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여행 관악산 등산코스 연주대 다녀왔다
지난 주말, 오랜만에 산을 타고 왔다. 원래 1년에 한 번은 가려고 노력하는데, 올해는 연초에 이것저것 일이 있기도 했고 여행지에서 가기도 해서 별로 생각나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가을 단풍여행을 너무 가고 싶어서 다녀오게 됐다. 매번 북한산만 가다가 새로운 곳을 가고 싶었고, 그래서 찾아가게 된 곳이 바로 이 관악산 등산코스 연주대다.
근처까진 차를 타고 왔는데 공영주차장은 입구에서 거리가 꽤 됐다. 그래서 또 찾아보다가 서울대 주차장이 제일 가깝길래 서울대에 주차했다.
예전에 연세대였나.. 잠시 주차를 했다가 주차비가 엄청 나와 놀랐는데, 이번엔 그냥 등산은 금방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해 도전해봤다. 등산 시간이 총 3시간 30분 정도 걸렸는데 주차비는 약 9,000원 정도로 생각보다 많이 나오진 않았다.
본격적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솔직히 관악산 등산코스 연주대는 만만하게 보고 출발했다. 높이도 예전 백운대 정상보다 200m 정도 낮고, 여러 글을 봐도 또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있어 뭔가 되게 쉽게 느껴졌다.
정말 말 그대로 가을 단풍여행을 간다는 마인드로 오르기 시작했다. 근데 처음에 제대로 된 길이 아닌 돌길을 오를 때 알아챘어야 했다.
조금만 올라왔음에도 높이가 꽤 됐다. 아마 서울대 자체가 높은 지형에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숨도 고를 겸 주변을 둘러봤다. 근데 저 멀리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와 주택 단지가 보였다. 근데 그 바로 위에 검은 띠가 보인다. 바로 미세먼지다. 미세먼지를 저렇게 실제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엄청 놀랐다. 저 안에서는 저렇게 먼지가 안 보이겠지만 멀리서 보니 보였다. 1시간 전에만 해도 저기서 숨 쉬고 왔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새삼 심각함을 깨달았다.
충격을 뒤로하고 다시 정상을 향했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우리의 목적지인 연주대다.
슬슬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백운대는 그래도 제대로 만들어진 길을 오르다 마지막쯤에 바위를 타고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관악산 등산코스는 처음부터 바위였다. 그래서 그 어느 곳보다 신발이 중요했다. 나는 워킹화를 신고 왔기에 오르는 데 무리가 없었는데 같이 온 친구는 운동화를 신고 와서 자꾸 미끄러지고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다.
목적지가 멀지 않았음을 알고 난 뒤 바위에 앉아 잠시 여유를 부렸다.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번 산행엔 물을 잊지 않았다. 딱 좋았다.
확실히 사진에 얼굴이 안 나오니 분위기가 좋다. 이 사진 마음에 든다.
가을 단풍여행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잠시 서서 주변을 구경했다. 오랜만에 등산하며 느껴보는 기분이다. 상쾌하고 좋았다.
고지가 높아서 그런지 미세먼지를 체감할 순 없었다. 여기 역시 가까워서 안 보이는 것인지, 진짜 없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번 산행의 결말을 말하자면 결국 정상을 찍지 못했다. 힘들어서 그런 게 아니라 위험해서였다.
거의 다 오를 때쯤 눈앞에 바윗길이 또 나타났다. 같이 온 친구가 미끄럽고 위험해서 계속 같이 신경 쓰며 올라왔는데 더 이상은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 나 역시 좋기 위해 산에 온거지 위험을 무릅쓰려고 온 것은 아니기에 그럼 그만 내려가자고 말했다. 그래도 궁금해서 내려오시는 분에게 정상까지 얼마나 남았냐고 여쭤봤는데, 바로 앞이라고 다 왔다고 했다. 그리고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내려가게?'라고 말씀하셨다. 근데 뭐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하산했다.
가을 단풍여행 관악산 등산코스 연주대 만만한 곳이면서도 또 만만한 곳이 아니다. 우선 힘든 걸 떠나서 산에 적합한 신발이 무조건 필요한 곳이다. 예전 북한산은 반스를 신고도 올라간 적이 있는데 여긴 절대 그럴 수가 없다. 그래서 쉽지만 어렵고, 어렵지만 쉬운 곳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