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도심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노부부가 운영하는 레트로 카페 Hekkelun
친구가 신혼여행을 떠났다. 출국하기 전에 담배를 피우면서 나에게 잠시 전화를 한 것 같다. 그렇게 통화를 하였는데 면세점에서 이것저것 샀다고 말을 해주었다. 개인적으로 면세점에서 뭘 사는 편은 아니다. 일단 여행 떠나기 전에 짐이 되니까. 그래서 돌아올 때 주로 사는 편이다. 예전엔 그래서 기내 면세점에서 예약을 하고 사기도 했다. 근데 이것도 나름 혜택 싸움이 있어서 발품을 팔아 여러 사이트에서 가격 비교를 해본 뒤에 쿠폰을 먹여보고 이래야 가장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겠다. 정말 노력 대비 세이브할 수 있는 금액이 커서 구매를 아예 안 할 거면 안 봐도 되는데 할 생각이라면 나름 노동을 투입해서 비교해서 사야겠다. 아무튼 친구가 향수를 샀다고 한 것에 꽂혔다. 개인적으로 향수를 여태까지 살면서 별로 쓸 일이 없었다. 뭔가 인위적인 향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근데 내가 쓰지 않는 것이지 다른 사람들이 향수를 쓰면 확실히 향이 좋으면 그 느낌이 좋긴 하더라. 주변 공기가 확 맑아지는 느낌이랄까? 요즘 공기가 탁한 곳에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그 부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근데 애초에 성격 자체가 뭔가를 꾸준히 쓰는 편이 아니라서 만약 이렇게 꽂혀서 또 산다고 했을 때 잘 쓸지는 모르겠다. 예전에 한번 이제 향수나 써볼까 하고 구매한 100ml 향수를 아직까지도 10%도 못 쓰고 있다. 거의 쓴 적이 없다. 근데 개봉은 해둬서 향이 금방 날라가더라. 나름 비싼 브랜드 주고 산 것인데 돈을 버린 것 같다. 근데 그것도 경험이지 뭐. 난 향수가 그렇게 오래 쓸 수 있는지 몰랐다. 아니면 나처럼 쓰면 누구나 오래 쓰는 것이거나. 그래서 이번에 아무튼 또 여행을 조만간 가게 되었는데 향수를 좀 알아보고 사볼까 고민 중이다. 근데 시향을 못했어서 뭘 살지 잘 모르겠다. 인터넷 면세로 예약 구매해야 제일 저렴한 것 같은데..
갑자기 다른 이야기가 길었다. 오늘은 도쿄 도심 분위기와 다르게, 노부부가 운영하시는 레트로 분위기의 푸딩 맛집 카페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여긴 구글맵에 Hekkelun으로 검색해보시면 나온다. 내 기억에 긴자를 가는 길 쪽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니까 그 근처는 아니더라도 그 동선을 이용하면 편하게 들릴 수 있겠다. 이 가게의 경우 평점이 말해주듯이 나름 매니아층이 형성된 가게다. 단골손님도 많은 것 같고 이런 이색적인 분위기 때문에 나와 같은 입소문을 듣고 관광객도 많이 찾는 것 같다. 주말엔 웨이팅이 있다고 들었다. 사실 나도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해서 오픈하자마자 갈 계획이었다. 매장 내부가 좁고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해서 그냥 일정이 꼬이지 않도록 오픈하자마자 들려서 마실 거 마시고 나오려고 했다. 근데 역시나 아침 게으름증.. 1시간 정도 늦게 도착했다. 그래서 가기 전에 사람이 많으면 어떡하나 싶었다.
근데 역시나 평일의 힘이었다. 나 말고 여기 단골 손님처럼 보이시는 한분만 브런치 느낌으로 식사와 커피를 즐기고 계셨고, 내가 그다음 손님이었다. 할머님께서 나를 친절하게 맞이해 주셨다. 할아버지 셰프님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사장님께서 음식을 만들고 커피를 내려주셨고, 할머님이 서빙과 계산을 도와주셨다. 여긴 아시다시피 노부부가 운영하는 곳이니 어느 정도 느림의 미학을 배려해야 하는 공간이다. 근데 내가 느낀 입장에서는 손님이 나와 다른 분밖에 없어서 그런 것일지 몰라도 느리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오히려 딱 좋았다. 여기 구경하고 있고 사진을 찍다 보면 내가 주문한 메뉴가 나왔고 적당히 구경하면서 분위기를 온전히 느꼈을 때쯤 음식을 다 먹고. 들어왔을 때나 나갈 때나 친절한 미소로 맞이해 주시는 사장님들도 너무 좋았고. 여러모로 다 좋았던 공간이다.
근데 여기 포인트는 음식도 맛있다는 것이다. 계란 샌드위치 타마고산도의 경우 솔직히 일본은 어디서 먹든 맛있다. 저거 편의점에서 매일 아침 대용으로 사 먹었는데 먹을 때마다 맛있다. 물론 그 향은 무시 못해서 숙소에서 아침에 먹으면 방에 환기를 시켜주어야 한다. 근데 여기 반전이 있었다. 커피도 진짜 맛있더라. 개인적으로 달달한 커피를 좋아하는데 일본엔 연유라떼와 같은 커피를 찾기가 힘들더라. 그냥 다 일반적인 라떼뿐이었다. 뭐 친구말로는 라떼류를 주문하면 다 달달하게 나온다고 하던데 내가 경험해보진 않아 확실하게 모르겠다. 근데 여기서 주문을 할 때 메뉴판에서 딱히 찾지 못할 것 같아 달달한 커피를 요청드렸는데 내가 원하는 그 맛 그대로 딱 가져다주셨다. 양도 괜찮은 것 같고 커피 너무 맛있고 타마고산도도 맛있어서 신났었다. 분위기도 좋고 다른 것도 다 좋은데 음식도 맛있으니 여길 싫어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여긴 푸딩 맛집 카페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근데 개인적으로 푸딩 맛을 잘 모른다. 이 식감을 즐기는 것도 아니고 저 위에 올라간 카라멜을 선호하는 것도 아니고. 솔직히 잘 모르겠더라. 근데 나는 모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푸딩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 가면 꼭 먹어줘야 하는 디저트 중 하나라고. 나도 그렇게 몇 번 먹어봤는데 솔직히 아직 그 매력은 알지 못했다. 아마 특정하게 강렬한 맛이 없어서 그런 것 같긴 한데 그 탱글탱글함의 비주얼적인 매력은 알겠는데 아직 맛은 잘 모르겠더라. 여기서도 점보 푸딩까지 있을 정도로 나름 특화된 곳인데 내 입맛을 알기에 작은 사이즈로 시켰는데 그러길 잘했다. 유명하다는 여기에서 마저도 그 매력에 빠지지 못했다. 맛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내 입맛에 이 푸딩 자체가 안 맞는다는 말이 되겠다. 아무튼 그렇게 노부부가 운영하시는 레트로 분위기의 도쿄 Hekkelun 카페에서 계속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마 특별히 시간이 부족하지 않는 이상에야 다음 도쿄여행에도 여길 또 방문하게 될 것 같다. 그렇게 도쿄를 한 번 더 다녀온 뒤에 다음 여행지도 또 정했다. 바로 대만! 요즘 안 그래도 대만을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유튜브에도 자주 보이더라. 내가 상상한 대만의 느낌은 중국이었는데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일본과 비슷하다고 해서 가고 싶어졌다. 그래서 비행기를 미리 예약해둘까 싶다. 나름 할인쿠폰이 남아있어서. 아무튼 오늘 소개한 이 카페의 경우 도쿄 도심과는 어울리지 않게 꽤나 독특하고 이색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곳이니 도쿄여행을 계획 중이신 분이라면 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크게 호불호가 갈릴 것 같지도 않다. 나의 경우 여러모로 너무 만족스러웠다. 가성비가 부족한 것도 아니었고. 나야 혼자 갔었지만 일행과 같이 방문해도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