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먹으려고 김해까지 가는 서울 사람이 나에요
서울에서 간 국내여행 중에 제일 많이 간 지역을 꼽으라면 아마 김해가 그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제일 높은 순위는 아닐 것이다. 당장 떠오르는 지역만 해도 제주도, 가평, 강릉 이 정도니까. 여기는 정말 어렸을 때부터 종종 갔었기 때문에 얼마나 갔는지도 모르겠다. 친구들이랑 1박으로 가볍게 다녀온다고 하면 가평, 양평 이쪽을 갔으니까. 좀 여유가 있다고 하면 강릉 이 정도까지 2박으로 다녀오고. 근데 그렇게 여행을 안 떠난 지도 언제인지 잘 모르겠다. 그나마 친구들이랑 최근에 간 곳이 다 이제 살기 바쁘니까 1박으로 가벼운 양평이나 교통편이 편한 위쪽 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안 나네. 아무튼 위쪽을 다녀오고 그랬다. 그 1박도 겨우겨우 맞출 수 있었다. 아무튼 근데 갑자기 2~3년 전부터 일 년에 최소 2번 이상 방문하게 된 곳이 바로 이 김해다.
자주 가게 된 이유는 당연 여기에 살고 있는 친구 때문이겠다. 사실 부산을 가면 갔지 김해에 갈 일은 없겠다. 비행기를 타고 갈 경우 목적지가 김해공항이어서 어쩔 수 없이 들리는 것이지 갈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겠다. 근데 여기 사는 친구 덕분에 처음 우연히 가게 되었는데 그때 그 시간이 너무 좋았다. 그냥 쉬는 느낌도 좋았고 친구가 운전을 하니까 나름 부산부터 그 위쪽까지 아는 곳들만 다니니까 뭔가 진짜 찐 장소들을 가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근데 그렇게 돌아다니는 것도 한두 번이지 그 뒤에 방문한 것들은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바로 맛집투어. 개인적으로 내 입맛에 제일 맞는 지역은 국내에선 김해이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모든 음식들이 다 정말 내 입맛에 맞았다. 빈말이 아니다. 아니면 친구가 여기 약 10년간 살면서 정말 찐 맛집들만 데려다줘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근데 진짜 다 맛있다.
그래서 이 지역에 가면 꼭 가야 하는 가게가 두 군데 있다. 그중 한군데는 바로 오늘 소개할 원조보다 더 원조로 인정받은, 줄 서서 먹는 밀양돼지국밥 김해 가게이고, 그 다음은 추후 포스팅할 예정인데 뒷고기 집이다. 뒷고기의 경우 김해에서 꽤나 유명한 고기 스타일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그 포스팅을 하면서 할텐데 대충 말하자면, 앞서 말한 것처럼 김해에 뒷고기 맛집이 진짜 많다. 식객에 나온 곳도 있고 뭐 현지인들이 자주 가는 곳도 있고 그렇다. 나의 경우에도 나름 방문한 횟수만큼 매번 갔던 곳들만 간 것은 아니고 여러군데를 다녀봤는데 그 중 베스트를 겨우 찾았다. 솔직히 고기 자체의 퀄리티나 맛은 다 너무 맛있는데 나오는 찬 스타일이 내게 더 맞았다. 된장찌개 하나로 모든 경쟁 가게들을 제쳐버렸다. 솔직히 고기가 아니라 된장찌개 먹고 싶어서 갈 정도다.
아무튼 한국인이라면 김해에서 소개하는 이 두 가게는 가보면 정말 실망하지 않으실 것이다. 사실 부산을 대부분 다 잘 놀러 가시는데 비행기를 타고 오가시는 분들의 경우 잠시 시간을 내서 여기를 들려보시라 하고 싶을 정도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기 때문에 웬만하면 추천을 안 하는데 국밥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여길 좋아하실 것이다. 가격은 솔직히 저렴하다고 말할 수 없는데 내용물에 비하면 가성비가 좋게 느껴질 정도다. 여기만큼 고기가 듬뿍 담긴 돼지국밥 집은 보지 못했다. 근데 그걸 떠나서 수육 자체가 너무 부드럽고 잡내 없이 너무 맛있다. 근데 또 고기만 맛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 새우젓도 맛있는 것 같다. 다른 곳들과 다르게 새우젓이 작은 사이즈가 아니라 큰 사이즈로 나와 한두 개만 올려서 먹어도 짭조름하니 맛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쌈장을 좋아해서 그렇게 새우젓을 즐겨 먹는 편은 아니다. 국밥에 사람들은 새우젓을 넣어줘야 한다고 하는데 솔직히 저 조그만 거 조금 들어갔다고 간이 맞지도 않더라. 소금을 넣으면 바로 해결되는데 말이다. 그래서 그냥 속으론 기분 내기용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여기 새우젓이라면 또 말이 다르겠다. 근데 또 이게 누군가에겐 좀 짤 수 있겠다. 근데 또 짠맛을 좋아하니까 내 입맛엔 맞고. 유독 칭찬이 많은 이유는 내 입맛에 맞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근데 내 입맛에만 맞으면 여기가 줄 서서 먹는 맛집이 되진 않았겠다. 제목자체도 원조보다 더 원조로 인정받은 가게라고 했는데 사실 밀양이 돼지국밥이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다. 가보질 않아서. 근데 애초에 타이틀이 저렇게 붙을 정도면 뭔가 있긴 있다는 것인데 거기 맛있다는 곳과 여기 김해 어방동 지점을 비교해도 여기가 절대 안 밀릴 것 같다는 믿음이 있다.
각종 밑반찬들과 함께 수육을 열심히 먹어주었다. 진짜 부들부들하니 부드럽고 잡내 없고 너무 맛있었다. 살코기와 지방의 조합도 좋고. 개인적으로 너무 살코기만 있으면 뻑뻑하고 먹는 재미가 없을 수 있다. 그 지방의 적당히 탱글탱글한 식감도 무시 못하니까. 근데 여긴 수육 자체가 두툼하게 나옴에도 불구하고 질기다거나 냄새가 난다거나 그런 부분이 전혀 없다. 그리고 신선도는 말할 것도 없고. 여기 번호표 받아서 기다리는데 애초에 매장 자체도 넓고 굉장히 빠르게 돌아간다. 회전율이 높다. 그럼에도 줄을 서는 것을 보면 뭐 신선도는 말할 것도 없겠다. 만들어지자마자 빠진다는 이야기니까. 아무튼 그렇게 양파와 김치, 부추도 즐겨가면서 한 반쯤 배가 찼을까 미리 주문했던 돼지국밥이 나왔다. FM으로 말하면 따로국밥이려나. 아무튼 사실 수육만 먹어도 배가 차긴 하는데 여기까지 와서 국밥을 안 먹고 갈 순 없겠다.
밀양돼지국밥 김해 가게의 경우 기본적으로 다대기라고 해야 하나. 그게 안에 이렇게 들어가 있다. 근데 친구가 말해주길 따로 해달라고 요청하면 따로 준다고도 했다. 근데 뭐 나의 경우 그 가게에 가면 그 가게에서 주는 대로 먹으려고 하는 편이다. 그 방식이 이 가게를 유명하게 만든 것일 테니 말이다. 물론 내 입맛에 맞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본연 그 자체로 즐기는 것도 중요하겠다. 그래야 내가 또 모르던 맛을 알고 배우고 또 다른 곳에서 접목시킬 수 있는 것이니까. 아무튼 기본적인 양념 외에 부추나 이것저것 넣고 잘 섞어준 뒤에 다시 또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친구가 부산이나 김해에서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따로국밥의 경우 기본적으로 500원이나 천 원이 더 비싸다고 했다. 근데 친구는 차이를 모르겠다고 했다. 혹시 차이점을 아시는 분이 계시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여기서도 역시 새우젓과 마늘 쌈장은 포기할 수 없겠다. 근데 솔직히 만약 여길 가성비 있게 즐기고 싶다, 그러면 솔직히 수육은 시키지 않아도 된다. 그게 수육이 별로라서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냥 가격이 비싸고 갑자기 객단가가 확 올라가는 메뉴여서 그렇다. 그리고 국밥만 먹어도 솔직히 배가 찬다. 이 안에도 엄청난 양의 고기가 들어가 있다. 솔직히 그래서 가보면 국밥만 먹는 테이블도 꽤 많다. 아마 그분들은 나처럼 그래도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 아니라 여기 정말 근처에 사시는 분들이시겠지만. 근데 난 정말 일 년에 몇 번 못 오는 곳이니만큼 여기서 수육을 포기하지 못하겠다. 그렇다고 해서 국밥도 포기 못하겠다. 숟가락 푹 담가서 우걱우걱 먹고 싶은 감성을 못 잃겠다. 그래서 매번 이렇게 먹는다. 물론 엄청나게 배가 불러서 마지막에 조금 남기긴 한다. 그래도 그 실컷 먹은 것에 만족한다.
친구가 고추 별로 안 맵다고 해서 따로 이렇게 먹어봤다. 친구의 경우 매운맛을 좋아해서 땀 뻘뻘 흘리면서 먹는다. 근데 나의 경우 매운맛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먹으면서 땀 흘리는 것이 싫다. 매운 음식을 먹을 때 땀을 흘릴 경우 그냥 개운한 기분보단 그 따가운 느낌도 들어서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렇게 맵지 않은 풋고추 계열은 좋아한다. 아삭아삭한 식감이랑 뭔가 먹으면서 건강한 기분도 들고 좋더라. 그렇게 국밥과 흰쌀밥과 함께 열심히 먹어주었다. 수육도 애초에 양이 많아 이렇게 끝까지 남아 먹을 수 있고. 처음엔 다들 배가 고파서 달라붙지만 나중엔 배가 불러서 다들 천천히 먹게 된다. 여기 올 때마다 양이 부족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아무튼 오늘 원조보다 더 원조로 인정받은, 줄 서서 먹는 밀양돼지국밥 김해 가게를 소개했는데 기회가 되시는 분들은 꼭 한번 가보시길 추천드린다.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