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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포 장어구이 생으로 직접 구워서 먹어봐요!

디프_ 2020. 8. 16. 21:18

친구 추천으로 방문했던 청사포 장어구이 노란마후라


친구에게 부산 해운대에 간다고 하니 어느 곳을 가보라고 추천해주었다. 내 여행 스타일을 아는 친구이기 때문에, 이색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보라고 말하여서 마침 일정도 비었겠다 숙소에서 택시를 타고 가봤다. 어차피 난 여행객이라 차가 없기도 했지만 자차가 있으신 분들도 그냥 택시를 타고 가시길 추천해드린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라 기사님도 편하게 데려다 주시고 또 나올 때도 그냥 카톡 택시 부를 필요없이 지나다니는 것을 잡아 돌아오면 됐다. 해운대에서 약 15분 정도 걸려서 도착한 것 같다. 친구가 처음 여기를 알려줄 때 자기는 끝쪽 어쩌구 갔었다고 해서 나는 그냥 길 끝쪽을 갔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맨 마지막에 있는 가게 이름이 정말 끝쪽 어쩌구였다. 도착해서 간판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 친구도 진작 설명해주지. 난 그 앞에 있는 노란 마후라라는 가게를 방문했다. 여기도 나름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었다.


친구가 청사포 꼭 가보라며 말한 뒤에 추천해준 메뉴는 바로 장어구이 중자였다. 소자는 없었고 중, 대만 있었고 가격은 중이 4만원, 대가 5만원이었다. 우린 두명이라 소자가 있었으면 그걸 시켰을 텐데 어쩔 수 없이 중으로 시켰다. 주문하기 전 사장님께 둘이 먹을 수 있냐고 여쭤봤는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먹을 수 있다고 말씀 주셨다. 근데 막상 먹어본 경험자로서는 두명보단 세명이서 먹어야 적절할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주문하였고 메뉴가 나오길 기다렸다. 건너편 테이블에서 하는 말을 들었는데 주문과 동시에 손질에 들어가 나오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나오기까지 조금 기다렸던 것 같고 이렇게 메뉴를 받을 수 있었다. 친구가 여기 오기 전 말하길 서울에서 먹는 것들이랑 조금 다르다고 말했었는데 비쥬얼을 보자마자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었다. 생으로 나왔고 우리가 직접 구워서 먹어야했다. 그래서 초보자들은 맛있게 먹기 어려울 수 있겠다.



나 역시 대표 초보자 중 한명이기 때문에 중간에 사장님께 어느 시점에서 먹어야 하는지 여쭤봤다. 근데 너무 구워서 먹으면 안되고 조금 말랑말랑한 상태에서 먹으면 된다고 하셨는데 솔직히 나도 이날 처음 먹어본지라 그 타이밍을 정확하게 모르겠다. 그래도 굽다 보니 생각했던 것처럼 너무 막연하진 않았고 나름 잘 먹을 수 있었다. 그래도 전문가가 구워주면 더 맛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아 그리고 전체 사진을 보면 산낙지가 있는데 저 포스팅은 별도로 빼서 다시 할 생각이다. 여기에 합치려 했다가 사진이 50장 넘어가는 것을 보고 좀 나눴다. 사진을 많이 찍긴 했네.. 그래도 이날 핵심은 지금 소개하고 있는 이 메뉴였기 때문에 조금 더 집중을 해봐야겠다. 아 그리고 굽다 보면 중간에 화력이 약해지곤 하는데 그땐 불을 갈아달라고 요청드리면 바로 새것으로 가져다 주신다. 근데 이때 그냥 불만 갈기 뭐해서 음료수나 술을 더 시키곤 한다. 나의 경우 탄산을 참고 있다가 이때 사이다를 시켰던 것 같다. 갈증이 나기도 하고 덥기도 하고 그랬다.



아 그리고 청사포 장어구이 노란마후라 가게 뷰는 1층은 별로다. 처음에 1층으로 소개해주셔서 멋 모르고 그냥 앉았는데 2층이 바로 앞 바다도 보이고 차들도 잘 안 지나가고 좋겠더라. 왜 2층으로 안내를 안해주셨지? 두명이라 그랬나? 근데 밤이라 뭐 바다가 딱히 안 보이긴 했는데 노을 질때 오면 괜찮을 것 같긴 했다. 부위별 맛이라든가 특징, 명칭은 나도 잘 모르겠다. 이렇게 생으로는 이날 처음 먹어봐서.. 그리고 장어 역시 평소에 잘 안 먹긴 한다. 근데 요즘은 몸이 너무 허해서 몸보신 한번 해야겠다 싶었고 친구가 이 메뉴를 하자마자 무조건 와야겠다 싶었다. 이제 나이도 나이인지라 먹을 것들을 신경쓰게 되더라. 여전히 햄버거, 피자, 치킨 이런 것들이 너무 맛있고 자주 먹긴 하는데 그냥 그래도 일년에 한두번은 이런 것들도 먹어줘야 버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이날 너무 기대가 컸는데 비쥬얼을 보고 지레 겁을 먹었다. 나에겐 너무 낯설었고 내가 잘 먹을 수 있을까 싶더라. 그래서 위 사진을 보면 이게 처음 구웠던 부위들인데 겉에를 다 태워먹었다. 해당 메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본다면 마음 아플 수도 있겠다. 근데 의도하지 않았고 화력이 쎄서 금방 겉이 이렇게 탔다. 안까지 잘 익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빨간 양념은 구울 때 같이 먹으라고, 양념 스타일로 나온 소스다. 근데 친구가 다 구운 상태에서 이렇게 찍어먹기만 해도 괜찮겠다고 하여 먹어봤다. 사실 같이 나온 소스라든가 된장에 찍어먹어봤는데 어울리는지 잘 모르겠어서 여기까지 나 혼자 스스로 가봤다. 근데 막상 먹기 전에 괜찮나 싶어서 친구에게 물어봤는데 그렇게 먹어도 된다고 했다. 그리고 구울때 처음에 생 그 자체로 양념을 입혀서 굽는 것이 아니라 다 구운 상태에서 양념을 입혀 불판에 잠시만 올려둔 뒤에 먹으면 더 먹기 간편하다고 알려주었다. 현명한 생각이었다. 다음 사진들을 보면 생 자체로 양념에 올려진 것을 볼 수 있다. 난 바보였다. 두번째 시도에선 살코기들을 올리고 가운데에 뼈 지느러미 같은 것을 올렸다. 이것도 나름 고급 부위 아닌가? 아무튼 과자처럼 바삭바삭한 부위였고 역시나 굽기 어려웠다. 안까지 익혀먹기엔 겉이 다 타는 것 같아 적당히 구워서 먹었다. 아무 맛도 나지 않았고 식감이 전부인 부위 같았다.



두번째 시도라고 나름 조심스럽게 굽기 시작했다. 처음엔 수분기가 조금 있다고 방심했다가 금방 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수다를 떨면서도 계속 신경을 썼다. 딱 여기서 느낀 것은 연탄불 바로 위에 철판에서 구워지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바베큐 파티를 하는 것처럼 가운데에서 구으면 겉만 타고 안까진 안 익을 수 있으니 주변 화력을 이용해서 약간 구석으로 빼 열기로 중간중간 익혀야 했다. 아 그리고 장어구이 먹을 때 가장 중요한 가시! 역시나 여기도 있었다. 근데 신기하게도 입에 걸리면 빼고 처음부터 빼먹을 필욘 없었다. 부드럽게 알아서 잘 씹혔다. 걸릴만한 큰 가시들은 알아서 뺄 수 있었고. 근데 역시나 나같은 초보자들이 먹기엔 힘들었다. 가시 역시 불편한 부분이였다. 막상 손으로 뺄때 너무 큰 가시들이 나와 먹기에 무섭기도 했다. 근데 다른 사람들은 정말 소주 한잔하면서 굽기에 어려움도 없이 너무 잘 드시더라. 부러웠다. 나도 친구랑 왔으면 조금 더 편하게 먹었을텐데..! 그래도 카톡으로 알려주는 방법대로 잘 따라하긴 했다. 뭐든지 경험이 중요하다. 나도 다음엔 더 잘 먹겠지!



겉에 탄 부분들이 있지만 어쩔 수 없다. 이정도면 잘 구워진 것이다. 다행히 먹을때 속도 부드럽게 잘 구워졌다. 이쯤에서 맛 후기를 말하자면.. 음 맛있긴 했다. 맛있나? 근데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먹기까지의 어려움이 맛을 이긴다. 이 말이 뭐냐면 다음에 다시 먹고 싶진 않다는 말이다. 맛이나 건강, 퀄리티 이런 것들이 정말 부족한 것은 아는데 일단 굽기도 어렵고 가시들도 불편하고 막 그렇게 뛰어난 맛인지도 모르겠고 등등이 섞여있다. 근데 하나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나처럼 한번도 이런 메뉴를 접하지 않아본 사람들에겐 무조건 와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그만한 가치는 있다. 네이버를 검색해보면 청사포 주변에 이런 가게들이 정말 많은데 리뷰들을 살펴보면서 자기가 원하는 가게를 찾아가면 되겠다. 솔직히 바다 바로 앞에 있기도 하고 야외 스타일로 된 곳이 많기 때문에 위생이 너무 좋다거나 상태가 쾌적하거나 그럴 순 없겠다. 자연과 함께하면 호텔과 같은 청결, 깔끔함은 어느정도 중간 지점을 찾아야 한다. 나도 선풍기에 의지하여 불판 앞에 있을 때 덥기도 했지만 중간 중간 불어오는 바람과 바로 앞 풍경들로 위안을 얻고 힐링해가며 버틸 수 있었다. 괜찮았다.



그리고 이런 가게에 '고양이가 있을만한데 보이지 않네'라고 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고양이 한마리가 주변에 다가왔다. 주면 먹을까 싶었는데 바로 앞 테이블에서 장어 한점을 주셨고 맛있게 먹고 있다. 가시가 있어서 그런지 발라서 먹는 것 같은데 잘 먹더라. 이런 좋은 고급 식재료들을 먹으니 건강할 것 같았다. 그에 비해 살은 많이 찐 것 같진 않지만! 그리고 슬슬 배가 차는 것 같아 몇개 없는 꼬리 부위와 내장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런 곳들을 불판 위에 올렸다. 다른 것들은 다 포기해도 꼬리만은 먹고 가야겠다 싶었다. 실제로 어디서 봤었는데 그 효능의 큰 차이가 없다는 것 같긴 한데 그냥 어렸을 때부터 꼬리는 중요하다고 많이 들어와서인지 놓치고 갈 순 없었다. 불판 위에 잘 구웠고 이제는 나름 익숙해져서 안 태우고 먹을 수 있었다. 아까는 겉에 탄 껍질들을 가위로 일일이 잘라내어 먹기 힘들었는데 이젠 그런 수고가 덜었다. 그렇게 꼬리가 다 구워졌고 소스에 찍어 먹어봤다. 다른 곳들과 다르게 여긴 뼈가 안에 그대로 있었고 그 상태로 씹어먹어야 했다. 그 부분이 좀 불편하긴 했지만 잇몸이나 치아에까지 걸리진 않았고 부드럽게 씹고 삼킬 수 있었다. 막 특별히 더 맛있다거나 식감이 특별하다거나 그러진 않았고 그냥 기분이 좋았다. 그냥 플라시보 효과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내장 같은 이 부위 맛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특별히 더 고소하다거나 크리미하다거나 그러진 않았다. 내가 불판에 너무 바삭하게 구워서 그랬나?



마지막까지 나름 먹는다고 먹었는데 꽤 많은 양이 남았다. 여기서 더 노력하여 탄산 음료와 함께 더 먹긴 했는데 양이 쉽게 안 줄더라. 그래도 불판 위에 다 올렸던 것 같긴 한데 2인이 먹기엔 확실히 많은 양이다. 근데 내 친구에게 이거 넌 다 먹었냐고 물으니 세명이서 먹긴 했는데 소주랑 엄청 맛있게 다 잘 먹었다고 하더라. 좋아하는 사람들은 확실히 잘 먹고 맛있게 느껴지나보다. 난 앞에 말하기도 했는데 맛이랑 재도전까지는 잘 모르겠다. 다음에 처음 가는 친구가 있다거나, 여길 꼭 가보고 싶다는 친구가 있지 않고서야 가진 않을 것 같다. 서울에서 먹었던 것처럼 가시 정리되고 초벌되어 나오는 것이 훨씬 더 먹기 편해서.. 생은 그냥 비쥬얼도 무섭고 먹기에도 힘들었다. 그래도 여기 분위기는 좋았다. 이렇게 못해봤던 경험을 또 해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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