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콩국수 여의도 진주집 여긴 김치가 정말 일품이다

디프_ 2020. 9. 16. 11:54

김치 먹고 싶어서 다시 온 여의도 진주집 콩국수


사회 초년생 시절 여의도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금융권이 많이 모여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상상하던 그런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요즘에야 자율 복장이 많아졌지만 여기만은 유독 남자, 여자 모두 오피스룩을 여전히 고집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나 역시 구두도 사고 정장도 맞추고 백팩도 메고 매일 출퇴근을 했다. 처음에 신나는 기분도 조금 있었고 그냥 괜히 퇴근하고 친구들을 만나는 날에는 풀 복장을 안 갖춰도 되는데 일부러 가방까지 들고 나간 적도 있다. 뭔가 상상하던 직장인의 모습을 실현할 수 있었다. 근데 처음 입사했을 때 다짐과 마찬가지로 일단 여기선 경험만 하자는 마인드였고 그렇게 약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매일 평일 아침, 저녁 열심히 왔다 갔다 했다. 그리고 잠시 쉬다가 다시 새로운 직장에서 일을 다니고 있는데 이때서야 알 수 있었다. 첫 직장을 다녔던 곳에 맛집이 많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직장인들이 모여있는 지역에서 오래 살아남은 가게는 기본적으로 맛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입소문이 강하다보니 결국 그런 곳밖에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였다. 여기 진주집 역시 그런 곳 중 하나다.



이 가게의 경우 닭칼국수, 비빔국수, 접시만두 등을 팔고 있으나 콩국수 메인인 곳이다. 처음부터 여태까지 다른 메뉴를 먹으러 온 기억은 없고 무조건 이 메뉴 하나만 먹었다. 그냥 여름철 뭔가 시원한 메뉴가 먹고 싶을 때 생각나서 종종 왔었다. 근데 퇴사하고 이 지역 자체를 거의 일년이 넘게 안 왔다. 지하철 9호선 급행을 지나다니기만 하고 내릴 생각이 없었고 이유도 없었다. 그럴 일도 만들지 않았다. 같이 입사했던 동기들도 여기가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만났다. 그냥 뭔가 갈 일이 딱히 없더라. 그래서 이 집도 안 가게 됐는데 최근 우연한 계기로 방문하게 됐고 그때 먹었던 아쉬움이 커서 이렇게 날을 잡고 한번 더 오게 됐다. 근데 이날은 메인보다 밑반찬인 김치가 유독 생각났다. 여기 김치가 진짜 맛있다. 포장이 되면 사고 싶은데 따로 메뉴판에 그런 말은 없는 것으로 보아 판매까지는 안하시나보다. 여쭤보진 않았다. 아니면 메인 메뉴들과 김치가 잘 어울려서 더 맛있게 느껴지나? 서로 간도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것 같긴 하다. 그래도 이날은 나눠 먹기로 했기 때문에 처음으로 닭칼국수도 도전해봤다. 접시만두도 시킬까 했지만 이젠 과식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참았다. 잘했다. 메인 메뉴 먹기도 바빴다. 배가 부르더라.



여의도 진주집 원산지를 살펴보니 콩은 국내산, 닭고기 국내산, 떡국에 들어가는 소고기의 경우 호주산, 쌀 국내산, 김치 배추는 국내산, 고춧가루는 중국산, 국내산을 섞어서 사용한다고 적혀있었다. 그리고 만두에 들어가는 돼지고기 역시 국내산이었다. 정말 이 가게 초기에는 못 와봤는데 그때는 줄을 엄청 길게 서서 기다렸다고 한다. 근데 내가 갔을 당시에는 가게 확장을 해서 그런지 매번 갈때마다 사람이 많아 복잡하긴 했어도 웨이팅한 적은 없다. 그만큼 회전율도 빠르고 일하시는 분들 역시 노하우가 생기신 것인지 응대, 음식 제공 역시 모두 원활하게 운영해주셨다. 그래서 오랜만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대기줄이 있다고 말하던데 근 3년간은 대기했던 기억이 없다. 물론 여름철 무더위날 사람이 몰려 그럴 수 있겠는데 그럴땐 가보지 않아 모르겠다. 아무튼 내가 갔을 때마다 기다린 적은 없다. 요즘은 잠시 QR코드를 찍거나 이름을 적느라 기다리는 경우는 있어도! 아무튼 가게가 예전에 비해 많이 넓어지긴 한 것 같다. 수요가 준 것 같진 않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사람이 많았다. 나도 뭐 맨날 간 것은 아니지만 경험상에 근거하여!



콩국수 위에 올려먹는 김치는 정말 최고다. 이 둘의 조합이 정말 괜찮다. 물론 간이 기본적으로 중요해야겠다. 일반적으로 콩이라고 하면 담백하고 부드러운 것을 상상하는데 거기에 적당한 감칠맛과 김치 특유의 매콤하면서 짠 간이 섞이니 솔직히 메인 메뉴를 먹는 것인지 김치를 먹으러 온 것인지 모를 정도였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여기서 김치 리필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그것도 다 준비를 해두셔서 그릇 위에 나갈 수 있도록 미리 셋팅을 해주셨기 때문에 바로 받을 수 있었다. 아무튼 그냥 김치만도 먹어보고 이렇게 면과 함께 먹기도 했다. 지금 포스팅을 보면서 괜히 한번 더 먹고 싶다. 갈때마다 가격은 비싸도 양이 어느정도 있기 때문에 정말 배부르게 먹고 와서 당분간은 생각 안나겠다 싶은데 가끔 이렇게 생각이 불쑥 날때가 있다. 물론 지금은 포스팅을 해서 그렇지만! 아 그리고 솔직히 가격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여기도 매년 가격을 올린 것이라고 한다. 나도 예전에 얼마에 먹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때 메뉴 두개를 주문해서 2만원이 나왔다. 하나당 만원이다. 근데 예전에 몇천원 했었는데 일년마다 천원이었나 500원이었나 그렇게 올리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장사가 잘 되는 것을 보면 뭐 이유가 있지 않을까? 물론 가격 인상에 빈정이 상해 별로 안 찾는다는 여론도 많았다. 내 주변에서 그러더라.



콩국수 국물은 꾸덕꾸덕하지도, 아예 물처럼 맑지도 않은 딱 그 중간 정도의 농도다. 그래서 이에 관해 호불호는 크게 없을 것 같고 다만 그것은 있었다. 좋아하는 콩 종류가 있는데 여기가 자기가 좋아하는 콩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별로라는 사람도 있었다. 뭐 이런 것은 어쩔 수 없겠다. 솔직히 나는 뭐 그런 구분을 못해서 다 잘 먹긴 한다. 근데 여기서 이날 처음 먹어본 닭칼국수는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이 메뉴 역시 인기가 많은 것 같은데 역시나 나에게만 맞지 않은 것이겠지. 육수에서 나는 향이 일단 기본적으로 나와 맞지 않았고 면발 역시 시원한 메뉴를 먹다 먹어서 그런지 더 퍼지고 뭔가 탱탱하다는 느낌이 부족했다. 적당히 배가 불러 그런 것도 있겠지만 잘 손이 가지 않았다. 그래도 역시 이 만두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만두 맛있었다. 물론 일품인 김치와 함께 했다. 이 만두 예전 기억으로는 접시만두에 나오는 것과 동일한 것이 들어가는 것 같은데 확실히 만두 괜찮다. 물론 그 메뉴 역시 가격은 비싸지만 말이다. 여기 그래도 비싸지만 배는 확실하게 부르게 해주는 곳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인상이 되어도 계속해서 찾아오는 것 같다. 물론 여기서 더 오르면 안될 것 같지만! 아무튼 이날 여의도 진주집 오랜만에 배터지게 잘 먹었고 다음에 또 한번 방문하지 않을까 싶다. 올해는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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