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더운 날씨 주기적으로 먹어줘야 하는 살얼음 육수 냉모밀

디프_ 2023. 5. 1. 19:52
식약처 인증 위생등급 매우 우수 음식점. 기본적으로 깔끔한 25년 전통 신세계 마쯔야

 

혼자 오랜만에 명동을 갔던 날이다. 평일에 갔어도 충분했는데 미루다가 주말에 갔던 것 같다. 뭐 주말에 딱히 할 것이 없었던 한주이기도 했고. 나의 방문 목적은 단 하나였다. 바로 신발 구매! 요즘은 편한 신발을 신으려 노력하고 있다. 이젠 예전처럼 불편한 신발을 못 신겠더라. 어렸을 때는 일부러 사이즈를 작게 하여 신기도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크게 신으면 크게 신었지 절대 작게 신고 있진 않고, 신더라도 그냥 일반적인 신발보단 그래도 기능성이 들어간 신발을 신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최근에 산 신발이 일본에서 샀던 것도 걷는 것에 최적화된 제품을 샀고 그나마 발에 제일 불편한 신발을 구매했던 것이 구두 같은 것을 구매했었는데 그것도 나름 전통이 있는 데여서 오랜 시간 걸어도 발바닥이 아프다거나 뭐 어디가 불편하진 않더라. 

 

근데 내가 사려는 신발 하나가 오프라인 매장이 여기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있었다. 주변에 갈만한 매장이 없더라. 아직 한국에는 많이 알려진 것 같진 않은데 슬슬 알려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나도 어떤 후기 글을 보고 구매하게 된 것이었는데, 자기가 발볼도 넓고 오랜 시간 서있어야 해서 편한 신발을 찾고 있는데 여러개 신어보니 여기 것이 최고였다 뭐 그런 식으로 말하더라. 개인적으로 발볼이 넓은 편은 아니지만 좋은 게 좋다 생각하는 사람이라 한번 신어보고 싶어서 이렇게 매장까지 직접 와봤다. 내 발 사이즈가 같다고 하더라도 나오는 브랜드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처음 구매하는 브랜드는 한 번은 꼭 신어보는 편이다. 여기 와서 신어봤는데 너무 마음에 들고,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디자인도 예뻐서 원래 신던 신발을 벗고 바로 갈아 신고 이렇게 돌아다녔다. 생각보다 디자인이 예뻐서 막 신으려던 계획은 철수하였다.

좀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마저 다른 옷들이 요즘 뭐가 있나 매장을 둘러본 뒤에 식사를 하더라도 하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순식간에 뭐에 홀렸는지 이렇게 식당으로 들어와버렸다. 원래 다른 매장으로 연결된 통로가 있어서 거기로 가려다 식당을 만나서 이렇게 들어왔다.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고 난 뒤에 '아 맞다. 백화점 영업시간 8시까지지. 그럼 곧 닫는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근데 뭐 실제로 배가 고프기도 했고 나가기도 뭐해서 이렇게 자리에 앉아 열심히 먹었다. 내가 방문한 곳은 25년 전통을 가지고 있는, 신세계 백화점 본점에 위치한 마쯔야라는 곳이다. 이제 슬슬 날씨가 더워지고 있다. 일교차가 크긴 한데 그렇기 때문에 옷을 챙겨 입으면 실내에서 좀 갑갑할 수 있는 그런 때다. 이제 그리고 에어컨을 트는 곳도 종종 보이는 것 같더라.

 

아무튼 하고 싶은 말은 시원한 음식들을 먹어주는 계절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추운 눌씨에 뚝배기에 나오는 뜨끈뜨끈한 국밥을 찾게 되었다면, 이제는 무더운 날씨에 몸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살얼음 동동 띄워진 육수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그중 대표적인 메뉴가 오늘 소개할 냉모밀이 되겠다. 냉모밀의 경우 돈까스와 그렇게 조합이 괜찮다. 그래서 같이 파는 가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날은 별로 헤비하게 먹고 싶지 않아 돈까스 세트가 아닌 다른 튀김 세트와 함께 먹어보았다. 여기 마쯔야의 경우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확실히 백화점에 위치한 가게들이 가격이 저렴하긴 힘들겠다. 그래도 기본적인 퀄리티는 다 갖춰져 있으니 얻는 것은 얻고 잃는 것은 잃어야겠다. 여기 식약처 인증 위생등급도 매우 우수 음식점이니까 뭐 다른 것들은 확인할 것도 크게 없겠다. 그렇게 하나하나 맛을 보기 시작했다.

아마 이렇게 제대로된 냉모밀은 올해 처음 먹는 것 같다. 확실히 이제는 날이 추우면 차가운 음식들 생각이 덜 난다. 아마 내가 국밥에 빠진 뒤에 더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아무튼 그래서 이날 너무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여기 좋았던 점 중 하나가 육수를 추가로 요청하면 주시더라. 근데 추가로 주신 육수에 살얼음이 더 동동 잘 띄워져 있어서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아 지금 생각해 보면 일본에 가서 이 음식을 먹었었구나. 근데 한국과 일본, 이 맛이 같으면서도 다르다. 면발이나 튀김 같은 것은 비슷하다 볼 수 있는데 육수 자체가 다르더라. 일본의 경우 확실히 육수가 더 짜다. 진짜 면을 담갔다가 다시 먹어도 괜찮은 느낌? 왜냐하면 그만큼 간이 세니까. 근데 한국은 육수만 따로 국물처럼 마셔도 괜찮을 정도로 좀 심심하다. 일본 육수를 그렇게 마셨다간 정말 물을 엄청 찾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잠깐 담궜다가 먹는 일본식도 괜찮았지만, 뭔가 시원하게 국물을 호로록 마실 수 있는 한국식이 더 맞았다. 뭐 근데 이것도 가게마다 다른 것 같기도 하다. 예전에 합정에 위치한 우동 전문점을 갔었는데 거긴 육수 간이 세서 일본에서 갔었을 때처럼 먹어야 하긴 하더라. 원래 오리지널이 그런 식인 것 같기도 하고. 뭐 다 좋다. 다 맛있으니까. 국물도 마셔주고 면발도 호로록 먹고 바삭바삭한 튀김도 간장에 콕콕 찍어서 열심히 먹어주었다. 신세계 마쯔야, 가격만큼 정말 기본은 했다. 막 특별한 맛집은 아니더라도 누구나 와서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는 퀄리티 괜찮은 그런 가게라고 보면 되겠다. 이제 날이 슬슬 더워져서 이런 시원한 음식을 찾는 손님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데 나도 여러 다양한 곳 좀 가봐야겠다. 예전에 삼척에 갔었을 때 먹었었던 살얼음과 함께 나온 동치미국수가 갑자기 생각난다. 나 올해도 잘 보낼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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