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한복판에서 가성비 끝판왕으로 만석 행진 중인 용산 용문시장 이조순대국
순대국을 찾아다니면서 먹는 날이 나에게 올 것이라 상상한 적이 없다. 사실 최근 1~2년을 제외하고는 딱히 많이 먹은 기억도 없다. 그냥 막연하게 떠오르는 것은 회사에서 점심에 먹으러 가야할 때 정도? 근데 그건 뭐 어쩔 수 없으니까 제외하고, 내가 의도적으로 먹으러 간 경험은 친구들이 군대를 가기 전에 먹으러 가자고 해서 엄청 예전에 그렇게 찾아간 적 말고는 딱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만큼 나에겐 생소한 메뉴라는 것이다. 근데 이제는 이 메뉴를 찾아서 먹으러 다니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다고 해서 매번 먹는 것은 아니다. 내 인생 기준 제일 맛있는 순대국 가게가 김해에 있는데 거길 매번 갈 수 없으니. 근데 김해에 갈 때마다 그 집을 찾아가서 먹고 있다. 거기가 시작이 되었고 그 뒤에 매력이 빠져 종종 기회가 되면 가고 있다. 많은 발전이다.
내가 이 매력에 빠진 이유는 일단 국물이겠다. 국물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국물을 좋아하게 만든 것이 이 순대국이다. 순대국을 먹다 보니 국물의 매력에 빠졌다. 그리고 이 메뉴가 왜 사람들이 좋아하냐면, 간을 자기에 알맞게 자기가 조절해서 그렇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맞는 말이다. 음식 맛 자체를 내 입맛 기준에 맞출 수 있으니 딱 알맞겠지. 어디서 정해져 나온 것이 아니니. 그래서 호불호도 크게 없는 것 같고. 물론 냄새를 일부러 잡지 않는 곳에 가면 호불호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아직 초보자여서 그런지 그런 곳엔 여전히 못 가고 있다. 그리고 맛있는 지도 모르겠고. 오늘 소개할 곳은 이미 대기필수인데 성시경 먹을텐데 출연 이후 더 먹기 힘들어진 용산 용문시장 이조순대국을 알려보고자 한다. 아마 이미 알고 다녀오신 분들도 많으실 것이다. 여기 한번 출연하면 사람들이 엄청 몰리니까.
나도 점심때 한 2번 정도 찾아갔었는데 대기줄을 보고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렇게 못 가고 있다가 타이밍을 맞춰서 일부러 늦게 가본 적이 있고 그때 먹을 수 있었다. 그때 자리를 바로 차지하긴 했는데 바로 뒤에 대기가 발생하더라. 그렇다고 해서 여의도 거기 가게처럼 막 1~2시간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니고 여기선 2~30분 정도만 기다려도 괜찮은 것 같다. 근데 개인적으로 그 차이는 입지에서 발생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여의도는 데이트코스도 있고 지하철을 타고 금방 가지만 여긴 위치가 애매하다. 정말 이 음식만을 먹기 위해 이곳으로 와야 한다. 그렇다고 지하철이 가까운 것도 아니고. 그런 이점 때문에 나 역시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고 이렇게 먹을 수 있었다. 현지인 맛집이 이런 기분일까 싶다. 여긴 뭐 유명해진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가성비겠다. 정말 가성비 끝판왕이다. 왜 시장 한복판에 이런 가게가 있는지 알 수 있다.
순대국 가격이 8천 원이다. 그리고 특은 만원. 사실 요즘 순대국이 평균 가격을 따지면 만원 정도 하는 것 같다. 좀 유명한 집은 그 이상을 하고. 근데 여긴 여전히 8천원이다. 물론 8천 원에 판매하는 가게들이 여전히 있다. 근데 여기만큼 양이 많은 가게는 없다 생각한다. 한 숟갈 한숟갈 뜰 때마다 고기가 듬뿍듬뿍 올라온다.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다. 오히려 여기 안에 담긴 내용물들보다 밥이 먼저 사라진다.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를 수 있는 양이랄까. 그리고 단순 이 순대국을 떠나서 수육이나 머리고기 이런 것들이 가격이 만원 초반대다. 다른 가게들은 여기서 가격을 높게 책정해서 기본적으로 2~3만 원 이렇게 가져가는데 여긴 혼자 와서 두 가지 메뉴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착하다. 메뉴 두 개를 시켜도 요즘 치킨 한 마리 가격보다 저렴하겠다.
이미 대기필수인데 성시경 먹을텐데 이후 더 먹기 힘들어진 이조순대국 기본적으로 다진 양념이 안에 담겨 나온다. 그래서 맑은 국물 베이스가 아니라 이렇게 빨간 국물 베이스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양념이 되어 나오는 곳은 잡내가 있나 의심하는 편이다. 양념으로 냄새를 없애려고 한 것일 수 있으니 말이다. 근데 여긴 아닌 것 같다. 먹으면서 잡내가 난 경험이 하나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안에 담긴 내용물들 퀄리티가 이상한 적도 없었고. 그리고 이 정도 회전율이면 잡내를 일부러 내지 않고서야 날 수가 없는 환경이다. 손님이 빠지면 바로 들어오고 빠지면 바로 들어오고 그러니까 말이다. 대기가 오래 걸리지 않는다면 손님 입장에서도 계속해서 신선한 음식을 즐길 수 있으니 좋은 환경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게 끓여진 상태에서 나오는 음식이긴 하겠지만 그것도 적어도 오래되진 않았을 테니.
여길 가성비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안에 담긴 내용물들. 순대도 들어있고 여러 가지 내장이나 기타 부속들이 계속해서 올라온다. 앞서 말했듯이 순대국 메뉴 초보자이기 때문에 좀 보기 어려운 내용물들을 보면 식욕을 살짝 잃는 편이다. 여기도 그 부분에서 좀 난이도가 살짝 있긴 한데 그래도 냄새 부분이 하나도 없으니 괜찮았다. 그리고 이젠 먹다 보니 나름 그런 부분도 잘 즐길 수 있더라. 내 친구들 대부분은 그런 것은 전혀 개의치 않고 국물까지 다 먹으니 뭐 나도 조금씩 닮아가나 보다. 밑반찬의 경우 김치, 깍두기, 쌈장 정도로 심플하게 나온다. 뭐 메인 하나로 대부분 해결할 수 있으니 딱히 밑반찬이 많이 필요하지 않겠다. 저것만 먹어도 배부르니. 한국인의 경우 더운 날에도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서 시원하다고 하니 이 메뉴 뭐 맛이 없을 수가 없겠다. 계속해서 맛있게 즐겼다.
어차피 누구 만날 예정이 없으니 먹으면서 고추와 마늘도 계속해서 먹어줬다. 예전엔 마늘이 양치를 해도 안 사라지는 줄 몰랐는데 이제야 알았다니. 확실히 이런 음식들을 안 먹어오긴 했다. 용산 용문시장 한복판에서 가성비 끝판왕으로 만석 행진 중인 이조순대국. 이전에도 사람이 많았지만 성시경 먹을텐데 출연 이후 더 먹기 힘들어졌다고 한다. 간혹 동네 현지인들만 알고 있어서 즐기는 맛집들이 요즘 인터넷이 세상을 연결해 줘서 사람들에게 알려져 오히려 현지인들이 못 즐기고 있다고 한다. 단골손님들이 말이다. 가게 입장에선 알려지는 것이 좋은 건데 단골손님들 입장에선 확실히 슬픈 부분들도 있겠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가게가 사라지는 것보단 나으니 적절하게 응원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음에 여길 가게 되면 수육 종류를 한번 먹어봐야겠다. 왠지 냄새 없이 부들부들 너무 맛있을 것 같다. 순대국만으로는 못 참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