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와, 기존 갈 곳 잃었던 손님들이 환호하고 있는 연남동 맛집 포가
최근 몇 년간 폐업한 가게들이 정말 많아졌다. 분명히 웨이팅까지 발생할 정도로 장사가 잘 되었던 곳임에도 불구하고 사라지고 그러더라. 그냥 알아두기만 했다거나, 한두 번 정도만 가본 것이면 크게 아쉽지 않을 텐데 여러 번 방문하기도 했고 특별한 날마다 가려고 했던 곳이 사라질 경우 좀 당황스러울 때도 있더라. 근데 가게가 사라졌다고 하면 장사가 안 되어서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일 텐데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물론 그런 곳도 있겠지만 말이다. 임대료나 인건비 등이 올라서 기존 단가나 그런 것을 무한정으로 올릴 수도 없고 그래서 마진이나 그런 것 때문에 인기 있던 가게도 사라지는 가게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단순히 돈을 못 벌어서 관둔다기엔 너무나 유명한 맛집들도 사라지기도 하더라. 그러면 가격을 올리면 되지 않느냐 말할 수 있겠지만, 그건 또 그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의 방식에 따라 정해지는 부분이라 함부로 판단할 수도 없겠다.
오늘 소개할 가게의 경우에는 여러번 방문하진 않았다. 기존에 딱 한 번 방문했던 이력이 있다. 그리고 그때의 경험이 꽤나 오랜 기간 남아있을 정도로 기억에 남아있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 군만두가 진짜 맛있는 가게가 있다고 하여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실제로 웨이팅 1시간 정도 하여 입장할 수 있었는데 배고픈 상태에서 기다렸다가 먹어서 그런지 정말 맛있더라. 근데 그 뒤에 또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유는 웨이팅. 좁은 건물에 계단을 올라가 2층에 위치한 가게였는데, 그 시간을 다시 기다릴 엄두가 안 나더라. 매장 자체가 좁기도 하고 회전율도 높지 않아 기다리는 시간도 길고. 뭔가 맛있어서 또 먹고 싶긴 한데 그 기다릴 자신이 없더라. 그래서 내 머릿속에서 잊혀진 가게가 되었다. 실제로 연남동 맛집들 자체가 이런 곳들이 많아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면서 못 가 본 곳들이 꽤 있다. 어쩔 수 없는 지역적인 특성이기도 하겠다.
근데 이날 오랜만에 지인을 만났었는데, 만나서 어딜 갈까 물어봤는데 이 연남동 포가를 이야기하더라. 그 첫 방문이 얼마나 기억에 남아있었는지 여기 상호명을 듣자마자 뭔가 익숙한데 하면서, 그때의 경험이 기억났다. 그게 벌써 몇 년 전인데 딱 이름만 듣고도 기억이 나는 것을 보면 그때 꽤나 강렬했긴 했나보다. 근데 살펴보니 여기 한동안 연남동에서 사라졌던 것 같다. 나름 단골손님도 많고 매니아층도 많고 여기만의 특색도 있었는데 사라졌었나 보다. 근데 이번에 다시 오픈하신 것 같다. 리뷰 같은 것을 보니 아직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하나둘씩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뭐 우리처럼 그랬겠지. 이날 지인도 여기 사라졌다가 다시 생긴 것 같다고, 예전에 간 기억이 있는데 맛있어서 또 가고 싶다고 하여 이날 제안을 한 것이었다.
그래도 둘다 예전 매장 방문의 기억 때문인지, 웨이팅이 얼마나 될까 걱정하며 방문을 했던 것 같다. 나의 경우 아이스크림을 먹어서 괜찮았는데, 지인의 경우 점심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해 꽤나 배가 고픈 상태였다. 본의 아니게 내가 약속 시간에 좀 늦기도 해서 네이버 지도를 통해 빠르게 빠르게 이동했던 것 같다. 미안하기도 하고 배고픈 게 다이어트를 하다 보니 얼마나 힘들다는 것을 아니까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그렇게 매장에 도착했다. 예전 위치가 정확히 어딘지 기억은 안 나지만 아예 다른 곳에 매장이 들어선 것 같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왔다. 안에 들어오기 전에 웨이팅 하는 라인도 안 보이고 매장 내부에 사람도 없는 것 같아, 설마 문을 닫았나 싶었다. 우리 기준에서 사람이 없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에. 근데 안에 들어가 보니 장사를 하고 계셨고, 홀에 딱 우리만 입장할 수 있었다. 다른 손님들이 하나도 없더라. 물론 이때 시간이 약 오후 8시로 좀 애매하긴 했다.
물론 이 뒤로 한두 테이블 정도 사람이 오긴 했는데, 아무튼 이 정도로 사람이 없는 것은 말이 안되는 가게였다. 아무래도 가게를 새로 오픈하면서 사장님께서 별도 홍보를 하지 않으신 것 같았다. 지금 쌓이고 있는 리뷰 역시 입소문으로 나고 있으니까. 따로 광고하는 것도 아니고. 아마 예전에 장사가 잘 될 때도 자연적으로 홍보가 된 것이지 의도적으로 홍보하신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런 대화를 나눠보지 않았지만, 이 느낌이 왜 그런 것인지는 매장 방문해 보시면 아실 것이다. 뭔가 딱 가게와 맛, 퀄리티만 신경 쓰신 느낌이랄까. 그렇게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 주문을 했다. 남길까 걱정하긴 했지만, 요즘 나도 위가 다시 돌아왔기 때문에 대충은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먹고 싶은 메뉴를 다 주문했다. 그렇게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메뉴를 판매하는 연남동 맛집 포가에서 고기튀김과 군만두, 볶음밥과 여기 시그니처 중 하나인 산동식 마늘쫑면을 주문했다. 예전에도 이 마늘쫑면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주문 후 조리가 들어가기 때문에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그리고 메뉴가 한번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나온다. 그래서 사진을 찍으시는 분들은 한 번에 예쁘게 담기 힘들 수 있겠다. 나의 경우 그렇게까지 노력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날은 배가 고팠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하진 않았다. 확실히 식당에 들어오니 배가 너무 고파졌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기 연남동 맛집 포가 지금 빨리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여기가 재오픈한 지 안 알려져서 그런 것이지, 분명히 몇 개월 지나면 사람들이 몰릴 것이다. 확신한다. 아마 요즘 트렌드를 보면 그 기폭제가 유튜버로 인하여 시작이 될 것 같긴 한데, 아무튼 분명히 나중에 다시 사람들이 몰릴 것이다. 그래서 그전에 웨이팅 없이 다녀오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물론 지금은 예전보다 매장이 넓어져서 이전만큼 심하지 않을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지금보다는 복잡하겠다.
사실 너무 오랜만에 매장에 오기 때문에 예전에 맛이 어땠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비교는 할 수 없겠다. 근데 너무 맛있었다. 이 네가지 메뉴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맛은 고기튀김이었다. 그 고기튀김 첫 맛이 잊혀지지 않는다. 별도 소스 없이 제공되고, 후추나 소금 등으로 간을 해서 딱 나오는데 짭조름한 그 맛이 너무 맛있더라. 이게 양념이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물리지도 않고 짭조름하게 계속해서 들어가더라. 이런 맛이 무서운 맛이다. 자극적이면 먹다가 물리거나 배가 차면 안 먹게 되는데, 이런 맛은 정말 끊임없이 들어간다. 실제로 맛있는 맛이기도 하고. 그렇게 지인과 수다를 떨면서 나온 메뉴들을 순차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짬뽕 하나를 시킬까 고민하기도 했었는데, 2차 갈 것을 생각해서 마늘쫑면 하나로 해결하였다. 그리고 배가 고픈 상태니 튀긴 것만 들어가면 속이 놀랄 것 같아 볶음밥 서브로 주문하기도 했고.
지금 포스팅을 하면서 보니 이날 소스가 있는 음식은 하나도 주문하지 않았구나. 볶음밥의 경우에도 별도 짜장소스가 있는 것이 아니라, 계란국 하나만 나오기도 했으니까. 확실히 여기 포가의 경우 포가만의 색깔이 있다. 다른 중국집들과는 다른. 그래서 여기가 곧 다시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칭따오인가 그런 맥주 하나 곁들이기도 너무 좋고. 아마 나도 조만간 연남동 근처에서 약속이 생기면 여길 마음 편하게 가볼 것 같다. 나중엔 오고 싶어도 마음 편하게 못 오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모든 메뉴가 다 맛있긴 했는데 그때는 소스가 들어간 자극적인 요리도 하나 시켜서 먹어봐야겠다. 지금 리뷰들을 보면, 포가가 다시 돌아와서 너무 좋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만큼 맛이 변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니 오랜만에 제대로 된 중식 먹고 싶으신 분들은 방문해 보시면 좋은 가게라 생각한다.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