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 다른 가게들은 다 호객행위에도 여긴 안해서 더 믿음이 갔던 태안 자연산 오대감튀김
호객행위에 대한 인식이 개인적으로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우선 호객행위를 해서 간 곳들 중에 여태까지 성공했던 적은 없다. 조금 냉정하게 말하면 만족했던 적도 없었던 것 같다. 근데 이게 데이터가 적긴 한 것이, 애초에 좀 찾아서 가다 보니 호객행위 유혹에 넘어가 가게를 들어간 적이 별로 없어서 좀 섣부른 판단인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도 친구들끼리 가거나 귀찮을 경우, 호객행위를 하는 곳에 흥정을 하고 들어가긴 하는데 그럴 때마다 '와 여기 정말 잘 왔다' 이랬던 적은 한 번도 없고 그래도 '뭐 나쁘지 않네' 이랬던 적이 보통이었던 것 같다. 근데 최악으로 안 좋았던 곳은 을왕리에 갔었을 때인데 나름 횟집 리뷰가 좋아서 갔는데 몇만원 어치에 정말 회를 몇 점 주더라. 포장이어서 말도 못 하고 그냥 먹긴 했는데 아무튼 거긴 평생 못 잊겠다.
아무튼 그렇게 호객행위 하는 가게들을 별로 선호하는 편은 아닌데, 태안 안면도 이 시장 쪽에 오자마자 대부분의 가게들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근데 사실 그 호객행위 자체를 나쁘게 보진 않는다. 그냥 나랑 안 맞는다 생각하는 것이지. 근데 개인적으로 요즘 트렌드는 오히려 남들이 다 할 때 안하는 것이 나은 것 같기도 해서, 가만히 있어보는 것도 나은 것 같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런 것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사람들이 은근 많아 오히려 반대로 어필하는 느낌이랄까. 오늘 소개할 여기 자연산 오대감튀김도 그랬다. 양 옆 가게들이 다 호객행위를 하는데 여긴 하지 않더라. 사장님 자체가 밖에 나와 계시지 않았다. 그냥 묵묵히 튀김을 튀겨주시는 분만 계셨다.
그러다 여기 간판을 봤다. 허영만 백반기행 태안 편에서도 나왔었나보다. 그래서 딱 여기다 싶었고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시간대가 애매해서인지 우리가 들어왔을 때 우리 테이블 밖에 사람이 없었다. 아 옆쪽에 한 테이블 더 있었구나. 근데 메뉴 주문을 하고 시간이 좀 지났을까, 사람들이 바로바로 차기 시작했다. 나오기 전에는 거의 모든 테이블이 꽉 찼던 것 같다. 여기 좁은 편도 아닌데. 주변에 많은 가게들이 다 찼을 것 같진 않고 아마 여길 메인으로 오신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만큼 남들보다 수고를 덜하는데 오히려 효과는 좋은 케이스이지 않을까 싶다. 호객행위보단 뭔가 비쥬얼이나 냄새 같은 것으로 유혹하는 것이 고생도 덜하고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바닷가 근처에 왔으니 생선은 먹어야겠다 싶었다. 근데 거의 아침 첫 끼니이기 때문에 회와 같은 찬 성질은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생선 정식 느낌으로 구이를 좀 시켜보았다. 그리고 뭔가 튀김도 먹고 싶었다. 사실 이 수산시장 쪽을 온 이유 자체가, 어제 운전을 하다가 튀김을 판다는 이야기를 보고 가봐야겠다 싶었다. 그니까 여길 처음 오게 된 동기는 튀김이었다. 그래서 배가 부르더라도 꼭 먹어봐야겠다 싶었고 이렇게 주문을 해봤다. 여기 태안 안면도 맛집 자연산 오대감튀김의 마음에 드는 점 또 다른 하나는, 주문 후 조리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냥 이미 만들어진 것을 데워서 주는 것이 아니라 조리가 그때 들어간다고 한다. 여기 간판 어딘가에서 그런 설명을 봤었다. 그래서 주문 후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은 좀 걸리지만 개인적으로 오히려 좋았다.
그렇게 먼저 튀김 맛을 보고 있었다. 사실 메뉴가 금방 나올 줄 알고 사진을 같이 찍어야겠다 싶어서 살짝 기다렸는데, 튀김 냄새의 유혹에 못 이겨 그냥 먹었다. 근데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렸고 이렇게 먼저 먹길 잘한 것 같다. 밑반찬이 나름 종류 다양하게 나오긴 하는데 이날은 밑반찬에 크게 손이 가진 않았다. 물론 하나씩 다 맛을 보긴 했는데 생각보다 이 튀김이 금방 나와서 여기에만 손이 가더라. 나름 겉 튀김 껍질이 황금빛을 유지하고 있었고,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하게 잘 튀겨주셨다. 게도 통으로 들어가있고. 전체적인 비쥬얼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양은 살짝 아쉽지 않나 싶었는데 원 재료 자체가 얼마인지는 잘 모르겠으니 함부로 판단할 수 없었다.
그렇게 생선구이 모듬이 나왔고 본격적으로 식사에 돌입했다. 사실 튀김이 너무 맛있어서 계속 튀김을 먹고 싶었다. 그래서 생선구이 살을 발라 먹기 전에, 튀김을 더 먹었던 것 같다. 왜 이렇게 바삭한 게 좋지. 이날따라 더 맛있게 느껴졌다. 여기 기본적으로 반죽 베이스 자체에 간을 하신 것 같다. 정말 재료 자체만으로 이 맛이 나진 않을 것이다. 따로 찍어 먹을 간장 같은 것이 필요 없는 간이었다. 그리고 뭔가 정말 잘 튀겨져서 간장보단 소금과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맛있었다. 종류도 다양하고. 그래도 잘 구워진 생선구이는 또 밥도둑이니까 밥과 함께 먹어줘야겠다. 가시를 바르기 힘들지만 여기 나름 큼지막하게 나와서 살을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예상대로였고 생선 살을 쉽게 발라서 이렇게 흰 쌀밥과 함께 먹어주었다. 검색하지 않고 지나가다가 느낌대로 찾아온 곳인데 잘 찾아왔다. 허영만 백반기행 태안 편에서 괜히 인정받은 가게가 아니었다. 서비스 자체가 친절하다곤 못 느끼겠지만, 그게 과하지 않다는 것이지 전혀 모자람이 없었다. 손님으로서 바쁘신 와중에도 꽤나 만족스럽게 응대를 해주셨다. 음식도 잘 나오고. 그리고 가격 자체도 횟감을 안 먹어서 판단하기엔 섣부르지만 나쁘지 않았다. 이렇게 생선구이와 튀김을 먹었을 경우에 합리적인 금액으로 느껴졌다. 맛있게 기분 좋게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비주얼에서 보이는 것처럼 양이나 퀄리티 측면에서 부족하지도 않았다. 원래 이런 시장에 오면 정말 잘 판단해서 먹어야 하는데 여긴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이렇게 또 다른 밥 도둑 중 하나인 오징어 젓갈이랑 밥을 먹기도 하면서 열심히 먹었다. 확실히 근데 아침 첫 끼니는 잘 안 들어간다. 아침을 먹고 이 시간에 점심을 먹으면 더 잘 들어가긴 하는데, 아예 아무것도 먹지 않고 이 메뉴를 첫 끼니로 먹으면 진짜 덜 들어간다. 신기하다. 위가 아직 덜 늘어난 상태라 그런가? 그래서 먹고 먹어서 나름 야무지게 먹었는데 좀 남았다. 튀김에서 구이로 넘어가니까 다시 튀김에 손이 가지 않더라. 맛이 없다는 게 아니라 배가 불러서. 아까 생선구이가 나오기 전에 튀김을 너무 먹었나 보다. 그래도 위 사진에서 식사를 마친 것은 아니고 더 달려주어서 나름 많이 먹긴 했다. 생선도 뼈를 발라내고 나니 살이 쉽게 나뉘어 팍팍 먹으니 금세 줄어들었다. 만약 다음에도 태안 안면도에 오면 여기 자연산 오대감튀김에서 식사를 하게 될 것 같다.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