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서 먹었는데 너무 비쌌던 한우 채끝살
중량 246g이면 1인분 정도 되려나? 사실 먹을 때 이 가격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뭔가 먹기 바빴던 것 같다. 그래도 사진은 찍었고 먹고 며칠이 지난 지금에서야 포스팅을 하면서 가격을 처음 봤다. 약 4만 6천원! 일요일에 집에서 1박 2일을 보고 있었을 때 같다. 한우의날이라고 소고기 먹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고급스러운 부위부터 해서 정말 맛있게 먹고 있었다. 그래서 맨날 먹는 부위만 먹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도 저런 부위 한번 먹어봐야겠다 생각했는데 어머니가 어느날 이마트에서 이렇게 사오셨다. 만약 이 가격을 알았다면 사지 말라고 어떻게든 말렸을텐데 그냥 사오셨나보다. 솔직히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이 가격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다. 이마트에서 속일리는 없겠지만 뭔가 당한 기분이랄까. 이정도면 스테이크도 먹을 수 있는데! 물론 이 부위로 스테이크를 해먹을 수 있다고 하긴 하는데 아무튼 집에서 먹기엔 너무 비싼 금액이다. 치킨 거의 2~3마리 급이니까 오히려 치킨을 시켜먹는 것이 입 안이 더 행복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먹을 때는 정말 금액을 안 봤었기 때문에 풍족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난 그래도 두덩이에 비싸봐야 한 2만원 하는 줄 알았는데 거의 5만원권 수준이 나와버리니까 아마 앞으론 안 사먹을 것 같다. 그냥 밖에서 먹지!
이날 채끝살 파트너는 와사비, 후추 소금, 파김치 그외 구운 마늘, 버섯, 양파 등이었다. 그리고 원래 집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때 가스레인지 위에서 굽고 따로 먹는 편인데 이날은 직접 구우면서 식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바로 입 안에 넣고 싶었다. 그래서 버너를 꺼냈고 그 주변에 셋팅을 한 뒤 직접 굽기 시작했다. 바로 고기를 올린 것은 아니었고 불판을 달궈준 뒤에 올렸다. 집에서 이렇게 먹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그래서 전체적인 사진들이 뭔가 정말 일상(?)처럼 느껴질 수 있겠다. 찍는데 큰 의의를 두지 않았고 워낙 빨리 구워졌기 때문에 먹기 바쁜 것도 있었다. 진짜 요리는 알면 알수록 대단한 것 같다. 정말 바쁜 순간들의 연속이다. 이 와중에 다양한 종류를 동시에 만들면서 맛있게 만드는 요리사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것이 연습이라고 누구나 꾸준히 하면 되긴 되겠지만 아무튼 초보자 입장에서 신기하고 대단한 것은 사실이다. 붉은 살을 판 위에 올리자마자 지지직 하는 소리가 나면서 구워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기름도 나오지 않아 이거 타는 것 아닌가 하면서 금방 뒤집었던 기억이 난다. 대충 양쪽 겉면이 다 익었을 때 가위로 잘랐고 그때서야 육즙이 나오면서 좀 굽기가 쉬워졌다. 사실 제대로 굽는 방법 이런 것은 모른다. 누군가 보시면서 답답하실 수 있겠는데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애초에 부위마다 특징도 잘 모르고 이렇게 비쌀지도 몰랐다. 삼겹살 맛을 더 좋아하는 1인이다.
아 그리고 집에 미역국이 있다고 해서 뜨겁게 다시 끓인 뒤에 같이 먹었다. 사실 국을 별로 안 먹기 때문에 딱히 필요없어도 됐는데 뭔가 건강하게 먹고 싶었다. 미역국이 피도 맑게 해주고 건강에 좋다고 하니까 크게 부담이 안 갔다. 근데 거의 다 먹지도 못하고 몇번 호로록 마시고 미역만 집어먹었다. 국물을 헤비하게 먹으면 정말 소화가 잘 안된다. 아마 그 때문은 아닌 것 같고 밥을 먹을 때 물 혹은 탄산을 많이 마시기 때문에 국물까지 마시면 소화가 더 잘 안되서 그런 것 같다. 나도 나름 선택을 한 것이다. 겉면에 대충 익은 한우 속살은 이렇게 붉은 빛을 띄고 있었다. 처음 겉면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뭐 신기하다거나 새롭고 그런 것은 없었다. 이 부위도 분명히 어디 놀러갈 때 바베큐 한다고 사 먹은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이건 왜 이렇게 비싸지? 투플러스라 그런가? 솔직히 맛 구분도 잘 못하는데 이렇게 비싼 것을 사 먹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렇게 전체적으로 대충 다 구워졌다는 느낌이 들었고 자른 단면만 조금씩 더 익혔다. 불의 강도는 줄이지 않았고 그냥 대충 느낌이 왔을 때 불을 다 껐다. 그래서 잔열만 냅둬 겉에만 더 구워지도록 했다. 이정도면 나름 잘한 것 아닌가 싶다.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고 딱 먹기 괜찮았다. 그리고 위 사진이 한덩이인데 아껴 먹으려 한 것은 아니고 밥이랑 먹으니 이정도 양이 딱 맞았다. 요즘 위가 줄기도 해서 괜찮았던 것 같다.
오늘 준비한 음료는 캐나다 드라이다. 사실상 집에서 먹을 경우 이제 콜라가 나올 일은 없겠고 캐나다 드라이, 분다버그 핑크자몽이 거의 모든 지분을 차지할 것 같고 아주 가끔 사이다와 파워에이드가 등장할 것 같다. 사이다의 경우 거의 안 마시긴 하는데 요즘 파워에이드는 나름 자주 마시는 편이다. 물을 마셔야 하는데 정말 마시기 싫을 때 대용으로 마신다. 얼음과 함께 먹어도 나름 맛이 살아나는 음료라서 탄산이 당길 때 대체용으로 마시기도 한다. 아마 스포츠 음료니까 건강에 괜찮지 않을까 싶다. 포카리가 더 나으려나? 아무튼 이날 시원하게 캐나다 드라이를 마셨고 느끼함을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까 미리 구워둔 버섯도 쌈장과 함께 먹었다. 사실 버섯은 평소에 거의 안 먹고 이렇게 고기를 먹을 때나 좀 집어먹는 편이다. 고기와 함께 구워지면 괜히 더 맛있고 그러던데 기분 탓이려나. 아마 이런 곁들임들 때문에 채끝살 한 덩이만 먹어도 양이 찼던 것 같다. 고기만 먹었으면 다 해치웠겠지? 그리고 오랜만에 와사비가 출동했다. 사실 처음에 꽂혔다가 한동안 계속 먹은 후 요즘 좀 질려있는 상태였다. 근데 뭔가 소고기엔 빼먹을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꺼내서 짠 다음에 이렇게 같이 먹어봤다. 확실히 맛있긴 하다. 알싸함이 중독적이고 좋았다. 마늘이 있기도 했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기분이다. 보는 내내 사진이 전체적으로 좀 조촐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냥 집밥 느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후추 소금이랑도 먹고 파김치랑도 먹고 아까와는 다른 종류의 버섯과도 함께 먹었다. 사실 한우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 그냥 먹거나 기름장만 톡 찍어서 먹기도 해야하는데 처음에만 그냥 딱 오리지널로 먹어보고 그다음부턴 이렇게 곁들여 먹었다. 역시 난 그냥 먹으면 심심해 한다. 그리고 이 버섯! 사실 저 물이 귀하다고 예전부터 많이 들어왔는데 언제부턴가 저게 과학적으로 그냥 수분임이 들어났다고 그 뒤부터는 많은 곳에서 따로 버려서 먹거나 신경 안쓰고 먹거나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나의 경우 그 말을 듣기 전에도 크게 신경쓰진 않았지만 들은 후에는 더 신경을 안 쓰게 됐다. 그래도 이렇게 잘 유지되고 있는 경우에 굳이 버리거나 그렇진 않고 젓가락질을 잘하여 바로 한입에 넣었다. 저 물 가운데를 보면 뭔가 기름 같이 둥둥 떠다니는 것이 보이는데 기름은 아니고 소금이다. 누가 저기에 소금 살짝 뿌려서 먹으면 맛있다고 한 것이 기억이 나 그렇게 해봤다. 사실 이렇게 포스팅할 생각이 없었으면 저렇게 안 먹어봤을텐데 뭔가 변화를 주고 싶었다. 이것도 나름 노력이라면 노력이겠지..? 입 안에서 부드럽게 잘 사라졌고 맛있었다. 전체적으로 다 고기와 어울리는 것들이었기 때문에 질리지 않고 오래 먹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누군가 소고기는 느끼해서 오래 못 먹는다고 했는데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먹으면 그나마 더 많이 먹을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만큼 배가 빨리 차기 때문에 더 양껏 못 먹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잊지 않고 미역도 먹어줬다. 그리고 밥의 경우 햇반 현미밥을 먹었다. 요즘 주로 저녁에 이 밥을 먹고 있다. 원래 이 햇반도 한 그릇을 다 먹었는데 요즘은 좀 남기는 편이다. 살을 빼야한다고 생각한 뒤부터 쌀을 좀 멀리하게 된다. 근데 이게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그냥 반찬을 더 먹다 보니 배가 불러서 못 먹게 된달까. 물론 점심에는 한공기 깨끗하게 싹싹 비운다. 저녁에 과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좀 참고 있다. 근데 이 보상심리가 무서운 것이 이 밥을 안 먹을 때면 과자를 찾고 있고 실제로 밥을 더 먹을 수 있음에도 아 이거 남기고 그냥 자극적인 과자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선택을 종종 한다. 바보 같긴 한데 뭔가 참은 것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고 또 그 욕구를 이기기 힘들 때가 있다. 유독 그 하루가 지치고 힘들었을 때 더더욱 그런 것 같다. 정말 뭐든지 항상 자기와의 싸움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뭔가를 꾸준히 오래한 사람들은 그게 무엇이든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보통 의지로는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이 햇반의 경우도 즉석 스타일이기 때문에 몸에는 안 좋을 것이라는 말들이 많다. 근데 난 잘 모르겠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공장에서 엄격한 관리하에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다는 말도 있고! 뭐가 진짠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의 경우 아무튼 이렇게 잘 즐기고 있다. 살이나 좀 팍팍 빠졌으면 좋겠다. 예전 마른 때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더라도 그때가 조금 더 생활하기 편했던 것 같다.
채끝살 마지막 한 점이다. 소금이랑도 먹고 와사비랑도 먹었다. 판 위를 이렇게 깔끔하게 먹은 적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원래 먹을 때 조합을 생각하지 않고 이렇게 단순하게 먹어야 그나마 도움이 되는데 항상 궁합을 생각해서! 사실 여기도 판 위에만 이렇게 말끔한 것이지 아까 파김치나 구운 버섯 등이 같이 있었으면 이렇게 깨끗히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튼 뭐 그렇고, 이렇게 오랜만에 집밥 스타일로 혼자 고기를 구워먹었는데 의외로 괜찮았다. 사실 번거롭기도 하고 뭔가 먹기 바쁘고 깔끔하다는 생각이 잘 안 들었는데 이날 진짜 깔끔했다. 나도 양도 딱 맞고 맛있기도 하고 시작과 마무리가 좋았달까. 근데 아마 가끔이라서 좋았던 것 같고 우선은 이 가격으로 다음에 먹을 일은 앞으로 없겠다. 솔직히 아웃백만 가도 더 좋은 구성으로 맛있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집에서 이렇게 먹는 것은 사치다! 뭐 물론 잘 먹긴 했지만 말이다. 원래 맛있게 먹으면 아무 말도 안했어야 하는데 이 가격을 하필 포스팅 한다고 오늘 봐가지고 이렇게 말이 많은 것이다. 마음적으로 정리가 안된 상태다. 그래도 진짜 맛있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