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고급 스테이크 Patagonia Beef&Wine
아까 점심을 제외하곤 종일 걸어다녔지만 먹은 것이라곤 츄러스 밖에 없었다. 상당히 배고팠다. 그에 대한 보상이 필요했고 떠오른 것이 스테이크였다. 그것도 그냥 일반 가게가 아니라 좀 고급스러운 곳에서 먹고 싶었다.
구글에 찾아보니 Patagonia Beef&Wine이라고 리뷰가 300여개인데, 평점이 4.5점으로 높은 유명한 레스토랑이 바르셀로나에 있었다. 바로 가봤다.
출발 전에 혹시 몰라 전화를 해봤다. 그냥 열었나 안 열었나 확인하기 위함이었는데, 가능하다고 오라면서 이름을 말하면 예약해준다고 했다. 완전 친절했다.
그렇게 입구에 도착해 이름을 말하니 자리를 안내해주었다. 대부분 가족 단위나 커플, 미팅을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아시아인도 많이 보이지 않았고 혼자 온 사람도 보지 못했다.
Patagonia Beef&Wine에서 Lomo 하프 고급 스테이크를 25.9유로 주고 주문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여태까지 갔던 가게 중에 단일 메뉴론 제일 비쌌다. 그래도 나를 위한 보상이었기에 돈이 아깝진 않았다. Lomo는 안심이었고 굽기는 미디움 웰던으로 해달라 했다. 와인은 패스했다.
사이드 디쉬로 샐러드를 주문했다.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식전 빵과 스테이크와 같이 먹을 소스가 먼저 나왔다. 나오면서 각기 어떤 것인지 다 설명을 해주셨다.
손도 씻을 겸 화장실을 다녀왔다. 오면서 위 사진처럼 어떤 샐러드바가 보이길래 여기 뭐냐고 물어보니, 아까 말한 사이드 디쉬를 여기서 셀프로 가져다 먹는 것이었다. 근데 딱 한 번만 가능하다고 했다.
화장실도 안 갔으면 샐러드도 없이 먹을 뻔했다. 뭐 왜 안 나오는지 물어보기야 했겠지만...
바르셀로나 Patagonia Beef&Wine에서 주문한 Lomo 스테이크가 나왔다. 보기엔 좀 초라해 보일 수 있는데 식전 빵까지 포함하면 양이 부족하진 않았다. 나오기 전에 사람들이 소스랑 빵을 같이 먹길래 따라 먹어봤는데 확실히 소스는 스테이크와 어울렸다.
한입 크기로 자른 뒤 먹어봤다. 원래 좀 큼지막하게 잘라 한입에 먹는 것을 좋아하기에 좀 크게 잘랐다. 자를 때마다 육즙이 계속해서 나왔다.
솔직히 워낙 입맛이 싸구려라 디테일한 맛의 차이를 깨닫지 못하는 편인데 내가 아닌 고기 맛을 좀 아는 사람이 먹으면 맛있어하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낮에 먹었던 돼지고기가 더 맛있었다. 가격 차이는 비교도 안 되게 나는데 말이다. 역시 소보단 돼지가 더 맛있다.
그래도 처음에 딱 봤을 땐 한 덩이만 있어서 양이 적어 보였는데 이게 워낙 두툼해서 그런지 양이 적지도 않았다. 그에 비해 또 부드럽게 잘 썰렸다. 소스는 다른 것들보다 사진에서 보이는, 같이 나온 고춧가루 같은 것에 찍어 먹는 것이 제일 잘 어울렸다.
사실 뭐 돼지가 더 맛있다고 하긴 했지만 분위기부터 해서 맛, 서비스까지 다 따지자면 여기가 훨씬 낫긴 났다. 내가 만약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같이 왔다면 무조건 다시 여길 올 것 같다. 이렇게 보면 맛이 레스토랑의 전부는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스페인에서 단일 식사 비용으로는 제일 많이 들었던 30.8유로를 내고 밖으로 나왔다. 사실 한국에서 이 가격에 이런 레스토랑에서 이런 음식을 먹을 수도 없지만 여기 생활에 익숙해진 탓인지 물가에 대한 개념이 좀 달라졌다.
그렇게 밤에는 볼만했던 카탈루냐 광장을 통해 숙소로 복귀했다. 도착한 시간이 오후 10시 30분. 종일 걸어 다녔기에 너무 피곤했어서 바로 씻고 잠이 들었다. 바쁘지만 맛있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