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근처 다른 순대국 가게들과 다르게 이 집만의 매력이 있는 새용산 뼈해장국 순대국
날이 추워지는 이 시즌을 정말 반기는 사람들이 있겠다. 바로 해산물 매니아. 사실 해산물에 취약한 편이다. 모든 것을 잘 먹지만 굳이 잘 못 먹는 분야가 있는 곳이 바로 해산물이다. 여기도 가리는 것은 아닌데 굳이 안 먹게 되더라. 그래도 뷔페나 오마카세 같은 곳을 가면 한입씩 먹어보려고 하는 편인데 확실히 잘 드시는 분들에 비하면 거의 먹는 양이 없는 수준이겠다. 뭐 가을 전어부터해서 굴이나 그런 것들 요즘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하는 분들이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의 경우 그런 것까지는 없으니까. 그나마 나에겐 초밥 시즌이 돌아온 느낌이 들어서 초밥을 기회가 될 때마다 열심히 먹고 있긴 하다. 근데 해산물이 아니더라도 또 돌아온 시즌이 있겠다. 바로 국밥 시즌.
사실 국밥이 시즌이 따로 있었나 싶으신 분들도 있으실 것이다. 어차피 일 년 내내 먹는 음식이니 말이다. 나의 경우에도 사실 여름에 국밥 종류를 안 먹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실내가 너무 추워서 뜨끈뜨끈한 국물이 생각나기도 하는 아이러니한 무더운 여름이니까 말이다. 근데 확실히 이렇게 뚝배기 안에 보글보글 끓여져 나오는 국밥 종류의 경우 계절이 타는 것은 맞겠다. 여름에 냉면이나 콩국수와 같은 시원한 음식을 찾듯이 겨울에는 뜨거운 음식을 더 찾게 되는 그런 포인트에서 말이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순대국 싫어하는 사람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엄청나게 인기가 있다. 아마 성시경도 이 국밥을 시작으로 그렇게 유명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유튜브 한정으로 말이다.
확실히 순대국을 먹으면 먹을 수록 느끼는 것이 가성비는 있는 음식이라는 것이다. 확실히 가성비는 있다. 왜냐하면 이 가격대에 다른 음식을 먹을 경우 이 정도의 포만감은 못 주니까 말이다. 부속이라곤 하나 고기도 실하게 들어있고 일단 국물과 함께 섭취하니까 다 먹을 경우 든든할 수밖에 없겠다. 무엇보다 사이드로 나오는 김치나 깍두기가 맛있는 경우가 많고, 정말 유명한 맛집의 경우 부속물이 아니라 고기 자체가 실하게 들어있기도 하니까 이 가격대에 이만한 음식은 없겠다. 요즘은 평균 금액대가 1만원으로 많이 오른 느낌이긴 한데 아직도 8~9천원 가게들도 많곤 하니까 이 가격대의 이정도 퀄리티는 확실히 메리트 있는 것이 맞겠다. 물론 내가 가는 곳들이 유독 장사가 잘 되고 맛있는 곳들이어서 구성이 더 좋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냄새에 매우 취약한 편이다. 누군가는 이런 순대국 같은 것을 먹을 때 잡내가 조금 나줘야 제대로다라고 말하고 쿰쿰해야 더 맛있다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나의 경우 그러면 잘 못 먹는 편이다. 배고플 때야 어느 정도 먹긴 하겠지만 확실히 깔끔한 맛들과 비교해서 다 먹고 나면 남아있는 양이 확연하게 차이가 나겠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맛은 일단 국물이 깔끔한 곳이 좋다. 간이야 내가 새우젓이나 마늘이나 부추 같은 것을 넣어서 조절한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깔끔한 국물 베이스가 좋다. 뭐 양념을 미리 넣어주는 곳도 있긴 한데 개인적으로 내가 직접 다대기를 넣는 것이 좋긴 한데 그래도 넣어와도 크게 게의치는 않는 편이다. 일단 맛이 중요하니까.
새우젓의 경우 사실 넣으나 안 넣으나 개인적으로 맛에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소금이면 모를까 저렇게 새우젓 조금 넣는다고 맛이 달라질까 싶더라. 그래도 남들 다 넣으니까, 이유는 있겠지 싶어서 의무적으로 넣어왔었다. 비쥬얼적으로도 들어가나 안 들어가나 큰 차이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뭐 이유가 있겠지 싶었다. 나의 경우 새우젓은 주로 고기나 순대와 함께 먹곤 했으니까. 국물 간 맞추는 용도는 아니었다. 근데 어느 날 일부러 새우젓을 안 넣고 먹어봤다. 양념장으로 뭔가 해결이 될 것 같았다. 근데 막상 먹고 보니 뭔가 2% 부족한 맛이 있었다. 바로 감칠맛. 그 감칠맛이 꽤나 부족하더라. 그래서 '아 이래서 새우젓을 필수로 넣는구나'라고 그때 깨달았었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잡내 없이 깔끔한 곳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입맛을 갖고 계신 분들의 경우 내 티스토리에 순대국을 검색하셔서 원하는 비쥬얼의 가게로 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거의 다 잡내 없고 깔끔하게 순대국 판매하는 가게들이다. 오늘 소개할 이 새용산 뼈해장국 순대국 가게도 마찬가지고. 근데 여기에는 유독 이 주변에 순대국 맛집들이 많은데 여기에 사람들이 꽉 차는 이유가 있다. 근데 이게 양이 많다거나 가격이 저렴하다거나 그런 단순한 이유는 아니겠다. 사실 가격은 9천원 또는 1만원 선으로 다른 곳들과 큰 차이 없겠다. 평범한 가격. 그럼에도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바로 여기 국물에 있다. 여기 딱 순대국이 나온 뒤에 냄새를 맡아보면 다른 가게들에서는 맡아볼 수 없는 냄새가 난다.
바로 그 냄새의 주인공은 한약. 다른 곳의 경우 사실 뭐 어떻게 육수를 만드는지 잘 모르겠다. 그게 아마 가게마다 숨겨진 비밀 같은 것 아닐까 싶다. 근데 여기의 경우 기본적으로 육수에 한약재를 쓰시는 것 같았다. 일단 가게 안에 들어오면 이 가게 특유의 한약 냄새가 나는데, 이 순대국을 받을 때도 그게 제대로 느껴진다. 그리고 한입씩 먹을 때마다 은은하게 한약 냄새가 올라오는데 이게 향이 민감한 나조차도 좀 불편한 느낌이 아니고 아주 은은하게 퍼져서 크게 부담이 없다. 사실 이렇게 한약 냄새가 나는 순대국 가게는 아직까지 가보지 못했다. 나름 여기저기 그렇게 많이 다녀봤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이게 여기만의 차별화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맛도 전체적으로 순대국과 조화를 잘 이뤘다고 생각한다. 거부감도 안 느껴지고 맛있더라. 심지어 건강해지는 느낌까지 들고. 그게 이 가게의 인기 비결이라 생각한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