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일상적이지 않았던 홍대 카페 클링크에서의 하루

디프_ 2019. 8. 4. 23:16

일상적이지 않았던 일상, 홍대 카페 클링크


홍대에 처음 가보는, 그런데 아주 만족스러웠던 카페를 하나 발견해 나중에 또 가기 위해 기록도 하고 그냥 일상 이야기도 오랜만에 작성해볼겸 자기 전 글을 써본다. 어느 평일이었는데 저녁을 먹고 날도 더우니까 카페에 들어가 쉬기로 했다. 근데 단순 쉬는 것이 아니라 목적이 있었다. 1순위는 여행 계획짜기 였고 2순위는 디저트였다. 요즘 체력 보충이 부족한지 자꾸 달달한 것들이 땡긴다.


그렇게 몇군데를 돌아다녀봤는데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다. 사람이 없고 여유로운 곳을 원했는데 사람이 없는 곳은 대게 의자나 좌석이 불편했다. 평소 앉을 때 반쯤 드러누운 자세를 좋아하는데 딱딱한 의자들만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방황을 하다가 이 홍대 카페 클링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원래 여기 밖에도 테이블이 있었으나 위 사진은 나올 때 찍은 사진이라 영업 마감을 위해 정리가 된 모습이다.



제일 구석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어머니와 딸, 가족 분이 운영하고 계신 것 같았는데 그에 맞게 전체적인 분위기가 차분하고 좋았다. 밖에 사람은 좀 있었는데 안쪽에는 한명도 없었다. 물론 우리가 자리를 잡았을 쯤에는 한두 테이블 정도 사람들이 찼다. 그래도 전체적인 공간이 넓직넓직하게 되어있어서 전혀 복잡하거나 소란스럽다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 내가 오늘 원한 카페의 목적과 딱 맞는 장소였다.


그나저나 오늘 포스팅 제목을 왜 '일상적이지 않았던'이라고 명시해두었냐면,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평소 카페를 잘 가지 않는다. 덕분에 술, 담배도 안하는데 커피도 마실 줄 몰라 잔 지출을 많이 줄일 수 있었는 듯 하다. 아무튼 카페를 잘 가지 않는 거창한 이유 같은 것은 없다. 그냥 한 장소에 오래 앉아있는 것을 못한다. 누군가는 앉아서 수다떠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앉아만 있으면 말도 잘 안 나오고 하품이 나온다. 그리고 뭔가 피곤해진다. 추가로 음료수도 빨리 마시는 편이라 앉으면 오래 걸려야 10분 안에 다 먹는 듯 하다. 그러다보니 상대는 한창일때 난 좀 지쳐버리고 만다. 아 그렇다고 해서 평소에 말이 없는 편은 아니고 걸으면서 말이 굉장히 많다. 뭔가 걸어야 말이 나온다.



그런 내가 이렇게 오랜만에 홍대 cafe에 왔고 오랜 시간 앉아있었다. 심지어 아마 손에 꼽는 횟수로 노트북도 들고 왔다. 노트북을 밖에 들고 다닌 적이 예전에 제주도 놀러갔을 때 말고는 없는 것 같은데.. 평소에도 잘 안 쓰다보니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무튼 이날은 노트북을 가져왔고 이주 뒤에 떠나게 될 부산 여행을 준비했던 것 같다. 교통편도 예약하고 숙소도 예약했다. 뭔가 집에서 하면 자꾸 미루게 되어 이렇게 날을 잡았는데 다행히 계획한대로 마칠 수 있었다. 같이 떠나는 사람과 계획을 동시에 짜면 일처리가 빠르다. 혼자 하면 이리저리 조율해야하는데 말이다. 다음부턴 이런 방식으로 계획을 짜게 될 것 같다.


아 그리고 클링크... 여기 디저트와 음료 모두 괜찮았다. 아이스크림 와플 같은 것 하나와 음료를 하나 주문했는데 음료는 내가 싫어하는 맛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와플이 취저였다. 처음엔 메뉴가 왜 이렇게 안 나오나 싶었는데 대충 그냥 구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셋팅이 들어갔다. 비쥬얼을 보고 '아 그래서 이 가격을 받는구나' 싶었다.


아마 당분간은 일상적이지 않은 하루를 보내고 싶을 때, 위치가 홍대라면 종종 여기를 찾게 될 것 같다. 지리적으로 그렇게 복잡할 것 같지 않은 장소이기 때문에 단골 아지트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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