 가격도 오르고 그만큼 양이 좀 늘어난 것 같긴 한데 확실히 다른 곳들에 비해 여전히 저렴하긴 하다.
사실 비쥬얼에서도 알 수 있고 직접 먹어보면 맛에서도 알 수 있듯이 특별함은 없다. 지극히 평범하다. 우리가 먹던 그 맛이랄까. 근데 돈까스의 경우 소스가 좀 특이하긴 하다. 기성품이 아니고 직접 만드시는 것 같은데 다른 곳들에 비해 매콤한 베이스가 있다. 그래서 내가 유일하게 꾸준히 좋아하는 메뉴이다. 잔치국수나 이런 것은 포장하기도 힘들고 떡볶이는 이날 거의 처음인 것처럼 먹어봤는데 뭐 정말 시장표였다. 밀가루 맛도 조금 나는 것 같고 요즘 인기인 다른 프랜차이즈들에 비해 매콤함이나 맵기는 전혀 없고 평범하다. 어르신들이 즐기기 쉬운 맛이랄까. 확실히 이런 로컬식 분위기가 나긴 한다. 최근 마포에서 먹었던 것이 제일 대박이었는데 그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퀄리티가 아쉬웠다. 근데 이런 심심한 맛을 즐기시는 분들도 있으니까 꽤 오랜 기간 인기를 유지하고 계신 것 아닌가 싶다.
아 그리고 양도 빼먹고 말할 수 없겠다. 이게 포장으로 했던 것이라 가격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다른 곳들과 비교하여 그 가격 대비 양이 많다. 위 가격이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은데 혼자 먹기에 벅찬 양이다. 일단 고기는 많이 없더라도 밥이 실하게 들어가있어 다 먹으면 배가 부를 수밖에 없고 떡 역시 두꺼운 편이라 다 먹으면 포만감이 몰려올 것이다. 확실히 양적인 메리트는 있다. 맛이 없는 것도 아니고! 다만 막 특별한 맛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너무 기대는 하면 안되고 그냥 가성비 괜찮은 가게다라는 인식을 갖고 있으면 좋겠다. 갑자기 궁금해진다. 예전엔 정말 사람들이 많고 테이블 좌석도 별로 없어서 빠지면 차고 빠지면 차고 그랬는데 요즘은 어떤 분위기이려나? 많은 것들이 변해가고 있는데 시장 분위기는 그대로일지 궁금해진다.
내가 좋아하는 이 소스! 그리고 사실 이런 곳에서 주는 김치나 단무지는 잘 먹지 않는 편이다. 근데 여기 김치 이상하게 뭔가 자꾸 손이 간다. 뭐 특별하진 않다. 직접 담그시는 것인지 기성품을 이용하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근데 뭔가 심심하니 맛이 적당히 감칠맛 나고 괜찮다. 조합들이 적당히 좋다. 근데 솔직히 항상 느끼는 것인데 여기 밥을 너무 많이 준다. 고기랑 같이 양을 맞춰 먹기 힘들정도로 밥이 많다. 나도 배고픈 날에는 밥을 다 먹긴 하는데 적당히 배고픈 날에는 거의 돈까스만 다 먹고 밥은 많이 남긴다. 높이도 높은 편이라 양이 적지 않다. 그리고 소스가 대게 부족한데 따로 달라고 하면 통에 주시긴 하는데 거의 안 주는 것 같다. 그렇다고 돈까스 위에 뿌려서 적셔 주시는 것 같지도 않고. 내가 소스를 많이 먹어서 그런 것일수도 있겠다.
단무지도 하나씩 집어먹어준다. 그리고 할범탕수육 돈까스 옆모습은 위와 같다. 고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사진만 봐도 뭔가 상태라든가 어느 부위를 쓰신다는가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닌가? 전문가들도 이 사진 하나만으론 어려울 수 있나? 물론 나는 전혀 모른다. 그냥 먹고 맛있으면 끝이다. 사실 여긴 내 입맛 기준으로 소스가 80% 영향력을 발휘하고 메뉴 단품의 뭐 바삭함이라든가 부드러움, 퀄리티 이런 것들은 잘 느끼지 못하겠다. 계속 비슷한 말을 해온 것 같은데 떡볶이 역시 마찬가지다. 진짜 그냥 익숙한 그 맛이다. 다만 자극적인 맛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정도? 뭐 서로 간이 삼삼한 편이라 조합으로 어울려서 먹기엔 좋을 것 같다. 원래 센 맛이 하나 있으면 다른 것들이 묻혀서 다 맛이 죽는 편인데 내가 먹었던 기준으로 그런 강함은 느낄 수 없었다.
나중엔 숟가락으로 소스와 같이 먹어줬다. 이렇게 먹어도 자극이 강한 편은 아니다. 확실히 내가 매운 것들에 길들여진 것 같다. 물론 아직도 평균과 비교하면 맵찔이 수준이긴 한데 매콤한게 좋다. 심심한 것보다! 그래도 여기 특별한 소스가 적당히 그 기분을 달래줬다. 근데 왜 난 지금 이 사진을 보고 탄산음료가 먹고 싶어지는지 모르겠다. 뭔가 먹었을 때 기름기들이 좀 느껴졌나보다. 좀 느끼했나? 아무튼 물만 먹기엔 전체적으로 좀 힘든 조합이긴 하다. 아무튼 1인 기준 만원이 안되는 가격으로 정말 배불리 잘 먹었다. 솔직히 성인 남자 두명이서 먹기엔 양이 부족하긴 하다. 여기에 잔치국수 하나씩 시켜서 먹었으면 딱이었으려나? 그래도 돈이 얼마 차이나지 않을텐데. 근데 커플이 적당히 배고플 때 먹기엔 둘이서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오랜만에 할범탕수육 매장에 직접 가서 추억도 되살리며 먹어봐야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