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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 중 최고로 꼽는다는 고베규 현지에서 먹어봤어요

디프_ 2023. 2. 1. 20:16
당일 방문은 불가해 미리 예약하고 다녀온 고베 현지 스테이크 아오야마(Steak Aoyama) 방문 후기

 

가봤던 여행지를 또 가는 것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해외여행을 처음 다니고 본격적으로 다니고자 했던 시기에는 굳이 갔던 데를 또 가는 것보다 그 시간과 비용으로 안 가본 곳을 가보는 것이 내 경험치에 더 낫다고 판단했다. 사실 여행만으로서 그 나라나 지역을 온전히 느끼기엔 분명히 부족한 것은 맞지만 그냥 새로운 곳을 가보고 싶었다. 지금은 뭐 전자여권으로 바뀌었지만 도장에 찍히는 여권도 좋았고 그냥 나만 아는, 다녀온 나라수를 늘려가는 재미도 있었다. 근데 가봤던 곳을 또 가본,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가본 나라가 있다. 그게 바로 일본이다. 동남아였나. 거기는 상황에 맞춰 다른 도시를 가보긴 했는데 어떻게 보면 다른 나라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뭔가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갔던 나라를 또 갔다는 생각은 그리 크게 들지 않았다.

근데 일본은 그런 느낌이 강하지 않았다. 뭐 삿포로라든가 그런 곳은 이색적이지만 내가 갔던 후쿠오카, 오사카, 도쿄 정도의 도시는 그냥 어떤 그 지역이 특성만 더 강하게 느껴질 뿐 큰 차이는 없었다. 나고야나 그런 곳을 가면 조금 다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랬다. 그런 나라를 정말 다섯번도 넘게 간 것 같다. 다른 나라는 한 번밖에 안 가봤으면서 말이다. 그나마 지금 기억나는 것이 프랑스 파리를 두 번 가본 것이다. 원래 한 번만 가고 또 안 가려 했는데 친구가 거기서 살고 있어서 마지막 여행지로 얼굴을 보기 위해 들렸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이렇게 내가 일본을 자주 찾은 이유는 그냥 일본이 좋더라. 내가 좋아하는 감성들을 어느 곳보다 확실하게 가지고 있는 나라였다. 솔직히 이 정도면 내가 일본어를 할 줄 알아야 정상인데 일본어를 하나도 하지 못한다. 그나마 단어정도만 최근에 좀 익혀가고 있다.

아무튼 이번 여행은 여러 포스팅에서 말하긴 했지만 뭔가 이전과는 달랐다. 분명히 이게 가봤던 도시에 와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이번에 네번째 방문이었으니 말이다. 만약 또 같은 도시를 왔을 때 이런 감정이 드는 것이었다면 이전에도 그랬어야겠다. 근데 7박 8일의 이 여행 기간 동안 그나마 유일하게 여행 온 기분이 들었고 좀 신나고 사진 찍을 생각이 들었던 곳이 바로 오늘 소개할 이곳이었다. 근데 앞서 말한 것들과는 반대로 아이러니하게 처음 와보는 도시였다. 오사카에 왔을 때 교토나 나라 정도는 가보았다. 근데 고베는 와본 적이 없다. 듣기로 큰 차이도 없고 어떤 메리트도 없게 느껴져서 굳이 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그냥 숙소에 있으면서 그냥 즉흥적으로 가봐야겠다 싶었고 이렇게 오게 됐다. 기차나 뭐 그런 것은 예약할 필요성 없이 그냥 티켓을 끊고 왔다. 오는 데까지 1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럼 이 식당은 어떻게 왔느냐. 검색을 통해 알게 됐다. 검색이라기보단 카페를 쭉쭉 훑어봤었는데 거기서 누가 추천해주는 것을 보았다. 근데 실시간 추천이 아니고 예전에 적힌 글이었다. 몇 개월 전인지 몇 년 전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아무튼 그랬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다른 유명한 스테이크집이 여기 고베에 있나 보다. 근데 거기는 가성비는 괜찮지만 그만큼 품질이 아쉬워서 그런 곳 말고 돈 생각 없이 고급스러운 곳을 가고 싶어서 오게 된 곳이라는, 뭐 그런 내용이 주였던 게시글이었다. 딱 내 감성에 맞았다. 그래서 여긴 꼭 가봐야겠다 싶었고 예약을 할 수 있는지가 우선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나 바로 살펴봤다. 근데 여기 예약 시스템이 페이스북 메신저로 문의를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국말로 가능한가 해서 처음에 한국말로 문의를 드렸는데 답이 없어서 다시 영어로 요청드리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답장이 왔다.

 

그렇게 혼자 갈 예정인데 언제 예약이 되냐고 물어봤고, 다행히 내가 물어본 시간에 가능하다는 답변이 와서 이렇게 올 수 있었다. 사실 예약한 시간보다 조금 일찍 왔는데 그 시간에 맞춰 첫 타임을 오픈하시는지 안에 들어가 기다릴 수 없었다. 그래서 주변에 골목 구경을 하면서 기다렸고 그렇게 시간에 맞춰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이게 한 타임에 몇명까지 예약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포함 총 다섯 명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먹다가 중간중간 사람들이 왔는데 예약제로 운영하는지 따로 손님은 받지 않고 계셨다. 예약을 하고 오길 잘했다 싶었다. 내 시간대에는 나만 혼자였고 중국인 커플 한쌍과 한국인 여행객 한쌍이 이렇게 있었다. 개인적으로 구석진 곳에 앉아서 편하게 먹고 싶었는데 또 어떻게 하다 보니 한가운데에 앉게 되어서 사진 찍기 좀 불편하긴 했지만 그냥 개의치 않고 이렇게 열심히 찍었다.

개인적으로 요즘 철판요리를 한번 먹어보고 싶었다. 사실 이게 뭔가 주변에 많이 있을 것 같으면서도 막상 찾으면 많이 없는 요리다. 그래서 홍대에 좋아하는 가게가 있었는데 거기도 예전 오픈할 때만큼의 초심은 아니더라. 그때 막 생겨난 때였는데 너무 좋아서 친구들이랑 가고 또 가고 그래서 기억도 해주셨는데 지금은 내 입맛이 변한 것인지 그 정도 퀄리티는 아니더라. 그래서 잘 안 가게 됐다. 근데 항시 지나가보면 사람들은 많더라. 내가 변했을 수도 있겠다. 아무튼 이렇게 먹고 싶었던 철판요리를 스테이크 중 최고로 꼽는다는 고베규 현지에서 먹어볼 줄은 몰랐다. 한국의 어느 호텔에서도 나름 유명하다고 하는데 거기도 언제 한번은 가봐야겠다. 메모해 둔 곳이 있다. 아무튼 앞의 애피타이저는 저렇게 끝이 났고 이제 본격적으로 당일 방문은 불가해 미리 예약하고 다녀온 고베 현지 스테이크 아오야마 방문 후기 글을 작성해보고자 한다.

일단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여기 아쉬운 포인트가 하나도 없는 가게다. 적어도 내 기준에선. 아쉬운 것을 굳이 꼽자면 내가 여기를 혼자 왔다는 정도? 화장실이 1인실이라는 것 정도? 정말 그것 말고는 하나도 없었다. 일단 위생은 100점 만점에 100점이었다. 철판이 너무 깨끗했고 그 위에 올라가는 각종 재료와 고기 역시 너무 깔끔하고 색도 좋고 그랬다. 그리고 조리를 하는 과정에서도 그냥 그 꾸며진 모습도 그렇고 구워지는 과정도 그렇고 손님을 대하는 서비스, 응대도 그렇고 뭐 하나 아쉬울 것이 없었다. 그리고 가격도 뭐 다른 곳들에 비해 비싸다고 하는데 솔직히 혼자 먹어서 그런지 그런 부분도 잘 느끼지 못했다. 그냥 뭔가 아웃백을 온 느낌인데 그 이상의 서비스와 퀄리티를 누리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전체적으로 다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구성도 나쁘지 않았다. 내가 방문했던 시간이 점심시간대여서 런치 메뉴로 주문하였었는데 시킬 수 있는 것 중에 제일 비싼 것으로 주문했던 것 같다. 아닌가. 고기 사이즈를 더 올릴 수 있었나? 그 부분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여기 전체적으로 한국말을 기본적으론 하신다. 기본적인 부분이 의사소통보다는 인사나 표현 정도를 하실 줄 아신다. 그래서 처음에 설명을 해주실 때 중간중간 한국말을 섞어주시는데 그 자체로 좀 여행 온 기분이 나고 좋기도 했다. 아무튼 뭐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고 아무튼 그렇게 그나마 양이 많고 다양하게 나오는 것으로 주문했던 기억이 난다. 구성도 그렇고. 그 부분은 직접 가보셔서 결정하시는 것이 맞겠다. 크게 어렵게 설명되어 있지 않아서 기호에 맞게 주문할 수 있겠다. 중국인 커플의 경우 내가 먹은 메뉴와는 다른 구성으로 주문하였는데 양은 확실히 적어 보이긴 했다.

 

나 역시도 어떻게 보면 이게 양이 적어보일 수도 있겠다. 스테이크 중 최고로 꼽는다는 고베규 총 양은 딱 저 정도였다. 나에게 주어진 고기 부위다. 아 그리고 여기 굽기 조절도 할 수 있다. 근데 고기는 모든 테이블의 손님이 한 번에 구워지다 보니 어떻게 조절하실까 싶었는데 역시나 베테랑답게 알맞게 불에 가깝게 뒀다가 멀리 뒀다가 하시면서 처음에 손님이 요청한 고기 굽기에 맞게 내어주셨다. 행여나 섞일까 싶어서 할 것도 없겠다 계속해서 유심히 지켜봤는데 그 부분은 확실하셨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배가 고프고 잘 먹는 사람의 기준이라면 이 양이 적을 수 있겠다. 왜냐하면 내가 이때 입맛이 없어서 많이 못 먹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남김없이 다 먹었다. 다 먹고 나서도 막 크게 배가 부르다는 생각도 안 들었던 것 같다. 뭐 근데 이게 전체적인 양이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입맛이 없어서 그동안 안 먹다가 여긴 너무 맛있어서 잘 먹은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고기를 굽고 남은 기름은 어떻게 활용되나 궁금했는데 거기에 마늘을 올려서 이렇게 후레이크처럼 또 튀겨주셨다. 뭐 하나 허투루 쓰는 것들이 없었다. 야채도 알맞게 다 하나하나 구워주셔서 먹는 재미도 있고. 이게 전체적인 구성이 어떻게 보면 단촐할 수도 있는데 그냥 하나하나 다 재밌고 맛있게 섭취할 수 있었다. 어떻게 우연히 발견한 가게인데 잘 찾아온 것 같다. 처음 써보는 페이스북 메시지로 이렇게 예약도 하고 말이다. 여기 스테이크 아오야마 가게가 그래도 나름 알려지긴 알려져서 검색을 해보면 방문 후기 글들이 꽤 있다. 근데 애초에 막 식당 같은 곳들을 거의 안 찾아보고 현지에 가서 구글맵을 통해 방문하다 보니 나만 몰랐다. 그래도 그 덕분에 남들이 안 가본 맛집을 많이 찾기도 하니까. 굳이 아쉬운 것은 없겠다.

이와 관련해서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어느 유명한 인스타그래머 스토리를 보게 되었다. 근데 일본 어떤 이자카야를 스토리로 올렸다. 가게명은 안 가르쳐주고 두번째 방문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근데 그 감성이 너무 내 스타일이었다. 나오는 안주까지도. 그래서 정말 가보고 싶었다. 솔직히 물어보면 됐었는데 그냥 물어보기엔 좀 그랬나 보다. 나름 열심히 뒤져봤는데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한번 집착하면 또 집착병이 도지는 편인데 1시간을 넘게 찾아봐도 결국 발견하지 못했다. 그렇게 그냥 포기하고 잊고 지내다가 또 다른 사람이 스토리를 올렸는데 내가 봤던 그 이자카야였다. 이분은 다행히 가게명을 같이 올려주셨고 나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근데 알고 보니 이미 블로그에 소문난 유명한 가게였다. 그런 곳을 그렇게 비밀 맛집처럼 올려두다니. 허탈했다. 난 또 나만 아는 맛집 그런 곳인 줄 알았지. 그래도 이렇게 알게 돼서 다행이긴 해서 다음에 일본에 가게 되면 거긴 꼭 가볼 생각이다. 아무튼 고베규 단어가 생겨날 정도로 특별한 스테이크를 현지에서 이렇게 제대로 먹을 수 있어 기분 좋았던 시간이다.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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