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가 날마다 바뀌고, 저녁에는 고기를 판매하는 점심 한정 8천원 한식뷔페
매번 지나갈 때마다 사람이 많은 곳은, '저긴 왜 저렇게 사람이 많지?' 하면서 호기심으로 언젠가라도 방문하게 되는 것 같다. 그게 내가 좋아하는 메뉴가 아니더라도 사람이 많이 몰리면 이유가 있겠지 싶어서 가보게 되더라. 오늘 소개할 가게가 좀 그런 느낌이었다. 사실 여길 많이 지나다니진 않지만, 그냥 걷다가 한 번 보면 사람이 계속해서 많았다. 뭔가 특별할 것은 없어 보이는데 사람이 많아서 궁금했다. 근데 가게 상호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뷔페니까, 이렇게 사람이 몰리면 음식 자체는 더 신선하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뷔페를 잘 가지 않지만 한식뷔페는 뭐 소화를 하는데에 크게 부담은 안되니까 여러모로 한번 가보고 싶었다. 또 괜찮은 곳 하나 알아두면 웬만한 백반집 가는 것보다 매일 더 좋게 먹을 수 있으니까.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이 가게가 생각이 났고 이렇게 다녀와봤다.
근데 이날도 사람이 꽉 차 있었다. 밖에서 사람들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사장님께 여쭤보니 아니라고 자리 있다고 안내해주시더라. 여기 테이블이 4개가 하나로 합쳐져 있는데, 거기서 혼밥을 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으니 합석 아닌 합석처럼 운영되고 있었다. 그리고 대기인 줄 알았던 손님들은 이미 식사를 다 하고 나와 계신 것이었다. 뭐 밥만 먹으면 되니까 별 상관없었고 그렇게 같이 앉아 식사를 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다소 정신없거나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음식을 푸거나 막상 자리에 앉으면 전체적으로 왁자지껄하다기 보단 좀 고요한 편이다. 그래서 차분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요즘 느낀 것 중 하나가 밥을 먹을 때 뭔가 매장 내부가 정신이 없으면 살짝 식사를 마치고 체한 느낌이 나더라. 그게 단순 분위기 때문이 아니라 급하게 먹어서 그런 것이긴 하겠지만 아무래도 영향을 받게 되더라. 그래서 식당은 복잡한 곳보다 좀 조용한 곳이 좋긴 하다.
음료나 그런 것은 다 유료이고, 8천원만 내면 푸짐한 집밥 스타일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한식뷔페 음식 라인은 일렬로 쭉 있다. 아직 많이 가 본 것은 아니고 2~3번 정도 가봤는데, 밑반찬들도 그때그때 좀 달라지더라. 샐러드만 공통적으로 나왔던 것 같고 다른 메뉴들이 다 바뀌었다. 여기 저녁에는 삼겹살 집으로 변하게 되는데 그때 밑반찬도 맛있다고 하는 것을 보면 직접 음식 같은 것을 다 만드시고 그때그때 알아서 잘해주시는 것 같다. 근데 여기 애초에 위치 자체가 용문시장 근처여서 재료야 거기서 값싸게 수급이 가능하실 테니 제철에 맞게 가성비 좋게 신선한 것으로 알아서 잘해주시지 않을까 싶다. 물론 요즘 인터넷이 잘 되어 있기야 하겠지만, 그래도 전문가가 눈으로 직접 보고 사면 또 느낌이 다르긴 하겠다. 그리고 실제로 여기 외부 손님만 오는 것이 아니라 시장 상인분들도 많이 오시더라.
이렇게 쭉 음식을 개인 접시에 담은 다음에 자리에 앉아 먹으면 된다. 국의 경우 직접 담아주시기 때문에 양이 어느정도 정해져 있는데, 다른 것들은 내 기호에 맞게 알아서 담아 오면 되겠다. 그리고 다 먹고 나서 부족할 경우 또 가져오면 되겠다. 이날은 아니고 떡갈비가 나온 적이 있는데 이상하게 그렇게 맛있더라. 근데 균일한 모양이기도 하고, 사실 떡갈비 자체를 직접 만드시기 힘들기 때문에 기성품인 것 같긴 한데 뭔가 급식 때 먹었던 맛이 나면서 맛있어서 또 가져다 먹었다. 항상 이런 백반집과 같은 곳을 오면 메인 고기 재료는 꼭 있는 것 같다. 이 가게를 방문하는 목적은 막 맛집이다, 퀄리티 대단하다 이런 느낌보다는 요즘 물가에 8천원이라는 가성비 금액대에 푸짐하고 신선한 집밥을 먹을 수 있는 느낌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 실제로 근처 자취하면 딱 한 끼 해결하러 오기 좋은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 여기에 오면 저 샐러드를 꼭 많이 먹는다. 소스가 뭔가 그냥 마요네즈 소스도 아니고 케첩도 아니고 뭔가 섞으신 것 같은데 농축되어 있으면서 간도 세고 맛이 괜찮더라. 그래서 누군가에겐 좀 자극적일 수 있는데 그땐 소스 양을 조절하면 되니까. 나의 경우 뭔가 소스 1, 샐러드 1 비율로 부은 다음에 먹는데 이렇게 먹어야 좀 맛있다. 근데 요즘 느낀 것인데 확실히 소스도 많이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되는 기분이다. 그게 짜다거나 자극적이다거나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고, 위에서는 그것을 액체 느낌으로 받아들이나? 물을 많이 마셔도 소화가 잘 안 된다고 하니 뭐 이유가 있겠지 싶다. 이렇게 부추도 신선하게 먹을 수 있었고, 평소 잘 못 보는 저 양념 튀김 새우라고 해야 하나. 저것도 오랜만에 먹었다. 다른 종류들은 김치 베이스로 좀 무난했고, 이날 주인공은 돈까스와 물만두였겠다.
아 두부도 있었구나. 이렇게 보면 여기에 왜 점심시간에 사람이 몰리는지 알 수 있겠다. 어느 곳에서는 메인으로 볼 수 있는 재료가 세개나 나오니까 말이다. 근데 두부의 경우 개인적으로 그렇게 막 선호하진 않는다. 있으면 1~2개 정도 먹긴 하는데, 많이 먹으면 포만감이 좀 많이 올라오는 재료라 생각한다. 돈가스에 소스를 올려서 먹기도 하고 만두를 먹기도 했다. 따로 간장 같은 것은 없었지만 샐러드가 충분히 있어서 괜찮았다. 국의 경우에도 무난했으나 국물이 있어야 식사를 마치실 수 있는 분들도 많으니까 어느 정도 다 조합이 괜찮은 것 같다. 그냥 여기 저녁에 삼겹살 장사도 하시니까, 사장님께서 기본적으로 요리를 잘하시는 가게가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점심에 이렇게 그날그날 조합을 맞춰서 백반 스타일의 한식뷔페를 제공하시겠지. 아무튼 요즘 8천원이면 딱 비싸지도, 저렴하지도 않은 적정한 금액대의 점심값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이 구성이면 가성비 괜찮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겠다.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