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치킨 안 먹는 사람도 맛있다고 한마리 다 먹고 나오는 치킨집

디프_ 2024. 3. 23. 23:28
어렸을 때 먹었던 치킨 느낌 그대로 나는 이젠 몇 없는 동네 치킨집

 

오늘 포스팅은 평소와는 다르게, 내가 먹고 싶은데 요즘 치킨을 못 먹고 있어서 먹방을 보는 듯한 기분으로 치킨 포스팅을 하면서 뭔가 그 기분을 달래고 싶어서 작성하는 글이다. 사실 이런 감성으로 포스팅 작성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뭔가 기록용으로, 루틴처럼 작성하곤 하는데 먹방 보는 것처럼 글을 쓰다니. 그래도 포스팅하기 전에 사진을 쫙 보는데 그때 그 기분이 올라오기도 해서 어느 정도 만족이 되는 것 같긴 하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곳인데 여길 안 먹고 다른 곳에서 먹으면 뭔가 대체가 안 되는 느낌이다. 분명히 치킨은 먹긴 먹었는데 제대로 안 먹은 느낌이랄까. 실제로 최근에 교촌 레드를 먹었었는데 여전히 치킨을 다 먹지 않은 듯한 느낌이 계속해서 난다. 그래서 이 포스팅을 오늘 작성하고 아마 조만간 치킨을 먹지 않을까 싶다.

 

이날의 경우 매장에서 먹는 것이 아니라, 포장을 해서 먹었다. 사실 여긴 별도 배달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 두가지 방법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주로 여기 안에서 먹을 일정을 잡아 안에서 먹곤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포장을 해와서 집에서 먹고 있다. 주로 어딜 갔다가 집에 가는 길에 잠시 주차를 해서 찾아오고 그러는데 이날은 특별히 전기 자전거를 타고 다녀왔다. 사실 전기 자전거를 타고 다녀오면 쉽고 빠르게 다녀올 수 있어서 그리 어렵진 않은데 막상 이렇게 나가는 것도 쉽지 않더라. 뭔가 익숙하지 않아서 더 그런 것 같다. 그래도 이제 날이 많이 풀렸으니 다시 먼지 좀 털어내고 자주 이용해 봐야겠다. 그렇게 매장을 살짝 구경하고, 갓 튀겨진 양념 반 후라이드 반 치킨을 담아 집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볼만한 것 하나를 틀어놓은 뒤에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내가 여길 좋아하는 이유, 이렇게 양배추와 소금을 여전히 준다는 것이다. 사실 요즘 양배추와 소금을 주는 곳 자체가 별로 없다. 후라이드도 기본적으로 염지가 되어있어서인지 소금을 주는 곳이 많이 없더라. 근데 나의 경우 이렇게 옛날 스타일로 딱 나오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있으면 또 맛있게 다 먹게 되더라. 최근에 그 길거리 트럭에서 파는 통닭도 안 사먹은지 꽤 되었는데 거긴 여전히 소금을 주나? 안 먹어봐서 잘 모르겠다. 예전엔 머스타드 소스를 주는 곳 있었던 것 같은데. 사실 뭐 길거리에서 요즘은 잘 보이지도 않겠다. 요즘은 그냥 그 타코야끼나 순대, 곱창볶음 같은 것을 판매하는 트럭만 많이 보이는 것 같다. 물론 내가 사는 동네 한정이라 정확한 것은 아니겠다. 제로 콜라까지 셋팅을 완료하였다. 제로 카페인 콜라가 나와서 다시 마시기 시작하는데 그전에 어떻게 몇 년 동안 끊었는지 참 신기하다.

 

여기 사장님께서는 기본적으로 장사를 잘하시는 분이라 생각한다. 우선 너무 친절하시다. 그리고 간혹 너무 친절한 곳은 오히려 역설적으로 손님이 불편한 경우가 있는데, 이 사장님께서는 단순 나를 떠나서 다른 단골 손님들 응대하는 것도 봐왔지만 그냥 적절하게 선을 잘 지키시는 것 같다. 그냥 진짜 딱 장사를 잘하시는 느낌? 일단 맛이나 위생 같은 것은 어느 가게나 기본적으로 충족시켜줘야 하는 것이니까 그건 당연히 기본적으로 잘하시고 그 외 부수적인 것도 깔끔하신 것 같다. 뭐 양배추, 소금 이런 것도 그렇고 음료도 그렇고. 요즘은 음료 기본으로 안 나오는 곳들도 있으니까. 그리고 여기 사장님께서 간혹 닭다리를 세 개씩 넣어주시곤 한다. 홀에서 먹으면 기본으로 그런 것 같고 배달은 랜덤처럼 보였다. 그래서 직접 말을 해주면 그렇게 넣어주신다고 하는데 말을 한 적은 없다. 닭다리 세 개가 의무는 아니니까. 근데 언제 또 세 개 닭다리 들어있는 것을 보면 기분 좋고 그렇다.

 

여기 치킨은 진짜 안 먹는 사람도 맛있다고 한마리 다 먹고 나오는 그런 치킨집이다. 사실 내가 여기에 꽂혀서 주변 사람들을 좀 많이 데려갔다. 근데 이미 아는 사람도 있었고 처음 와보는 사람도 있었다. 실제로 물어봤더니 자긴 옛날부터 갔었다고, 사장님이 알아볼 정도로 일주일에 1~2번씩 갔었다고 그러더라. 그런 친구에겐 왜 나한텐 안 알려줬었냐고 막 그랬었다. 나의 경우 좀 늦게 안 케이스인 것 같다. 그래도 벌써 여길 다닌 지가 2년이 다 되어가니까 또 시간이 빠르기도 하고, 나도 이젤 여길 늦게 알았다고 하기 뭐 하겠다. 아무튼 그만큼 장사도 오래 하셨고, 매장을 가보면 처음 와보는 손님보다는 이미 사장님과 안면을 튼 단골손님들이 많이 오시는 것을 알 수 있겠다. 동네 장사에서 단골손님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맛있다는 말이겠다. 여기 와서 치킨을 먹은 사람 중에 맛없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럼 다른 치킨집과 뭐가 다르냐. 솔직히 그건 잘 모르겠다. 그냥 내가 여길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튀김 옷이 얇다. 튀김옷이 얇아서 바삭함이 잘 느껴지고 잘 튀겨졌다. 그리고 튀김옷이 얇다 보니까 기름기를 덜 먹어서 그런지 소화도 잘 되고 뭔가 배부를 때까지 다 먹고 나면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튀김옷으로 많이 먹는 경우는 배가 더부룩하거나 그런데 여긴 그렇지 않다. 그리고 튀김옷이 얇은데도 양이 적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뭐 앞서 닭다리를 하나 더 넣어주시거나 그런 것과는 별개로 정량으로 잘 튀겨 주셔서인지 아무튼 양도 충분한 느낌이다. 그리고 사이드들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뭔가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이 들어 좋은 것 같다. 그리고 단순 옛날 느낌만 추구하시는 것이 아니라, 요즘 트렌드에 맞게 양념 소스도 순한 맛, 매운맛으로 잘 구분해서 손님이 선택할 수 있게 해 준 점도 좋았다.

 

매운맛의 경우에도 뭐 요즘 매운맛처럼 그렇게 땀이 나는 캡사이신 느낌이 아니고, 적당히 입 안이 얼얼한 그런 매콤함이다. 그래서 뭔가 맵찔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딱 기분 좋게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조각을 작게 가져가서 이렇게 주셔서 그런지, 발라 먹는 재미도 있고. 개인적으로 치킨은 순살이 아닌 뼈가 맛있다고 생각하다 보니 이렇게 발라 먹을 것이 많아서 좋았다. 사실 여기가 더 기억에 남는 이유는, 이제 이런 치킨집을 찾기 힘들어서겠다. 요즘은 프랜차이즈가 워낙 더 많기도 하고 이런 스타일보다는 뭔가 다른 방식으로 가져가니 여기만을 계속해서 찾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살면서 홀에서 치킨을 제일 많이 먹어본 곳이 여기기도 하고, 실제로 치킨 잘 안 먹는 사람도 여기 맛있다고 한 마리 다 먹고 다른 거 더 시켜서 먹고 나온 곳이기도 하니까. 아무래도 조만간 한 번 더 가서 생맥주와 치킨 한 마리 해치우고 와야겠다. 맛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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