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좋은 등촌역 술집 파파진구 기네스 맥주 맛있네~
오히려 술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술을 잘 못 먹는 사람이 가게를 더 따지는 것 같다. 왜냐하면 우선 안주가 맛있어야하고 추가로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그나마 맛있게 마셔야하기 때문이다. 누군 술도 잘 못하면서 맛을 어떻게 아냐고 말하겠지만 소주는 잘 모르겠고 맥주는 정말 맛있는 곳과 맛없는 곳이 다르다. 아르바이트 경력이 오래된 친구 말에 의하면 재료나 뭔가가 다른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술통이랑 호스 관리를 잘하는 곳에 따라 맛이 다를 수 있다고 말해줬다.
일리가 있었다. 뭐 어차피 같은 한국 땅에서 비슷한 곳에서 가져오는 것일텐데 그 재료 맛이 달라질 수가 없었다. 뭐 회나 이런 기타 요리처럼 전문적인 과정이나 숙성 등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말이다. 뭐 실제로 수제 맥주 전문집의 경우 뭐 관리가 다르게 된다고 하나 그 부분까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그냥 맛있게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술을 마실 때 그냥 동네 술집을 가는 것이 아니라 좀 괜찮아 보이는 곳을 찾아서 가는 편이다.
그렇게 오늘 오게 된 곳이 등촌역 술집 파파진구라는 가게다. 약간 바 형식의 가게인데 기네스 맥주 키워드를 검색하여 방문하게 됐다. 사실 이 동네에 이런 스타일의 가게가 많이 없는 편인데 근처에 마곡도 생기고 딱 역 주변이라 이런 곳들이 점점 생겨나는 것 같다. 특히 이 부근에서 말이다. 좀 더 안 쪽으로 들어가면 그냥 전형적인 동네 상권이다. 여기 역시 올해 6월에 생겨났다고 한다. 내가 처음 알았던 가게라 사장님께 한번 여쭤봤었다.
근데 사실 그만큼 마음에 들기도 했다. 위 사진이 어둡게 나와 인테리어가 잘 보이진 않지만 전체적인 가게 분위기가 괜찮았다. 개인적으로 술 마실 때 어두운 조명을 좋아하기도 하고 일하시는 분들도 친절하시고. 특이한 컨셉 중 하나가 저 창문 아래 있는 종을 한번 흔들면 그 소리를 듣고 주문을 받아주신다. 본의아니게 약간 청각 테스트 느낌이다.
예약석이라고 자리를 맡아둔 것으로 보아 예약 시스템도 있는 것 같긴 한데 내가 방문했을 때 저 자리는 사장님 지인 분들이 오시는 것 같아 일시적으로 그래둔 것 같기도 하다. 근데 워낙 매장 내가 협소한 편이라 예약을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방문하는 것이 나아보인다. 하나 아쉬운 점이 자리가 좀 좁게 다닥다닥 되어있다는 것 하나였는데 뭐 그런 맛 때문에 이런 분위기가 더 사는 것이겠지. 나쁘지 않았다.
주문한 기네스, 카프리, 감자 튀김이 나왔다. 원래 카프리가 아니라 다른 생맥을 주문하려 했는데 오늘은 해당 술을 팔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나마 뭔가 탄산과 함께 벌컥벌컥 마실 수 있는 카프리로 택했다. 생맥을 먹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오늘 주인공은 기네스 맥주니까.. 나의 경우 흑맥주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 약간 무겁고 텁텁한 맛이 매력적이긴 한데 좀 부담스럽다고 해야하나. 앞서 말했듯이 청량하고 깔끔한 카프리 계열을 좋아하는 편이다.
근데 같이 마신 친구의 말에 의하면 여기 맛있다고 했다. 사실 여기 파파진구 자체가 나같은 안주털이범들보다는 약간 칵테일바 분위기처럼 술을 고급지게 마실 수 있는 사람들에 특화된 장소 같았다. 우선 메뉴판을 보더라도 80%가 술이였고 나머지는 안주와 음료가 차지하고 있었다. 평소에 뭐 감자튀김을 고르긴 하지만 이번 같은 경우는 그나마 먹을만한 안주로 보인 것이 얘였다. 다른 안주들도 좀 있긴 한데 선택의 폭이 그다지 넓지 않았다. 그래서 배가 고플 때 여길 찾는 것은 비추고 정말 가볍게 한잔 혹은 보드카, 칵테일 등을 여유롭고 기분 좋게 마시고 싶을 때 찾으면 괜찮을 것 같은 가게다.
적절히 어두운 조명과 이색적인 인테리어로 분위기 괜찮았던 등촌역 술집 파파진구. 이날 두명이서 약 3~4만원 정도 되는 가격이 나왔다. 솔직히 술값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왠지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이 근처에 이만한 가게가 많이 없을 뿐더러 위치도 구석진 곳에 있어 뭔가 나만 아는 장소 같은 기분이 드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