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대로 정해보는 면세점에서 꼭 사야할 것, 키엘 폼클렌징
오늘 소개할 아이는 키엘 브랜드의 폼클렌징 라인인 울트라 페이셜 오일프리 클렌저다. 얘와의 첫 인연은 몇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뭐 예전에 탈스 포스팅을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란가 모르겠지만 피부가 굉장히 예민한 편이다. 그래서 피부에 닿는, 특히 얼굴에 사용하는 제품 선택에 있어 굉장히 신중한 편이다. 한번 그렇게 아프고 난 뒤에는 가뜩이나 많았던 겁이 더 많아졌다.
피부가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다보니 쓰던 제품을 쭉 쓰지 새로운 제품은 잘 못 쓴다. 백화점에 가 유명하다는 여러 브랜드를 다 이용해봤지만 순하디 순한 것들도 내 피부에는 트러블을 유발시켰다. 그래도 뭐라도 쓰긴 써야했기에 계속 시도를 했는데 그중에 키엘 제품이 나에게 맞았다. 당시 수분크림을 샀었는데 오랜만에 바닥이 들어날 때까지 잘 썼다. 비오템이나 크리니크 등은 거의 한번 쓰고 못 썼는데 말이다. 처음엔 적응기가 필요하다고 일주일 동안은 써봐야한다고 했다가 스트레스만 받고 그냥 처분한 제품도 수없이 많다.
아무튼 그렇게 처음 이 브랜드를 접하게 됐고 같은 라인 제품으로 품목을 늘려가다가 이 폼클렌징을 만날 수 있었다. 피부가 지성은 아닌데 건성도 아니다. 복합성이다. 티존이라고 해야하나. 거기에만 유분기가 있는 편이고 볼에는 거의 없는 편이다. 근데 개인적으로 씻을 때 박박 닦이는 것이 좋아 유분기를 확실히 없애주는 애를 찾고 있었는데 이 울트라 페이셜 오일프리 클렌저가 그랬다.
용량도 150ml도 적지 않은 편인데 가격마저 착했다. 당시에 3만 얼마주고 구매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좀 오른 것 같기도 하다. 3만 얼마면 분명 저렴한 가격이 아닌데 왜 이 가격을 착하다 말했냐면, 얘를 꽤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었다. 내용물이 고체 형태이다보니 조금만 짜도 충분히 얼굴 전체를 세안할 수 있었다. 그래서 거짓말 안하고 한번 구매하면 최소 몇개월 이상은 썼다. 그러니 사용기간 대비 가격을 고려하면 절대 비싼 가격이 아니었다. 나만 그런가. 아무튼 나는 얼굴에도 맞고 오랫동안 쓸 수 있는 이 제품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꽤 오랜 시간 사용했다. 근데 여기서 왜 면세점에서 꼭 사야할 것이라고 말했는지 그 이유가 나온다. 어느날부터인가 백화점에서 이 제품이 보이지가 않았다. 내가 너무 오랜만에 왔나 싶었다. 그래서 일하시는 분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키엘 울트라 페이셜 오일프리 폼클렌징에 들어가는 원료 중 하나가 한국에서 허가가 나지 않아 더이상 이 제품이 들어올 수 없다고 했다. 일시적인 것인지 지속되는 것인지 물으니 앞으로 아마 안 나올 것이라 말씀해주시며 다른 라인 제품을 추천해주셨다. 그래서 다른 애들로 좀 테스트를 해봤는데 액체형이 많았고 스크럽 형식도 나오고 좀 자극적이게 느껴졌다. 딱 얘가 좋았는데..
그렇게 잊고 있었다. 그리고 난 그뒤로 센카 퍼펙트휩으로 갈아탔다. 센카 제품도 나쁘진 않았는데 용량이 좀 허당 느낌이었다. 크기는 큰데 쑥쑥 단달까. 물론 가격이 착하고 묶음으로 프로모션도 많이해서 구매하는데 큰 부담은 없었는데 그래도 뭔가 좀 허했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이 지났고 나에게 이 키엘 폼클렌징은 잊혀졌다.
근데 별생각없이 면세점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이 제품을 발견했다. 한국 면세점에서 말이다. 그래서 이 제품을 판매하냐고 물으니 판매한다고 했고 마찬가지로 한국 매장에서는 판매하지 못하지만 면세점에선 판매가 가능하다고 했다.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것은 아니지만 유레카가 외쳐졌다. 그래서 바로 구매했다. 우선 하나만 구매했다. 앞서 말했듯이 얘가 용량이 좀 되서 여러개를 사면 언제 다 쓸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에 좀 부담스러웠다. 뭐 여행 다니면서 불편하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혼자 나름 계획을 세웠다. 매번 어딘가를 떠날 때마다 면세점에서 얘를 구매하고 다 사용하기 전에 또 어딘가를 떠나 이 제품을 새로 구매해서 쭉 이어가게 하는 것을 말이다. 현재까지는 이 목표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 사용하고 있던 제품이 있었고, 최근 여행을 다녀오면서 새 제품을 구매했다. 그리고 기존에 쓰던 것을 다 써갈 때쯤 보관하고 있던 새 제품이 생각났고 얘를 뜯기 전에 이렇게 포스팅을 하는 것이다. 당장 다음달에 여행 계획이 잡혀있으니 얘를 다 쓰기 전에 하나를 더 사둘 수 있겠다.
너무 나만의 기준으로 면세점에서 꼭 사야할 것이라는 타이틀을 붙였나. 근데 분명히 나처럼 이 제품을 찾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에서 이 제품을 만날 수 없는 이유가 원료 때문이 맞겠지만, 괜히 이 제품을 구매하면 고객이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매장에 방문하기 때문에 매출 측면에서 괜히 판매를 안하는 것 같은 의심이 들 정도이니 말이다. 물론 단순 오래 쓸 수 있어서 얘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그만큼 효과도 좋다. 내가 원하는 빡빡 닦이는 기분도 들고 딱 씻고 나면 피부가 깨끗해진 기분이 든다. 그뒤에 바로 기초 제품을 바르면 쭉쭉 흡수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너무 칭찬일색이었나.. 화해 어플에서 얘의 성분을 검색해보진 않았지만 뭐 막상 봐보면 안 좋은 성분들도 같이 있을 것 같다. 원래 이렇게 빡빡 닦이게 하는 제품은 피부에 안 좋다고 한다. 근데 세안 뒤 유분기가 남아있으면 괜히 안 씻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어쩔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