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오랜만에 적어보는 일상의 기록

디프_ 2020. 5. 30. 11:05

2020년 5월의 마지막


사실 아직 5월 31일인 일요일이 남아있긴 하지만 오늘 나가면 내일 집에 늦게 들어올 것 같아 이렇게 일상글을 미리 남겨본다. 뭐 예약 포스팅을 남길 수 있겠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진짜 시간이라는 것이 신기하다. 현재를 보면 그렇게 빨리 감을 잘 느끼지 못하겠는데 돌이켜보면 한 것도 없이 빨리 흘러간 것 같다. 그 과정을 면면히 살펴보면 소중한 것들이 있지만 6개월 전체를 돌이켜보면 생각나는 것들이 없달까. 예전에 어디서 그런 글을 본 적이 있다. 망각이라고 표현하면 거창하고 사람이 무언가를 잊는다는 것은 그게 필요해서 잊은 것이라는 말이다. 뭐 필요하다는 것에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것이 있다든가 그것이 나에게 의미가 없었다는 것이라든가 아니면 잊혀지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던가 등의 다양한 이유가 있겠다. 그 말의 진위여부나 과학적 사실 그런 것들은 추가로 알아보지 않았다. 그냥 별 생각없이 그 말을 믿게 됐고 가끔 합리화를 위해 해당 글을 가져오곤 했다. 평소 내 생각도 모든 것은 다 연결되어있고 의미없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생각을 해도 가끔 정말 이런 일이 나에게 왜 생기는 것인지 의문인 일들이 있긴 하다. 받아들이기도 힘들더라.



바로 어제 그랬다. 원래 계획했던 시간보다 일정이 조금 미뤄져서 끝이 났고 부랴부랴 뛰었다. 화장실도 가지 않고. 그런데 딱 횡단보도가 걸리더라. 다행히 건넜는데 내가 타야할 버스가 앞에 있었는데 신호가 바뀌어서 그런지 멈추지 않고 그냥 지나가셨다. 근데 바로 뒤에 버스가 있었다. 내가 타야하는 버스 번호가 맞는지 가물가물했다. 검색을 다시 해볼 겨를이 없이 그냥 아니겠지하고 지나쳤다. 물론 그 버스 역시 세워달라고 하면 세워주실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흘려보냈던 것 같은데 그 버스가 내가 타야할 버스가 맞았다. 딱 이 정류장에 내가 가고 싶은 목적지에 가는 버스가 두대인데 두대를 그렇게 흘려보냈다. 근데 이 순간이 너무 짜증이 나는 것이다. 평소 화를 잘 안 내는 편인데 그런 화들이 이럴때 모여서 터지는 것인지 진짜 길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 볼 수 있는데 화가 너무 나더라. 일정은 왜 미뤄진 것이며, 화장실도 안 가고 뛰어왔는데 버스는 왜 놓친 것이며, 그 다음 버스 번호를 왜 헷갈린 것이며 등등.. 근데 다행히 친구들이 공감해주더라. 그런 날도 있고 자기들도 화난다고. 이럴때 평정심을 찾는 사람들도 있을까? 솔직히 약속 장소에 늦은 것도 아닌데 그냥 너무 짜증이 나더라. 그래도 화풀 대상도 없고 혼자 속으로 삭혔는데 저녁을 먹고 잊게 됐다. 아무튼 순간 감정이 훅 올라왔다. 이러니까 사람을 한 순간만 보고 판단하면 안되는 것 같다. 그 사람이 하필 그때 제일 예민할때인지 누가 알겠는가.



오늘 일상 포스팅에 올리는 사진들은 큰 의미 없다. 바탕화면에 돌아다니는 사진들을 업로드 해본다. 처음 바다는 태국에서 스노쿨링 즐길 때 보트타고 이동하면서 찍은 사진이고 그다음은 많이 봐오셨던 주댕이를 친구네 집에 데리고 가 놀다가 찍은 사진이다. 얘 처음에는 낯을 가렸는데 이제는 몇번 갔다고 자기가 먼저 문 안으로 들어간다. 확실히 기억력이 좋은 것 같다. 몇개월에 한번 방문하는데 어떻게 알지? 그리고 벚꽃 사진은 지금 찾기 힘들지만 선유도를 거닐 때 찍은 사진이다. 집에 가는데 겨울도 슬슬 끝나가고 그냥 좀 걷고 싶더라. 그래서 걸으면서 사진을 찍어봤다. 중간에 피아노가 한대 있는데 가끔 나처럼 그냥 지나가는 사람인지 여기서 일하시는 분인지 모르겠으나 피아노를 쳐주시는 분이 있다. 이날 그랬고 잠시나마 좋은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갑자기 사진 보니 주댕이 보고 싶네. 내일 날 좋은 날에 산책 시키고 나도 커피 한잔하고 그래야겠다.



요즘 일상은 흥미 반 걱정 반인 것 같다. 우선 흥미라는 것은 돈을 버는 재미랄까. 솔직히 버는지 잃는지 쓰는지도 모르겠으나 돈에 대한 관심사가 내 인생 최대치인 한해 같다. 이게 점점 증가될 것인지 줄어들 것인지는 모르겠다.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도 모르겠고. 물론 인생의 목적을 돈 앞에만 두고 살아가고 있진 않은데 삶의 방향성에서 비중이 다소 높게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 모으는 것뿐만 아니라 쓰는 것도 포함이다. 쓸 줄 알아야 벌을 수 있고 모아두려고 버는 것이 아니라 쓰려고 버는 것이기 때문에 본분을 잊으면 안되겠다. 그리고 내 젊음은 항시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그 시간적 제한성을 실컷 누려줘야 하기도 하고. 뭐 하나 단순한 것이 없다. 그냥 내가 이렇게 사는 것을 좋아하나. 아 그리고 걱정 반은 건강에 대한 걱정이다. 매번 말로만 살을 빼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물론 비만이라든가 그런 것은 아니다. 정상 체중이다. 근데 마른 비만이 제일 무섭다고 겉은 멀쩡해도 속까지 괜찮을지는 의문이었다. 올해 안에 정기검진을 받긴 할 예정인데 우선 그 전에 진심으로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운동은 물론이고 식단까지 건드렸다. 하루에 한잔씩 얼음 콜라를 거의 10년이 넘게 마셔왔다. 근데 그 부분을 끊었다. 현재 2주 정도 지났는데 아직까지는 잘 참고 있다. 저 10년이란 시간 동안 중간 중간 한달 정도씩은 참은 적 있기에 아직 제대로 된 시작은 아니라 볼 수 있겠다. 그리고 과자라든가 튀김류도 나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낮은 자유롭게 먹고 특히 밤에! 그리고 물을 많이 마시고 있다. 탄산을 끊으니 물을 절로 찾긴 하게 되더라. 이 과정에서 유일한 변화 하나는 이유는 모르겠는데 잠을 일찍 잔다는 것. 딱히 루틴이 많이 바뀐 것도 아닌데 12시 전에 졸리더라. 원래 아무리 피곤해도 12시 전에 못 자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그때 잘 잔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내 정신이 요즘 피곤한가. 아무튼 원래 가끔 일상 포스팅을 틈틈히 쓰려고 했는데 쓰지 못했다. 한번 이렇게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나니 속이 후련한 것 같기도 하고. 확실히 이런 글을 가끔 적긴 해야한다. 아무튼 남은 5월 주말 알차게 보내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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