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 창작촌에서 먹는 포테이토 피자 & 로제 파스타
예전부터 가고 싶었지만 게으름 덕분에 이제서야 다녀온 문래 창작촌! 여기가 떠오르고 있는 것인지 아님 이미 떠오른 것인지 잘 모르겠다. 분명히 괜찮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들어왔는데 딱히 방문한 사람은 주변에 많지 않은 것 같고! 그래도 계속해서 소식은 어디선가 들려오더라. 가봤더니 괜찮다고, 이색적이라고, 맛있는 것 많다고, 분위기 괜찮다고 등등 말이다. 집이랑 가깝기도 하고 그래서 한번 가봐야지 하다가 또 막상 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매번 미뤄왔던 것 같다. 그러다 이제서야 이렇게 시간을 내 방문했다. 사실 요즘 외국도 못 나가고 오히려 근교에 사람이 더 많이 몰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가까웠지만 방문하지 못했던 곳들을 가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일부러 이 근처에서 별도 약속을 만들기도 했다. 아무튼 이렇게 쉬는 날 낮에 올 수 있었고 오늘 갈 맛집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됐다. 상호명은 크레이지토마토인데 가게 앞을 보니 그런 간판이 없었다. 위에 사진처럼 GREAT CAMP 이렇게만 써있었고 햇빛 때문에 안이 보이지 않아 문을 닫은 줄 알았다. 그래서 혹시 몰라 안으로 들어가 여쭤보니 이 가게가 맞다고 말씀해주셨다. 우리만 못 찾는 것이고 남들은 다 알아서 찾아오는지 궁금해졌지만 뭐 문을 열어 다행이었다.
여기 찾아올 때 나의 경우 주소를 택시 네비에 찍어서 바로 앞에 내렸다. 근데 지하철 역에서 걸어오거나 버스를 이용하시는 분들은 잘 찾아오긴 해야겠다. 정말 기계가 계속해서 돌아가는 공장들 사이에 있어서 여기가 맞나 싶을 수 있다. 근데 뭐 10~20대 친구들이 자주 보이는 곳을 따라가면 대충 뭐가 나오긴 한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젊은층이 꽤 있었다. 아무튼 바로 다음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메뉴를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 피자 하나와 사이드 디쉬 하나와 음료만 주문하려고 했었다. 그렇게 골랐는데 사장님께서 그렇게 할거면 세트 메뉴도 있으니 그걸로 주문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왜 안 보였지? 그래서 포테이토 피자 하나와 로제 파스타, 프렌치프라이, 음료 두잔을 고를 수 있었다. 스탠다드 세트로 가격은 약 2만 8천원이 나왔다. 개별로 시켰으면 이것보다 훨씬 비쌌기 때문에 저렴하게 느껴졌다. 음료는 평소라면 콜라를 마셨겠지만 콜라에도 많은 카페인이 들어가 있는 것을 알고 사이다로 택했다. 내가 콜라 때문에 매번 잠을 깼던 것임을 이제서야 알았다. 주문을 하고 매장 내부를 구경했다. 문래만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나타내고 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내부가 꽤 넓었다. 피크 타임엔 여기가 꽉 찬다는 말이겠지? 그것도 좀 이색적일 것 같았다. 공간 자체가 멋있었다.
햇볕이 드는 공간에 일부러 앉았다. 좌석 자체가 그렇게 편하진 않았지만 사람이 없기 때문에 넓게 쓸 수 있었다. 근데 사람이 많을 경우 조금 불편할 수 있을 것 같은 자리에 앉았다. 테이블석 같은 곳이었는데 의자로 앉는 공간이 조금 더 편해보였다. 근데 햇살이 이렇게 음식을 직선으로 때릴 줄 몰랐다. 그래서 음영이 진다고 해야하나. 그림자처럼 가려진 부분들이 있다. 나름 아이폰으로 찍어본다고 찍었는데 잘 찍히지 않았다. 그래도 언제 또 이렇게 사진을 찍어보겠나 싶어서 나름 열심히 찍어봤다. 메뉴는 동시에 나왔고 핫소스나 치즈 가루 이런 것들은 셀프였다. 아 그리고 나중에 식기도 자체적으로 반납해야한다. 끝 쪽에 보면 식기를 두는 공간이 따로 있다. 그리고 주문 후 음식을 받기까지 좀 오랜 시간이 걸려 나왔다. 식사 시간대가 아니어서 그런지 원래 주문과 동시에 조리에 들어가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좀 오래 걸렸다. 근데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솔직히 맛을 크게 기대 안했는데 한입 먹자마자 정말 너무 맛있었다. 기대를 안해서 그런 것인가? 비쥬얼도 크게 특색은 없었지만 뭔가 딱 맛있을 것처럼 보이긴 했다. 내가 이날따라 또 토마토 스파게티 종류가 먹고 싶었다지. 원래 그런 날이 거의 없는데!
아 그리고 여기 문래 창작촌 크레이지토마토 또 감자튀김이 맛있다고 한다. 사실 비쥬얼도 그렇고 실제적인 맛도 그렇게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다. 다만 빛깔을 보아 신선한 기름으로 튀기는 것 같고 주문과 동시에 바로 튀겨주는 것 같고 적절히 뿌려진 파슬리 가루가 감칠맛을 살려주어 더 맛있게 느끼는 것은 아닐까 싶다. 이게 더 맛있다는 말이 맞다는 말인건가? 아무튼 맛있긴 했다. 웨지감자까지는 아니었지만 두께감도 적당했고 식감도 있고 확실히 맥도날드나 버거킹에서 파는 얇은 종류와는 차이가 있었다. 사실 이날 포테이토 피자 한판은 좀 뒷전이었고 난 로제 파스타를 더 빨리 먹고 싶었다. 저 꾸덕꾸덕한 면을 한입 크게 넣고 먹고 싶었다. 그래서 위에 대충 비벼주고 포크에 돌돌 말아 한입 크게 넣었다. 딱 내가 상상하고 원하던 그 맛이었다. 적당히 자극적이고 고급스럽지 않은 그런 맛이랄까. 내가 원하던 퀄리티였고 맛있었다. 소스가 충분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한입 먹고 감자튀김도 먹고 계속해서 손이 바빴던 것 같다. 근데 여기 일하시는 분들은 운영하는 사장님은 아닌 것 같았고 아르바이트생분들인 것 같은데 요리 잘하시나 싶더라. 뭐 매뉴얼이 있긴 하겠지만 면발 자체도 좋았고 그냥 전체적인 밸런스가 괜찮았다. 내가 배고파서 그랬나? 그것을 감안하고서라도 꽤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피자 비쥬얼이다. 한조각이 꽤나 크게 썰려있었다. 뭐 나눠서 먹을 순 있었지만 굳이 그렇진 않았다. 반으로 내가 다시 접으면 되니까! 호불호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음식 사진을 찍을 때 웬만하면 손이 안 보이게 찍고 싶었지만 여긴 그럴 수 없었다. 내가 햇빛을 등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너무 어둡게 나왔다. 좀 답답한 상태에서 어찌저찌 찍다가 그냥 직빵으로 햇빛을 맞은 상태에서 사진을 찍어보면 어떨가 싶어 그렇게 찍어봤다. 내가 맛집 포스팅을 하면서 여태까지 이렇게 찍은 적은 이날이 처음인 것 같다. 그만큼 햇살이 좋았고 사람도 없고 타이밍도 좋았다. 무엇보다 음식도 맛있고! 여기 가격이 개별 메뉴는 저렴하다고 볼 수 없지만 그렇다고 비싸게 볼수도 없을 것 같고, 세트 메뉴라면 혜자는 아니어도 그래도 두명이서 즐기기에 딱 좋다 싶었기 때문에 이래저래 만족스러웠다. 만약 재방문 의사가 있냐 묻겠다면 충분히 있다. 다만 지리적인 위치가 거리는 가까워도 이동 수단이 좀 복잡한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자주 오긴 힘들겠다. 그리고 이건 먹방 유투버들이 많이 하는 것인데 파스타를 위에 올려서 같이 먹어봤다. 면에 묻어있는 소스가 피자의 양념 역할 느낌으로다가! 근데 둘의 조합으로 특별한 무언가를 느끼진 못했고 그냥 배고플 때 팍팍 먹기 위해 이렇게 먹고 따로 먹는 것이 더 낫긴 했다.
로제 파스타도 틈틈이 먹어주고 마지막 포테이토 피자 한조각은 내가 좋아하는 핫소스를 뿌려주었다. 사진을 보면 버섯도 들어가있고 베이컨도 있고 그렇다. 원래라면 막 치즈가루도 뿌려서 먹긴 하는데 이날은 퍽퍽한 맛을 살려주는 감자도 저렇게 위에 올려져 있었기 때문에 굳이 그런 시도를 하진 않았다. 그럴 마음이 별로 들지 않았다. 앞에 워낙 빨리 먹었기 때문에 식은 기분은 들지 않았고 그냥 여전히 맛있었다. 근데 둘이 먹기에 양이 많은 것인지 아니면 이날 별로 안 들어간 것인지 모르겠는데 이상하게 이때부터 배가 불러왔다. 신기했다. 다 먹기엔 양이 많은 편인가? 여기서 밤에 맥주까지 마신다면 정말 배부르겠다 싶었다. 그리고 요즘 피맥으로 유명한 프랜차이즈가 좀 있는데 그곳들을 많이 가서 그런지 좀 질렸고 나에게 여기가 좀 신선했다. 상대적으로 더 매력적이었다. 뭔가 이 공간의 특수성도 한몫한 것 같다. 다음에 여길 다시 한번 더 오게 되면 맥주부터해서 더 이것저것 먹어봐야겠다. 왠지 이날 먹어본 음식 기준으로 다른 것들도 맛있을 것 같단 말이지. 좋은 시간이었고 배부르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