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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먹어줘야 더 맛있는 대패삼겹살

디프_ 2024. 2. 16. 20:28
가격이 착한 고기, 대패삼겹살

 

 

수중에 돈은 많이 없는데 고기를 먹고 싶을 때, 대패삼겹살만한 고기는 또 없는 것 같다. 돈이 있다고 하더라도 뭔가 가볍게 고기를 먹고 싶을 때 찾아도 좋겠고. 학창 시절에 친구들이랑 이 메뉴를 엄청나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 근데 그때 학생이라서라기 보단, 그냥 그때 아마 이게 엄청난 유행을 했을 것이다. 아니면 우리 동네에만 늦게 들어왔나? 뭐가 먼저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대패삼겹살 전문점들이 막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만큼 사람들도 많이 찾았던 기억이 난다. 친구들이랑 학교 끝나고 먹기도 하고 운동이 끝나고 가서 먹기도 했다. 심지어 식사 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냥 가서 먹었던 기억이 난다. 가격이 착하기도 한데 뭔가 친구들이랑 고기를 구워 먹는 그런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다. 물론 배가 고프기도 했겠지만.

 

아무튼 나에겐 나름 추억이 있는 음식이다. 사실 근데 그 이후로 막 자주 먹은 기억은 나지 않는다. 우선 대패삼겹살을 취급하는 가게가 많이 사라졌겠다. 예전에는 막 1인분에 3천원 이런 식으로 장사를 하는 가게들을 길 가다 쉽게 만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찾아가야 만날 수 있겠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주변을 보면 아직 여전히 좋아하는 사람이 많이 있는 것 같은데. 대체재가 많아졌나? 뭐 나를 봐도 예전만큼 자주 먹진 않으니 그럴 수 있겠다. 대패삼겹살이 참 특이한 게, 막상 먹으면 너무 맛있게 잘 먹는데 자주 먹게 되진 않는다. 오히려 삼겹살은 더 꾸준하게 찾는 것 같고. 무슨 차이가 있을까? 사실 먹을 때 만족도는 간혹 대패삼겹살이 더 높은 것 같기도 하다. 뭔가 이 대패삼겹살만의 매력이 있다.

 

그 매력은 막 먹어줄 때 배가 되는 것 같다. 여기서 막 먹는다는 의미는 그냥 말 그대로다. 뭐 허겁지겁 먹어야 한다 그런 의미는 아니고, 그냥 구울 때도 정갈하게 굽는 것이 아니라 집게로 휘휘 저어가며 막 구워줘야 하고 먹을 때도 젓가락에 몇점 한번에 들어서 쌈장에 푹 찍어서 크게 먹어주면 된다. 상추쌈을 쌀 때도 상추에 곱게 올려서 먹는 것이 아니라 팍팍 먹는 그런 느낌 말이다. 그리고 고기를 먹을 때 개인적으로 소금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상하게 대패를 먹을 때는 쌈장을 찾게 된다. 물론 소금도 맛있긴 한데 쌈장이랑 먹을 때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다. 쌈장을 개인적으로 별로 안 좋아하긴 하는데 이상하게 이때는 맛있더라. 내 입맛도 참 일관성이 없는 것 같다.

 

아 그리고 또 장점 중 하나가, 배고픔을 빨리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겠다. 보이는 것처럼 고기 두께가 굉장히 얇다. 그래서 빨리 구워진다. 기름기도 많기 때문에 예상보다 더 빨리 구워진다. 그래서 누군가는 식전에 너무 배고프니까 대패로 가볍게 시작을 하고 본격적으로 메인 고기를 즐긴다고 하더라. 약간 차돌박이 느낌으로? 사실 먹는 양이 많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도전은 못하지만 충분히 합리적인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 용산 대박집의 경우 점심 한정 특선 메뉴로 이렇게 대패삼겹살 런치를 판매하고 있다. 2인이서 주문하면 이것저것 합쳐서 양이 꽤 괜찮게 나와서 종종 가고 있다. 계란찜도 제공하고 이렇게 된장찌개도 별도로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간에 김치와 콩나물을 올려서 먹는데 고기 기름을 흡수한 이 김치와 콩나물이 또 별미다.

 

9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이렇게 다양하게 즐길 수 있으니 꽤나 가성비 괜찮다 말할 수 있겠다. 사실 찌개야 뭐 점심 한정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하는데, 계란찜은 나름 의미 있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대패삼겹살은 막 먹어줘야 그 맛이 더 배가 되기 때문에 막 먹어주었다. 젓가락에 집히는 대로 먹고, 쌈장을 찍어 먹기도 했다. 상추쌈은 먹지 않다가 사진은 그래도 하나 찍어줘야 할 것 같아 저렇게 담아봤다. 그리고 사실 이 가게에서만 대패삼겹살을 소금에 찍어서 먹어봤는데 그 맛은 나쁘지 않더라. 역시 고기와 소금 조합은 진리다. 먹는 과정이 좀 지저분하긴 하지만 이 메뉴는 이렇게 먹을 수밖에 없더라. 물론 뭐 평소에도 내가 깔끔하게 먹는 편은 아니긴 하지만.

 

그리고 이상하게 고기에 구운 김치가 그렇게 맛있다. 사실 기름기를 쫙 빨아들였기 때문에 건강에 좋다곤 생각 안한다. 근데 뭐 사실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평소에 더 안 좋은 것을 자주 먹으면서 괜히 신경 쓴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뭐 간접흡연이라든가 과자나 그런 것들이 몸에 더 안 좋지 않을까? 그리고 이건 어차피 고기 자체를 먹어버리니까 그 기름기 이렇게 조금 먹는다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겠다. 아무튼 이렇게 야무지게 점심 한 끼를 해결했다. 여기 용산 대박집의 경우 점심시간에는 항상 사람이 만석이다. 그만큼 이 구성이 가격이나 퀄리티 등이 괜찮고 이 가게 자체의 고기가 어느 정도 맛있긴 한 것이겠다. 아직 저녁에 방문은 못해봤는데 추후에 시간이 되면 저녁 방문을 해볼까 한다.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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