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반바지 여름엔 약간 짧게 입어볼까?
(dailylook shorts)
날이 무척 더워졌다. 이번주부터는 장마가 시작된다고 해서 더위가 좀 누그러지려나 싶었는데 하루 이틀 비가 오더니 가끔 소나기만 오고 해가 무척 쨍쨍하다. 어제는 폭염주의보까지.. 사실 이맘때쯤이면 옷 입기가 상당히 애매한 것 같다. 내 한계일 수도 있는데 일단 멋을 내기가 싫은 상태이고 더워죽겠는데 어떻게 입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냥 신경 안 쓰고 편한 바지에 나시만 입고 다니는 게 세상 좋은 것 같다.
그래도 이 더위 속에서도 멋있는 사람은 잘 멋있게 입고 다니는 것 같다. 그런 사람이 아니어서 아쉽지만, 그냥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남자 반바지로 여름에 약간 짧게 입어보았다. 근데 dailylook 포스팅을 하면서 날씨 얘기를 자주 하는 것 같다. 나도 몰랐는데 나는 그날 기분 상태보다 그날의 날씨에 따라 옷을 맞춰 입는 스타일인가보다. 당연한 얘기려나.
상의는 바람이 슝슝 들어가는 탑텐 린넨셔츠로 입어봤다. 사실 안에 항상 뭐를 받쳐입기 때문에 내 피부에 즉각적으로 바람이 와닿진 않지만, 나도 그렇고 남들이 보기에도 면 셔츠보다 훨씬 가볍고 시원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사이즈는 평소 100 이상의 사이즈와는 달리 95사이즈다. 아마 다른 브랜드보다 사이즈가 좀 크게 나오는 것 같다. 회사 다닐 때 편하게 입고 다니려고 샀었는데 흰색이다 보니 다른 옷들과는 다르게 잘 안 입게 돼서 아직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린넨셔츠를 살 때 가격대비 좋은 곳 같다.
하의는 아메리칸 어패럴 남자 반바지다. 에이에이라고 줄여 말하는 브랜드이기도 한데, 아는 형이 사이즈가 너무 작아서 못 입겠다고 나에게 주었다. 그 형은 키가 나랑 비슷한 편인데, 사긴 샀는데 너무 짧아서 못 입겠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무릎까지 내려오는 기장보다 무릎 위에 오는 기장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 덥석 받았다. 근데 허리 사이즈가 생각보다 너무 작아서 옷 수선 집에 가서 허리를 좀 늘려서 편하게 입고 있다. 아메리칸 어패럴이 한국 시장에서 이제 철수한 것으로 아는데, 옷에 비해 가격이 다소 비싼 브랜드처럼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신발은 예전 에스콰이어 서포터즈 활동을 할 때 받았던 운동화다. 처음에 이 신발을 보고 어떻게 신어야 될지 난감했었는데 은근히 웬만한 옷들에 다 어울린다. 한번도 이런 신발을 안 신어봐서 몰랐는데 뭔가 다른 운동화들보다 깔끔한 맛이 나서 좋다. 편하기도 하고 해서 자주 신고 다닐 예정이다.
남자 반바지가 이것보다 더 짧으면 개인적으로도 부담될 것 같은데, 이정도 기장까지는 괜찮은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무릎까지 내려오거나 그 아래로 내려오는 기장은 뭔가 shorts 같지도 않고 오히려 약간 더 답답한 느낌이다. 한참 더울 때 린넨셔츠를 벗고 다녀도 괜찮겠지만, 이렇게 입어도 더울 정도면 뭘해도 더울 날씨니까 팔만 걷어서 입고 다니면 될 것 같다.
여름을 맞이해서 옷을 좀 사려고 돌아다녀 봤는데, 당최 뭘 사야 할지 모르겠다. 바지도 약간 배기 느낌의 shorts를 사고 싶은데 한국에선 아직 찾기 힘든 것 같다. 예전에 호주에 놀러 갔을 때 산 바지가 있는데 엄청 마음에 들었는데 이제는 색이 약간 빠진 것 같아 입고 다니기가 좀 그렇다. 상의를 사더라도 덥다는 가정하에 기본 티가 그냥 제일 무난해 보이고.. 남들은 잘 입고 다니는데 이게 진짜 뭔가 센스가 없는 사람인 것 같다. 가끔 잡지를 보면 도움이 되긴 할텐데 요즘 워낙 읽을 것들이 밀려있어서 시간이 잘 나지 않는다. 이러다 여름이 끝나면 그때 돼서야 쇼핑을 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