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퇴사 후 기록

중고거래 사이트 당근마켓 난 왜 실패할 줄 알았지?

디프_ 2019. 6. 12. 21:15

'역시 확신만큼 무서운 것이 없다. 함부로 단정짓지 말자.'


중고거래 사이트 중에 번개장터, 중고나라를 제외하고 당근마켓이라는 곳이 있다. 알 사람들은 알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모르는, 그런데 요즘 굉장히 핫한 그런 어플이다. 현재 브랜드 인지도가 꽤 높은 타 업체의 이용자수를 월등히 넘어서고 있다. 그 격차가 꽤 나는 편이며, 타 어플은 남성 비율이 높으나 당근마켓의 경우 여성 비율이 높고 20~30대 연령이 골고루 분포하고 있다.


당근마켓의 핵심 컨셉은 '우리 동네 중고 직거래'로 소비자가 자기의 거주지를 설정하면 그 동네 반경 몇km 이내 사람들만 목록에 뜨고 거래를 할 수 있는 뭐 그런 시스템이다. 현재 자리가 어느정도 잡은 상태에서 고객과 운영자 간의 이 노출 범위로 인해 약간의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고객은 더 넓은 범위를 원하지만 운영진은 이 반경을 오히려 좀 더 좁히고 싶다고 인터뷰한 것을 본 적이 있다.


내가 중고거래 사이트 당근마켓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아마 1~2년전일 것이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채용 공고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여기 이 아이디어를 보고 '와 대박이다.'가 아닌 '안될 것 같은데?'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요즘 논란이 많은 타다의 경우 처음 서비스를 이용하고 흠뻑 빠졌던 것과는 다르게 말이다.



그냥 무작정 별로다가 아니고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왜 그런가하면 핵심 컨셉인 '동네 사람들과 직거래를 한다'는 포인트가 나에게 크게 와닿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인간은 점점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접점보다는 비대면을 선호하지 않나? 그것 때문에 음식 배달 산업이 발달했다고 말하고 싶진 않으나 어느정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심지어 택배를 받을 때도 기사님과 직접 만나는 것보다 문 앞에 물건을 두고 가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그런데 동네에서 내 물건을 팔고 내가 구매한다고..? 지나다니다 만날 수 있는 동네 주민에게 내가 쓰던 물건을 팔고 동네 주민이 쓰던 물건을 내가 구매해서 동네를 돌아다닌다고..? 내가 너무 개인적은 성향을 갖고 있나. 여러모로 불편할 것 같았고 행여 문제가 생기면 괜히 서로 더 껄끄러울 것 같게 느껴졌다. 방향성 자체가 나에게 너무 와닿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여긴 안될 것이라고 확신을 갖게 된 것 같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중고거래를 한번도 이용해본 적이 없다. 뭔가 필요한 것이 생기면 그냥 새 물건을 사려고 하는 편이다. 아 판매해 본 적은 있구나. 근데 그것 역시 친구가 내 물건을 대신 팔아준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직접 참여는 아니었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미리 보는 한국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일본을 보더라도 누군가를 직접 만나는 것을 절대 선호하지 않는데 이상하게 당근마켓은 다른 느낌이다. 내 기준의 초점이 너무 다른 것인가. 솔직히 지금도 중고거래 사이트 당근마켓의 모든 지표가 타 업체보다 우위를 두고 있다는 것이 잘 믿기지 않는다.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기에 믿긴 믿는데 의아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도대체 왜?'라는 것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래도 이 회사의 구성원들은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무수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각종 전문가들이 여기를 들여다보면서 칭찬일색이다. 구글 포털만 검색해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의문점이 아직 명확히 해결되진 않았지만 이번 사례를 통해 다시 한번 확실히 깨달은 것이 있다.


함부로 확신하지 말자는 것이다. 방향이 좀 다르긴 하지만 한두달전에 이미 크게 한번 데였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또 너무 확신을 가졌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사고가 일방향적인 사람을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어느 면에선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했던 것 같다. 조심하고 반성하고 반복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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